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혹은 지방 어느 도시나 마찬가지겠지만, 하남시 역시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괜찮은 식당은
시내 중심가가 아닌 차 타고 한참 나가야 하는 외곽에 위치해 있습니다.
오늘은 타 지역에서 놀러 오신 분이 있어 주말에 차 끌고 모처럼 시 외곽으로 외식을 하러 다녀왔는데요,
경기도 하남시 상산곡동 - 광주시와 하남시 경계에 위치한 한정식집 '청솔' 에 다녀왔습니다.
한정식이라고 하지만 코스요리로 화려하게 나오는 비싼 가게는 아니고 그냥 한상차림 식당이라고 보면 됩니다.
대중교통으로 접근도 가능하나 버스 배차간격이 길기 때문에 가급적 자차로 가는 걸 좀 더 추천해요.
식당 앞에 주차장이 매우 넓게 있어 주차하는 데 문제는 전혀 없습니다.
차를 대 놓고 매장 안으로 입장.
QR코드로 방문 체크를 한 뒤 자리 안내를 받아 앉았습니다.
실내는 좌식이 아닌 입식 테이블이지만 입구에 신발장이 있어 신발 벗고 들어가는 구조.
식사 메뉴는 돌솥정식과 보리쌈밥 두 가지가 있습니다.
가격은 각각 15,000원 / 14,000원으로 나오는 반찬은 동일하나 밥이 돌솥밥이냐, 양푼보리밥이냐의 차이.
나물 넣고 비벼먹는 비빔밥이 먹고싶을 댄 보리쌈밥, 뜨거운 물 부어 숭늉 먹고 싶을 땐 돌솥밥을 선택하면 됩니다.
또 식사 주문시 추가메뉴 주문이 가능하니 추가로 더 먹고싶은 음식이 있을 땐 추가메뉴를 선택하면 됩니다.
물수건과 함께 기본 식기 세팅.
밥의 차이만 있을 뿐 식사메뉴가 한 가지로 통일되어 있어 음식 나오는 속도가 매우 빠릅니다.
주문과 거의 동시에 능숙한 스피드로 테이블에 이런저런 반찬들이 한 상 가득 깔렸습니다.
손이 꽤 큰지 4인 기준 상이라는 걸 감안해도 반찬을 넉넉하게 내어줬어요.
황태구이나 보쌈은 좀 어렵겠지만 다른 반찬은 리필 가능합니다.
다 먹고 나간 옆 테이블의 빈 자리를 직원이 정리하는 걸 봤는데,
남은 음식들 한데 섞어서 주방으로 내가는 걸 보니 적어도 반찬 재활용하는 일은 확실히 없을 것 같네요.
적상추와 케일 등이 담겨있는 쌈야채.
비빔밥용 나물 4종은 길쭉한 접시에 한번에 담겨 나옵니다.
사진의 나물은 2인 기준으로 4인상을 주문하니 저 두 개의 나물 접시가 나오더군요.
빈대떡은 미리 부쳐놓은 거라 조금 식어있지만, 양도 많았고 리필도 해 주었습니다.
이와 별개로 조금 아쉽다 싶은 분은 파전을 따로 주문할 수 있으니 참고하시면 될 듯.
표고버섯나물.
꽈리고추볶음.
양념게장은 껍데기가 연해 그냥 껍데기째 씹어먹어도 괜찮습니다.
아주 특출난 맛까진 아니지만 적당히 매콤달콤한 게장 좋아하는 분들은 맛있게 먹을 수 있을 듯.
열무김치.
특별한 재료는 없지만, 그래도 맛잇어서 한 번 리필했던 잡채.
취나물.
들깨가루를 넣고 무친 머위나물이었나... 정확한 이름이 기억이 안 나네요.
미나리나물.
콩비지찌개.
두부와 팽이버섯을 넣고 끓인 된장찌개.
돼지고기 수육과 보쌈김치 속.
가격이 가격이니만큼 고기류는 안 나올거라 생각했는데, 수육이 나와 조금 의외긴 했어요.
지방과 살코기 비율도 적당하고 보쌈김치속도 맛있게 잘 무쳐졌습니다.
황태양념구이.
제육볶음(200g 10,000원)은 메인 보리쌈밥과 별개로 추가 주문했습니다.
돼지고기 수육과 황태구이 같은 메뉴가 기본으로 나올 줄 알았으면 따로 시키지 않아도 괜찮았을듯...^^;;
제육볶음은 적당히 양념이 잘 되어 맛있긴 했습니다만, 역시 가격대비 꽤 비싼감이 있었던 게 사실.
보리쌈밥 주문시 보리와 쌀의 비율이 대략 1:1정도 되는 보리밥이 양푼에 담겨 나옵니다.
밥은 모자라면 추가요금 없이 더 준다고 하니 밥 많이 드시는 분들이라면 매우 좋아하실 듯.
