이번에는 꽤 재미있는 라면을 가져와 봤습니다. 바로 자랑스런 대한민국에서 생산한 라면인데요,
신라면 다음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지도 높고 또 가장 많이 팔리는 라면... 바로 '오뚜기 진라면' 되시겠습니다.
이 진라면 시리즈가 우리나라에는 순한맛, 매운맛 두 가지 버전만 있잖아요, 그런데 해외에선 그렇지 않습니다.
꽤 다양한 맛의 라면들이 '진라면' 이라는 이름을 붙여 해외에서 절찬리 판매중인 걸 볼 수 있어요. 베트남에서만 해도
굉장히 많은 '진라면' 시리즈가 있는데, 그 중 가장 맛있어 보이거나 궁금하게 생각되는 라면 세 개를 집어와 보았습니다.
사실 그냥 뭐랄까 해외에서 오뚜기가 발매하는 국물라면 시리즈 이름에 다 '진라면' 이름을 붙인 것 아닌가 싶긴 하지만...
여튼 이번에 소개할 상품은 오뚜기의 베트남 수출판 진라면 3종, '러우타이면', '미역라면', '한국김라면' 입니다.
제일 먼저 '러우타이면' 부터 먹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러우타이라는 것이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저기서 말하는 타이(Thai)가 태국을 말하는 것 같고
하단에 '똠양' 이라는 문구가 있는 것, 그리고 이미지 사진을 보아 타이 음식인 똠양꿍맛을 재현한 제품인 것 같습니다.
진라면과 똠양꿍의 조화라니... 뭔가 매치가 안 될 것 같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꽤 궁금해보이는 제품.
제품 포장 뒷면엔 조리방법과 원재료 및 함량, 영양성분표 등의 정보가 인쇄되어 있습니다.
'러우타이면' 이라는 문구와 '오뚜기' 로고 이외의 모든 언어는 영어, 그리고 베트남 문자 쯔꾸옹윽으로 되어 있습니다.
하단에 인쇄되어 있는 원재료 및 함량과 영양성분표.
영어, 그리고 베트남문자 두 가지로 적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봉지 안에는 면과 함께 액상 소스와 건더기 후레이크, 두 종류의 스프 파우치가 들어있습니다.
건더기 후레이크는 꽤 넉넉하게 들어있는 편인데, 어떤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한국에서 판매되는 진라면에 비해
색이 좀 더 거무튀튀하고 짙은 편. 해외로 수출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거라 제조 공법이 다른건지
그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예전에 타이완에서 사 왔던 한국 수출용 라면도 비슷했던 걸로 기억하거든요.
끓는물에 면과 액상 소스, 그리고 건더기 후레이크를 넣은 뒤 일반 봉지라면 끓이듯 팔팔 끓입니다.
다 끓인 면은 그릇에 담은 뒤 맛있게 즐기면 됩니다.
집에 재료를 갖추고 있다는 조건하에서...겠지만 새우 등의 해산물이라든가 고수 등이 있으면 더 넣어도 좋을 것 같아요.
똠양꿍에 들어갈 만한 재료들을 보유하고 있다면 더 넣는 것도 괜찮겠습니다.
맛은 되게 매콤새콤한 똠양꿍맛. 똠양꿍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처음 접하기 좋을 정도로 자극적이지 않게
자연스러운 똠양꿍 국물의 맛을 잘 재현했습니다. 이거 똠양꿍의 맛을 잘 아는 사람들이라면 꽤 괜찮게 즐길 수 있을 듯.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맵고 얼큰한 국물과는 좀 다른 새콤함과 얼큰함이 공존하는 국물의 맛이 이색적이라
재미있게 즐길 수 있었는데요, 다만 면을 건져먹긴 좋지만 밥 말아먹기엔 어울리지 않으니 그냥 면만 드시는 걸 추천.
똠양꿍에 대해 거부감이 없고 새콤한 국물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 드셔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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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진라면은 '한국김라면' 입니다.
이것도 한국에선 생산되지 않는 제품이긴 한데, 어쩐지 포장지와 제품명 보면 굳이 생산하지 않아도 될 듯한 느낌이...
그냥 기본 진라면 베이스에 김을 첨가한 라면으로 추정됩니다.
제품 포장 뒷면에 인쇄되어 있는 원재료 및 함량, 영양성분표, 조리방법 등의 정보입니다.
하단에 영어, 그리고 베트남문자로 인쇄되어 있는 원재료 및 함량 부분을 좀 더 확대시켜 보았습니다.
봉지 안에는 네모난 면과 함께 세 종류의 파우치가 들어있어요.
위에서부터 차례대로 김, 분말스프, 그리고 건더기 후레이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분말스프는 대략 이 정도 들어있네요. 러우타이면에 비해 양은 살짝 적은 편이지만 그래도 큰 문제는 없는 정도.
그리고 건조 고기 후레이크도 들어있어 종류가 꽤 다채로운 편입니다.
