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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2022.3 지리산,창원,문경

2022.10.3. (5) 계란, 버터, 설탕, 우유를 단 하나도 넣지 않고 굽는 이색빵 전문점, 목월빵집(전남 구례군) / 2022.3 지리산, 창원, 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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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3 지리산, 창원, 문경

(5) 계란, 버터, 설탕, 우유를 단 하나도 넣지 않고 굽는 이색빵 전문점, 목월빵집(전남 구례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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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구례군 구례읍의 작은 마을에는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드는 매우 유명한 빵집이 하나 있습니다.

어느 정도로 유명하냐면 빵집에 들어하기 위해 입구에서 번호표를 받고 밖에서 기다린 뒤 해당 번호표의 번호가 나오는

시간대에 다시 재방문해야만 들어가서 빵을 고르는 게 가능할 정도로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빵집입니다.

 

 

그 전국적으로 유명한 대전 성심당조차도 빵 계산할 때 줄은 설지언정 매장에 들어가는 것이 힘든 건 전혀 아닌데

대체 이 곳은 뭐길래 매장 안으로 들어가는 것조차 대기번호표를 받아 들어갈 정도로 인기가 있는 건가...;;

 

 

가게 이름은 '목월빵집'

조금은 정리되지 않은 듯한 투박한 손글씨 모양의 간판, 그리고 보라색 출입문이 인상적인 곳.

 

 

제가 갔을 땐 빵을 채우는 중간 점검 시간이라 매장 문을 닫고 있었고 3시 반에 재오픈한다는 안내문이 붙어있었습니다.

 

 

매장 앞에 대기 등록을 할 수 있는 태블릿 PC가 설치되어 있어 등록을 했는데, 현재 대기팀이 무려 104팀;;;

104명이어도 기절할 것 같은데 무려 104팀의 손님이 매장 앞에서 대기를 하고 있다는 소리... 여기 대체 뭐지...ㅋㅋ

 

 

어쩐지 매장 앞에 사람들이 많이 서 있더라니 이 사람들 전부 여기 들어가려고 기다리는 사람들이었던 겁니다.

매장 영업 시간은 평일은 오전 11시부터 쉬는 시간 없이 운영,

그리고 주말 및 공휴일엔 하루 세 번에 나눠 한다는데요 일단 오전 11시에 한 번 오픈하여 12시 30분까지 영업,

그리고 한 시간을 재정비하며 쉰 뒤 오후 1시 30분에 재오픈하여 3시까지 영업, 거기서 30분을 다시 재정비한 뒤에

오후 3시 30분에 다시 오픈하여 모든 빵이 다 팔릴때까지 영업을 한다고 합니다. 중간 브레이크 타임이 두 번 있는 셈.

이는 매장에 사람들이 많이 몰려 구워놓은 빵이 빠르게 소진되기 때문에 빵을 다시 채우기 위한 목적이 아닐까 싶던...

 

 

목월빵집이어서 '나무 목(木)' 그리고 초승달 그림이 그려져 있군요(...) 진짜 그 뜻이 맞나.

 

 

주말 및 공휴일에 나오는 빵에 대한 안내입니다.

각 시간마다 나오는 빵이 다르니 참고하시면 될 듯. 저는 오후 3시 30분부터 나오는 빵이 어떤 게 있는지 보면 되겠군요.

 

 

매장 내부 공간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각 번호별로 입장할 수 있는 시간이 저렇게 정해져 있습니다.

저 번호가 항상 칼같이 맞는 건 아닐 수도 있지만 평균적으로 저 정도 시간대에 입장이 가능하다... 라는 의미인 듯.

가령 예를 들어서 186번의 경우 14시 50분에 딱 영업이 끝나면 40분을 기다린 뒤 15시 30분부터 입장이 가능.

 

 

2층은 카페로 운영하고 있어 매장에서 음료와 빵을 구매한 뒤 올라가 먹을 수 있다고 합니다.

다만 빵만 구매했을 땐 이용하는 게 어렵고 음료를 함께 구매해야만 가능하다는 안내를 들었어요.

