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양쇼핑은 사라져도 주양돈까스의 명맥은 이어진다, '주양쇼핑 돈까스 프로젝트' 3탄
(3) 두리돈까스(강동구 암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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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양돈까스 프로젝트, 그 세 번째 가게는 '주양 두리돈까스' 입니다.
두리돈까스는 제가 주양쇼핑에서 처음 돈까스를 먹었을 때 갔던 가게로, 주양쇼핑 식당가에 있는 돈까스집 중
제가 제일 많이 찾았던, 그리고 제일 좋아했던 돈까스집이기도 합니다.
두리돈까스 역시 주양쇼핑 재건축과 함께 오랜 시간 장사했던 주양쇼핑을 떠나 새로운 곳에 자리를 잡게 되었는데요,
암사3동, 신암중학교와 선사고등학교 근처로 가게를 이전했습니다. 이 동네 오래 산 사람들에겐 양지시장으로 알려진 곳이기도 하지요.
가게가 있는 건물 1층에 '무한리필' 이라는 큼직한 글씨와 함께 두리돈까스에서 세운 배너가 있습니다.
1층엔 BHC치킨과 함께 카페베네 매장이 들어와있어요.
두리돈까스 매장은 2층에 있습니다. 계단이나 엘리베이터로 한 층 올라가면 됩니다.
매장에 들어오자마자 좀 놀랐는데, 그 이유는 주양쇼핑에 있을 때 비해 규모가 상당히 커졌기 때문인데요,
주양쇼핑에서는 그냥 바 형태의 좌석만 있던 작은 가게였는데, 그 때에 비해 몇 배나 될 정도로 매장이 넓어졌습니다.
사진엔 없지만 매장 안쪽엔 어린이놀이방까지 작게 마련되어 있었고, 좌석 또한 많아 단체 모임으로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매장 한 쪽엔 주양쇼핑 시절 전시해놓았던 인삼주 담근 병이 쌓여있습니다. 가게 이전하면서 그대로 들고 나온 듯 해요.
두리돈까스의 돈까스는 7,900원부터 시작합니다.
가게 이전을 하면서 기본 돈까스를 비롯한 대부분의 돈까스 가격이 900원씩 올랐습니다.
그리고 모든 돈까스는 소스가 뿌려진 상태로 나오는데, 소스가 따로 나오는 일식 돈까스 메뉴도 따로 준비되어 있습니다.
반반 돈치는 돈까스+치킨까스, 반반 돈생은 돈까스+생선까스라고 보시면 됩니다.
밥, 그리고 추가 반찬은 매장 한쪽에 마련된 셀프 바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셀프 바에는 앞접시를 포함한 수프, 국물 그릇도 비치되어 있어 추가로 필요할 때 직접 가져오면 됩니다.
반찬으로는 배추김치, 그리고 두리돈까스는 특이하게 물김치가 함께 나오는데,
이 물김치는 제가 주양돈까스를 처음 먹기 시작한 중학생 시절, 그러니까 20년 전부터 계속 있었던 반찬입니다.
밥, 그리고 수프가 담겨 있는 밥솥. 역시 자유롭게 추가로 떠 먹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암사동으로 이전을 하면서 주양쇼핑 시절에 없었던 셀프 추가 메뉴가 새로 생겼는데요, 바로 꼬치어묵입니다.
오뎅국물과 함께 꼬치어묵이 비치되어 있어 역시 먹고 싶은 만큼 자유롭게 가져다 먹을 수 있습니다.
가게를 이전하면서 900원 가격이 올랐는데, 오른 대신 이 메뉴가 새로 생겼다 - 라고 보면 될 것 같네요.
후추를 살짝 뿌린 수프.
수프가 먼저 나온 시점에서 경양식 스타일 돈까스의 정석을 느낄 수 있는 부분.
기본 반찬으로 나오는 물김치와 배추김치.
특히 저 물김치는 처음 먹었을 때부터 20년간 한결같은 맛이었는데요, 개운하고 시원한 국물 맛이 돈까스와 잘 어울립니다.
바로 전 포스팅에 소개한 명가돈까스의 파김치처럼 두리돈까스는 물김치가 가게의 개성이자 자랑거리.
어묵 꼬치는 그냥 각어묵을 꼬치에 꽂아넣은 건데, 우리가 생각하는 익숙한 그 어묵이라 보면 됩니다.
이건 여름보다는 추운 겨울에 와서 먹으면 꽤 잘 어울리고 좋을 것 같네요.
주양쇼핑에서 장사하던 시절엔 식사만 취급했지만, 가게를 옮기면서 지금은 소주, 병맥주 등 주류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돈까스와 함께 가볍게 반주를 걸치고 싶을 때 술을 주문할 수 있는 게 좋아졌다고 해야 할까요?
