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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외식)/고기류(구이)

2020.6.5. 원조동글갈비(화곡동) / 맛있는 녀석들 출연, 1인분이 무려 400g인 40년 전통의 화곡동 돼지갈비 전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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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곡시장, 그러니까 예전에 블로그를 통해 맛있는 족발집이 있다고 소개한 '화곡족발' 이 있는 화곡시장 근방엔

족발 말고도 40년 전통의 오래 된 - 동네 사람들에게 꽤 유명하다고 하는 돼지갈비 전문점이 있다고 합니다.

가게이름은 '원조동글갈비' 로 예전에 여기 한 번 다녀온 친구가 꽤 괜찮다고 추천하길래 같이 가 보기로 했습니다.

어찌되었든 상관없지만 '맛있는 녀석들' 에서도 한 번 출연한 가게라고 하는군요.

 

간판만 봐도 오래 된 가게라는 걸 한번에 알 수 있을 듯... 설마 40년 전 처음 오픈하고 계속 같은 간판 쓰는 건 아니겠지요.

그리고 매장 앞에는 옛날 갈비집이 다 그렇듯 손님 테이블에 나가는 수많은 숯불 화로가 놓여져 있었습니다.

 

 

한창 주말의 식사 시간이라 사람이 많아 정신없는 실내.

90년대 식당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좌식 + 입식 테이블이 혼재되어 있는 실내입니다. 사람들로 꽉 차있네요.

 

 

이 가게의 특이한 점이라면 보통 갈비집이나 고깃집에서 파는 냉면이나 국수 같은 메뉴가 없다는 것.

고기와 함께 식사 메뉴는 오로지 공기밥 한 가지입니다.

 

돼지갈비 1인분 가격이 15,000원으로 돼지갈비 치고 좀 비싼 편인데, 대신 1인분이 400g입니다.

보통 돼지갈비집 1인분이 200~250g정도, 그리고 돼지갈비가 아닌 다른 부위는 150~180g이 1인분이 기본인데,

여기는 무려 400g! 물론 중량이 뼈가 포함된 중량이겠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상당히 파격적인 양.

 

 

자리에 앉으면 숯불과 함께 고기 굽는 불판이 올라갑니다.

숯불 화력이 꽤 센 편.

 

 

반찬이 깔리기 시작하는데, 제일 먼저 항아리 가득 살짝 살얼음이 낀 동치미가 담겨나옵니다.

국자와 함께 제공되기 때문에 각자 앞그릇에 알아서 덜어먹으면 됩니다.

 

 

동치미 상당히 맛있게 잘 담궜네요. 적당한 산미와 단맛이 어우러지는 아주 개운한 국물 맛.

이대로 국물에다가 냉면이라든가 소면 같은 거 삶아서 말아먹어도 맛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쌈야채로는 적상추. 그리고 풋고추가 함께 나오는군요.

 

 

딱히 취향에 맞는 맛이 아니라 손이 많이 안 갔던 배추김치.

김치는 삼겹살 구울 때 같이 구워야 잘 어울리는데, 돼지갈비와의 궁합은 음... 저로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무생채도 함께 나왔습니다.

돼지갈비엔 김치보다 살짝 새콤한 무생채가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그 밖에 반찬그릇에 인당 하나씩 파절이와 쌈장, 슬라이스한 마늘, 그리고 케첩 뿌린 양배추가 나옵니다.

양배추는 갈비랑 잘 어울리지 않는데 왜 케첩이 뿌려 나오는지 약간 이해는 안 되지만, 다른 건 뭐 그러려니...

 

 

'돼지갈비(3인분 - 1인 15,000원)'

 

400g기준으로 3인분이니 사진의 양은 1.2kg(2근)라는 건데 진짜 두 근이 맞는지 사실 정확한 판단은 안 서지만,

그래도 다른 갈비집에 비해 1인분 양이 많다는 건 인정해야 할 듯. 양념 소스에 재운 갈비가 그릇 가득 담겨나옵니다.

 

 

불판 위에 돼지갈비를 얹은 뒤 본격적으로 굽기 시작했습니다.

 

 

숯불에 구우면서 연기가 많이 나오니 반드시 연기 빠지는 환풍구는 아래로 바짝 붙여놓은 뒤 구우세요.

그리고 양념고기 특성상 잠깐만 놔둬도 표면이 금방 타기 때문에, 꼭 주변에 고기 잘 굽는 분과 가시기 바랍니다...^^;;

 

 

은박지로 만든 조그만 종지가 있는데, 이 종지에 생마늘 슬라이스한 것을 가득 담은 뒤

그 안에 돼지갈비 양념을 넣고 불판 위에 올려 끓이면 돼지갈비 양념을 머금은 익힌 마늘이 완성됩니다.

별도의 참기름장 없이 이렇게 돼지갈비 양념에 끓인 마늘도 맛있으니 마늘 구울 때 참고하세요.

 

 

가위로 적당히 먹기 좋은 크기로 슥슥 자른 뒤 속까지 맛있게 굽는 중.