2층으로도 한 번 올라가보고 싶었지만, 매장 규모에 한계가 있기도 하고 딱히 음료를 마실 상황은 아니어서 패스.

 

 

오후 3시 30분 오픈하기 전, 매장 안에서 직원이 나와 빵 구매 및 이용 방법에 대한 안내를 해 주고 있습니다.

어떠어떠한 식으로 들어가서 빵을 고르고 계산하면 된다고 하는데, 성심당이나 이성당에서도 이런 풍경은 보지 못했네요.

여기가 이 정도로 유명한 빵집이라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ㅋㅋ

 

 

그리고 마침내 오후 3시 30분이 되어 매장 안으로 입장!

매장 내부는 깔끔하게 재단장되었고 재정비 시간동안 빵을 다시 쌓아놓아 빵도 풍성하게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밖에선 뭔 빵집 들어가는 데 인원제한까지 두나 했는데, 매장 규모를 보니 인원제한을 둘 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규모가 그렇게 크지 않아요. 빵이 진열된 매대 크기는 잘 봐줘야 파리바게뜨나 뚜레쥬르 같은 동네 빵집 정도 규모입니다.

 

 

빵은 꽤 풍족하게 채워져 있는 편.

 

 

이 곳의 빵이 유명한 이유는 빵을 만드는 데 필수적으로 필요한 네 가지 재료인

계란, 버터, 설탕, 우유가 전혀 들어가지 않은 빵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밀가루야 뭐 당연히 필요한 거니 그렇다쳐도

어떻게 이것 없이 빵을 만들 수 있지? 하고 반신반의할 수 있는데, 목월빵집의 빵엔 저 재료들이 전혀 안 들어있다고 해요.

다만 앞에 보이는 마늘크림치즈빵 같은 경우 크림치즈 자체가 유제품이기 때문에 어쩔수없이 우유는 함유되어 있을 듯.

 

 

찰현미 탕종식빵과 통밀 30% 식빵. 식빵은 썰어지지 않은 통 식빵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검은깨와 호두가 박혀 있는 목월 단팥빵.

 

 

산동 막걸리를 넣어 반죽했다고 하는 오곡식빵.

 

 

구례 쑥부쟁이 치아바타와 크랜베리 크림치즈빵, 그리고 구례군의 호밀을 100% 넣고 구운 빵 등...

 

 

이런 식으로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들을 이용한 건강빵의 종류가 생각보다 꽤 많았습니다.

달콤하고 폭신폭신한 과자빵 혹은 케이크류 대신 조금 투박하고 건강한 빵 위주. 이게 목월빵집의 주 컨셉인 것 같습니다.

 

 

목월빵집의 음료 메뉴. 흑판에 분필로 쓴 글씨가 인상적.

여기서만 마실 수 있는 시그니처 메뉴로 구례방앗간라떼, 수제장인에이드 등의 음료가 있습니다.

의외로 빵집의 유명세에 비해 음료 가격은 그렇게까지 높진 않네요. 요즘 워낙 음료 가격 비싸게 받는 카페들이 많아서...

 

 

빵들이 대다수 통으로 진열되어 있어 식빵 같은 건 요청시 썰어서 포장해준다고 합니다. 참고하시면 될 듯.

 

 

저는 총 여섯 개의 빵을 샀어요. 그리고 별도로 썰어달라 요청하진 않았습니다.

 

 

구매를 끝내고 나왔는데, 여전히 자기 번호표가 나오길 기다리는 사람들이 한가득.

와... 다시 한 번 얘기하지만 빵 사려고 이렇게 줄 서는 풍경은 처음 봅니다. 부모님께선 문화적 충격을 크게 받으신 듯.

 

 

제가 구매한 여섯 종류의 빵은 위와 같습니다.

빵 가격이 결코 저렴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대부분의 빵 크기가 꽤 큼직한 편이라 이 정도면 괜찮겠다 싶었죠.