뜨거운 물에 면과 분말스프, 그리고 건조야채 후레이크를 넣고 면이 잘 익을때까지 팔팔 끓여줍니다.
면이 다 익으면 이제 그릇에 옮겨담아 맛있게 먹으면 되는... 데 아직 끝나지 않은 작업이 있지요.
그렇습니다. 마지막으로 별도 파우치에 들어있는 김을 넣으면 됩니다.
조그마한 조각으로 썰어져 있는 김을 면 위에 적당히 올려놓습니다.
김은 소금에 조미하여 구운 김이 아닌 생김으로 들어있더군요.
김이 이렇게 국물을 살짝 머금을 정도로 녹아들면(?) 적당히 면과 함께 잘 섞어 맛있게 드시면 됩니다.
맛은 음... 이건 진짜 그냥 이 말 말고는 설명할 말이 따로 없는데요, 그냥 한국식 국물라면에 김 넣어먹는 맛.
진짜 그냥 라면에 김 넣어먹는 맛이라고밖에는 더 설명할 길이 없을 정도로 너무 정직한 맛입니다.
기본 라면 베이스가 진라면이 맞긴 한데, 매운맛보다는 훨씬 덜 맵고 순한맛보다는 살짝 얼큰한 편입니다.
거기에 김이 들어가 특유의 살짝 비릿한 풍미가 감도는 게 익숙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한국사람 기준 꽤 뻔한 맛이라
김에 익숙하지 않은 베트남 사람들에겐 좀 특별한 별식으로 느껴질 수 있겠지만 한국인들에게는 좀 진부한 맛이었어요.
그냥 비슷한 맛을 느끼고 싶다면 진라면 매운맛에(조금 맵겠지만) 굽지 않은 김 넣어서 드시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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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진라면은 '미역라면' 입니다.
마침 우리나라에도 오뚜기에서 '미역국 라면' 이라는 것을 내놓은 적 있고, 지금도 나름 꾸준히 나가는 편인데
그 미역국 라면의 해외 수출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공교롭게 포장도 오뚜기 자른미역과 꽤 비슷하네요.
제품 후면의 원재료 및 함량, 조리방법, 그리고 영양성분표입니다.
미역라면의 경우 특이하게 다른 라면에 비해 면발이 꽤 굵은 것이 특징.
거의 농심 너구리에 살짝 못 미칠 정도로 굵은 면발을 갖고 있는데 왜 다른 라면과 달리 면발이 굵은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별도 파우치로는 분말 스프, 건더기 후레이크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건조 파와 함께 건조 미역이 함께 후레이크로 들어있네요.
그나저나 파와 미역은 서로 궁합이 상극이나 마찬가지인 식재료라고 하는데, 이렇게 같이 넣어도 괜찮은 건가...
물론 뭐 먹었을 때 부작용이 생기는 건 아니지만 서로의 향과 맛을 망친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미역의 양이... 건조 상태로 보면 얼마 안 되어 보이지만 저거... 분명 물에 불리면 엄청나게 불어나겠지요?
이 제품은 면을 넣기 전, 미리 건조야채 후레이크를 냄비에 부은 뒤 물을 끓여야 합니다.
건조미역이 물에 녹으면서 엄청나게 불어나기 때문에 이 작업을 먼저 한 뒤 나중에 면과 분말스프를 넣어야 해요.
면과 분말스프를 넣은 뒤 면이 다 익을 때까지 팔팔 끓여줍니다.
다 익은 면은 그릇에 옮겨담은 뒤 먹으면 되는데요, 아니나다를까... 얼마 없어보이는 미역 건더기가
이렇게 물에 불린 뒤 끓이니 굉장히 많아지는군요(...) 적어도 미역 건더기 부실하다는 이야기는 전혀 나오지 않을 듯...;;
그리고 이 제품, 이미 알아챈 분도 계시겠지만 오뚜기 미역국 라면과는 완전히 다른 제품입니다.
일단 미역국 라면은 국물이 이렇게 붉은색이 아닌 맵지 않은 하얀 국물 라면이에요. 실제 미역국에 좀 더 가까운 느낌이죠.
그런데 베트남에서 판매되는 미역라면은 국물이 다른 매운 라면처럼 붉은색을 띠고 있는 게 특징입니다.
실제 국물도 꽤 매콤한 편이고요. 그러니까 이 매운 국물에 미역이 첨가되니 그래, '너구리' 있죠, 그것과 꽤 유사한 맛.
다시마가 빠지고 그 자리에 미역이 풍부하게 들어간 굵은 면발의 살짝 비릿한 너구리 라면과 비슷하다고 보면 될 듯 해요.
여튼 한국 사람들에게는 꽤 익숙한 맛이라 이것도 나쁘지 않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매운국물과 미역 조합도 꽤 괜찮네...
이 빨간 국물 베이스의 미역국 라면은 한국에 출시되어도 괜찮을 것 같단 생각이 드네요.
2023. 6. 29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