반찬이 꽤 많기 때문에 나온 반찬들을 다 소진하려면(?) 밥 한 번 더 추가해 먹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보통 이런 곳 오면 평소 내가 먹는 정량보다 더 많이먹게 되는 게 당연한 듯.
비빔밥용 나물을 보리밥 담긴 대접에 듬뿍 넣은 뒤
고추장, 그리고 참기름을 취향껏 뿌립니다.
참기름까지 뿌린 뒤 슥슥 비비면 누구나 좋아하는 나물보리비빔밥 완성.
같이 나온 반찬들과 함께 보리비빔밥을 맛있게 즐기면 됩니다.
익숙한 맛이 더 무섭다고, 반찬 없이 이것만 먹어도 정말 맛있게 먹을 수 있었어요.
보리와 쌀 비율을 1:1에 맞춘 보리밥에 나물 듬뿍, 거기에 고추장 넣고 슥슥 비빈게 맛없을 리 없지요.
추가로 시킨 제육볶음과 함께 상추쌈으로도 즐겨보고...
된장찌개와 함께 먹으면 이보다 더 좋은 궁합이 또 없습니다.
된장찌개도 일반 고깃집에 된장찌개와 달리 재료도 많이 들어가고 구수하니 좋네요.
밥반찬은 물론 술안주로 먹어도 좋을 듯한 황태구이.
맛있게 삶은 돼지고기 수육 역시 만족스러웠던 편.
기본으로 나오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음식들이 포함되어 있어 더 풍족한 식사가 가능했습니다.
이 외에 직접 만든 다른 반찬들도 적당한 구색맞추기용이 아닌
젓가락이 가게끔 정갈하게 잘 만들어져 있어 대체적으로 다 만족스럽게 즐길 수 있었고요.
웬만해서는 반찬을 남기지 않는 주의지만, 워낙 이것저것 먹을 게 많아 결국은 좀 남겼습니다.
건강에 좋을 것 같은(?) 한식 위주로 배부르고 푸짐하게 즐겼던 주말의 저녁 식사.
주로 나이 있는 어르신들 모시고 식사하러 가거나 혹은 푸짐하게 손님에게 대접할 일이 있을 때 좋은 식당으로
가격대가 아주 높지 않으면서도 사람들의 취향 크게 안 타고 다들 맛있게 먹기 좋은 구성이었습니다.
매장 출입구에는 정수기와 함께 커피자판기, 그리고 직접 끓인 뜨거운 생강차가 있어
후식으로 한 잔씩 뽑아들고 나갈 수 있습니다. 단 커피는 믹스커피 한 가지만 준비되어 있습니다.
매장에서 직접 만든 생강차는 생각의 매운맛이 꽤 강하게 치고 올라오는 편이라
저는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만, 다른 분들은 조금 취향이 갈렸던 듯.
달달한 맛은 있습니다만 음료보다는 약에 가깝다고 해도 될 정도로 매운맛이 후끈하고 올라오는군요.
밥 먹으러 들어갔을 땐 한참 일몰이었는데, 밥 먹고 나오니 그새 깜깜해진 야외.
식당 위치한 곳이 시내에서 한참 떨어진 외곽인데다 바로 앞에 도로밖에 없어 좀 을씨년스런 분위기.
주차장 바로 옆에 야외 정원이 조성되어 있는데, 가볍게 차를 즐길 수 있는 테이블이 함께 마련되어 있습니다.
식사하고 나온 손님이 커피 또는 생강차를 들고 이동해 차를 마실 수 있는 노천카페 느낌으로요.
테이블마다 조명도 여럿 설치해놓아 해가 진 이후에도 차와 함께 담소나누기 좋은 분위기.
다만 산 속이라 아무래도 봄철 저녁에는 좀 춥고, 여름철에는 벌레가 많이 나온다는 게 단점이지만
그 문제만 어느정도 극복할 수 있으면 차 즐기며 대화나누기 매우 좋은 분위기입니다.
식당 영업 시간은 저녁 9시까지.
대략 9시 가까이 되니 일제히 정원에 설치해놓은 조명이 팍 꺼지더군요...ㅋㅋ
조명 꺼진 거 보고 '아, 집에 가라는 거구나' 라고 생각하며 차 끌고 이 곳을 떠났습니다.
외진곳에 있어 접근성은 다소 떨어지긴 합니다만, 차 끌고 한 번 찾아갈 만한 괜찮은 보리쌈밥 전문점이에요.
교외에 나들이나간다는 느낌으로 가족 혹은 친구들과 함께 찾아가면 좋을 듯 합니다.
※ 청솔 보리쌈밥 찾아가는 길 : 43번 국도 하남시 -> 광주방향 엄미리계곡 삼거리 직전에 위치
(대중교통 이용시 경기광주 버스 13, 13-2번 승차 후 은고개약수터 정류장 하차)
2021. 5. 25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