기본 돈까스인 '두리 왕 돈까스(7,900원)'
넓은 접시에 큼직한 경양식 스타일 돈까스 한 덩어리가 밥을 비롯한 사이드 메뉴와 함께 얹어져 나옵니다.
소스는 기본적으로 돈까스 위에 뿌려져 나오므로 소스를 원치 않으면 따로 달라 요청하면 됩니다.
주양쇼핑 지하 식당가에서 영업할 때와 비교하면 돈까스 비주얼이 다소 달라졌다는 걸 알 수 있는데요,
주양쇼핑에서 나왔던 돈까스는 적당한 크기의 돈까스 세 덩어리가 1인분으로 담겨 나왔는데,
지금은 작은 조각 여러 개가 아닌 큼직한 한 덩어리가 나오는 모양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처음엔 살짝 위화감이 있었지요.
같이 간 지인분께서 주문한 '반반돈치(돈까스+치킨까스 / 8,900원)' 입니다.
왼쪽의 두 종류 소스가 뿌려진 튀김이 치킨까스, 그리고 오른쪽은 기본 왕돈까스와 동일한 경양식 돈까스.
치킨까스는 머스타드 소스, 그리고 양념치킨 소스 두 가지를 뿌려 내 오는데, 소스 맛이 좀 자극적인 편입니다.
밥을 제외한 사이드로는 채썬 양배추 약간과 함께 단무지, 오이피클, 그리고 마요네즈에 버무린 샐러드가 나옵니다.
옥수수통조림, 당근, 마카로니 등을 섞어서 무쳐낸 샐러드로 마요네즈 비율이 꽤 높은 것도 이 가게만의 특징.
소스 맛은 여전하네요. 주양쇼핑에서 먹던 그 소스 맛과 동일한 맛입니다.
주양쇼핑 돈까스 가게의 소스가 다 비슷비슷하긴 한데, 두리돈까스의 소스는 다른 데 비해 매콤함이 적고
약간 뭐라고 해야 할까... 소스의 꾸덕꾸덕한 느낌이 강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확연히 다른 돈까스집과는 조금 차이가 있어요.
그래서 취향에 따라 다른 돈까스집의 소스에 비해 좀 느끼하다고 생각하는 분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
이 소스는 약간 호불호가 있을지도 모르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별 거 아닌데도 불구하고 이 수프 맛있네요.
돈까스 집에 갔을 때 밥은 리필하지 않을지언정 수프가 있다면, 한 그릇 정도 더 추가해 먹곤 합니다.
두리돈까스 역시 기본 돈까스에 한해 리필이 가능합니다.
테이블당 리필할 사람을 전부 모아 '몇 장 더 주세요' 요청하면 큰 접시에 갓 튀긴 돈까스를 한꺼번에 접시에 담아 내줍니다.
역시 리필 요청을 받으면 그 자리에서 바로 튀겨내기 때문에 뜨거운 상태의 돈까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게 아주 좋아요.
리필 돈까스로 나온 조각도 주양쇼핑에 있던 시절에 비해 확실히 커진 걸 느낄 수 있는데,
저거 한 조각만으로도 김밥천국 등의 프랜차이즈의 기본 돈까스 1인분 정도 분량은 거뜬히 나올 것 같습니다.
기본 왕돈까스 자체도 다른 곳에 비해 양이 많은데, 여기에 수프, 그리고 돈까스 한 장을 추가하면
정말 배가 빵빵해질 정도로 확실한 포만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주 기분 좋고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주양쇼핑 시절부터 가장 많이 찾았던, 그리고 예전 이글루스 블로그를 통해서도 여러 번 소개했던 '주양 두리돈까스'
이제 암사동으로 이전을 하여 새로운 장소에서 새 출발을 하게 되었는데요,
위치가 암사역과 명일역 중간의 살짝 애매한 곳으로 옮겨 접근성이 예전에 비해 조금 나빠진 게 아쉽기도 합니다만,
비록 접근성은 나빠졌을지라도 예전 먹었던 소스 맛 그대로의 돈까스에 물김치까지! 앞으로 계속 맛볼 수 있어 다행이라 생각해요.
주양에서 봤던 아주머니 전부 그대로 이 곳에 계신 것도 봤고, 새로운 곳에서 자리 잘 잡고 장사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주양 두리돈까스 찾아가는 길 : 암사역 1번 출구에서 3411, 3318, 340번 버스 환승, 강일중, 선사고 정류장에서 하차 후 맞은편
2020. 8. 29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