그런데 진짜 양념 없는 생고기만 자주 구워먹다가 오래간만에 양념 있는 고기 구우니 정말 굽기 어렵네요.

게다가 가스불처럼 화력을 조절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 고기 굽는데 좀 고생했습니다. 역시 잘 굽는 사람과 함께 가야 합니다.

 

 

적상추 위에 고기 한 점, 그리고 파채와 마늘을 살짝 올려 한 쌈.

고기 자체에 양념이 되어있어 별도의 양념장 없이 그대로 싸 먹어도 되는 가장 맛있게 돼지갈비를 먹는 방법.

 

 

갈비 양념이 딱 90년대 외식 갈비의 달짝지근한 그 소스 맛입니다. 되게 정겨운 맛이에요.

달콤한 돼지양념갈비의 맛을 좋아하고 또 그리워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에게나 익숙한, 또 좋아하는 맛일 것 같군요.

고기를 먹었을 때 느껴지는 감상이 '아, 어렸을 때 갈비 먹으러 가족끼리 외식가면 먹던 그 맛이다' 라는 느낌.

 

 

첫 판에 구운 고기를 재빠르게 먹어치운 뒤 고기를 더 불판 위에 올려 열심히 구웠습니다.

양념갈비 특성상 불판이 금방 타기 때문에 수시로 불판 교체를 요청하는 게 좋습니다.

 

 

냉면과 함께 먹으면 정말 맛있을 것 같은 고기인데,

냉면이 따로 없기 때문에 식사로 시킨 밥.

 

 

흰쌀밥 위 맛있게 구운 양념돼지갈비 한 조각.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행복해지는 맛입니다.

냉면이 없는 게 조금 아쉽긴 합니다만, 그 아쉬움을 충분히 상쇄하고 남는 흰쌀밥과 돼지갈비와의 조합.

 

 

고기 3인분을 셋이서 먹어치웠는데, 뭔가 약간 모자라다는 생각이 들어 2인분 추가 주문.

이렇게 주문하면 총 5인분, 표기상으로 일단 2kg이라 인당 한 근 이상 먹어치운 셈이군요.

 

 

무생채도 한 번 추가했는데, 다 먹기 버거울 정도로 많이 가져다 주셨습니다.

 

 

무생채와 함께 파절이도 추가. 즉석에서 바로 무친 걸 집게로 담아줬습니다.

 

 

여튼 불판을 한 번 갈고 추가로 주문한 돼지갈비를 올려 굽기 시작했습니다.

 

 

두 번째로 올려 구운 고기를 위해 밥은 약간 남겨놓았습니다.

여기는 고기도 뭐 적당히 괜찮지만 고기를 재운 양념이 맛있네요. 잘 재운 돼지갈비의 정석을 보는 느낌.

 

 

갈빗대에 붙은 뼈도 뜯었습니다. 뼈 옆에 붙은 살이 가장 맛있는 곳이라고...

보통 뼈는 살 부분에 비해 익는 속도가 느린 편인데 화력이 세서 그런지 상당히 빨리 익던.

 

 

다 먹고 난 흔적이 양념이 탄 흔적 때문에 썩 보기 좋지 않지마는(...) 그래도 맛있게 잘 먹었어요.

밥을 따로 시키긴 했지만, 밥을 제외한 부가적인 다른 것 없이 오로지 고기로만 배부르게 속을 채울 수 있었는데요,

확실히 1인분 200g 단위인 다른 고깃집과 달리 400g 1인분(사실 정말 400g 정량이 맞게 나오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단위로

고기를 내어주는 집에서 먹으니 느껴지는 포만감이 다르다는 걸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식사 후 마무리로는 콜라 한 캔.

정확히는 두 캔 시켜서 셋이 나눠마시긴 했지만...

 

 

외관만 봐도 '오래 된 가게에요' 라는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40년 전통의 화곡 '원조동글갈비'

다소 낡고 불편한데다 시끌시끌한 분위기가 결코 세련되었다고 할 순 없지만, 어릴 적 추억의 '돼지갈비 외식' 을 기억하는 분,

옛날 8~90년대 갈비집의 분위기가 남아있는 정취를 즐기고 싶다면 한 번 찾아가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맛있게 먹은 건 좋은데, 먹고 난 뒤에 옷에 냄새가 심하게 배어 냄새 빠지는 데 시간 좀 걸렸습니다...ㅡ,.ㅡ

대놓고 '동네사람들 나 저녁에 돼지갈비 먹었어요' 라고 동네방네 자랑하고 다닌 셈...;;

 

. . . . . .

 

※ 원조동글갈비 찾아가는 길 : 지하철 5호선 화곡역 3번출구 하차 후 화곡시장 방향 직진, 새미래약국 골목에서 우회전

https://store.naver.com/restaurants/detail?id=18939319

 

원조동글갈비 : 네이버

리뷰 235 · 맛있는녀석들 19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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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6. 5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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