요새 워낙 파리바게뜨라든가 뚜레쥬르 같은 프랜차이즈 빵집도 빵 가격이 크게 올라 비교해보면 고만고만한 수준.

 

 

종이 봉투에 빵을 담은 뒤 '목월빵집' 스탬프가 찍혀 있는 하얀 쇼핑백에 넣어 주었습니다.

빵은 여행 중에 절반 정도 맛보고 여행을 마친 뒤 집에 돌아와서도 먹었는데, 아래서부턴 차례대로 먹었던 빵들 이야기.

 

 

'산동 막걸리 오곡빵(5,000원)'

 

 

'페스츄리 식빵(6,000원)'

외관만 보기엔 그냥 일반 식빵과 그리 큰 차이 없어보이는데, 네 가지 재료를 넣지 않고 구운 빵이라는 것이지요.

빵 크기는 한때 유행했던 2~3천원대 즉석식빵 전문점의 빵과 비슷하거나 혹은 조금 더 큰 크기였습니다.

 

 

왼쪽이 산동막걸리 오곡빵, 그리고 오른쪽이 페스츄리 식빵.

둘 다 계란과 우유를 넣지 않고 반죽한 빵이라 빵의 밀도가 높고 식감이 좀 거친 편입니다. 부드럽고 촉촉한 빵 좋아하면

사실 '이게 무슨 식감이야' 하고 별로 좋아하지 않을 수 있는 맛이거든요. 그런데 씹을수록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느껴지는 것이 꽤 매력적인지라 먹어도 먹어도 물리지 않는 점이 괜찮은 것 같네요. 오래 씹을수록 맛있는 빵인 것 같아요.

굳이 마음에 드는 걸 고르라면 저는 왼쪽의 산동막걸리 오곡빵. 검은깨, 고구마, 크랜베리가 박혀있어 고소하고 좋습니다.

 

 

'크랜베리 크림치즈(4,000원)'

 

 

동그란 빵 안에 크랜베리, 그리고 크림치즈가 듬뿍 들어있는 빵으로 빵에 별도의 간이 되어있지 않아

오로지 크림치즈의 짭조름함, 그리고 크랜베리의 새콤달콤함으로만 맛을 느낄 수 있는 제품인데요, 묘한 식감이네요.

보통 이런 류의 빵은 굉장히 촉촉하고 부드러운 식감이어야 하는데, 아무래도 우유나 계란을 넣지 않고 만들다보니

되게 건강한 느낌의 건강빵에 크랜베리와 크림치즈가 들어간 느낌. 다행히 저는 그 느낌이 싫진 않았습니다만

과자빵, 혹은 폭신한 케이크류에 익숙한 분들이라면 조금 당황스럴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볼륨감은 좋았어요.

 

 

'목월팥빵(3,000원)'

호두, 그리고 크랜베리가 가운데 박혀 있고 검은깨로 마무리한 대표 단팥빵.

 

 

설탕 대신 다른 재료로 단맛을 내어 그런지 일반적인 단팥에 비해 상대적으로 단맛이 매우 약한 편.

제가 안흥찐빵을 처음 먹었을 때 팥소에 단맛이 별로 없어 조금 놀랐던 적이 있었는데 그와 비슷한 느낌의 단맛입니다.

되게 고소하면서 팥 본연의 맛이 진하게 느껴지는 게 나름 인상적이었던 제품이에요. 왠지 이 빵은 우유가 아니라

두유 혹은 베지밀 같은 것과 함께 먹어야 더 맛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커피랑 어울릴 것 같진 않아뵈고요.

 

 

'블루베리 크림치즈 빵(5,000원)'

크림치즈가 들어간 빵인데 동글동글한 빵이 아닌 바게트처럼 길쭉하게 생긴 모양새가 특징.

 

 

'마늘 크림치즈 빵(4,500원)'

일부러 의도한 건 아닌데 어쩌다보니 구매한 빵들 대부분이 크림치즈가 들어간 제품들...

이렇게 되면 일부러 우유와 버터를 넣지 않은 빵을 구매한 의미가 없어지긴 하는데...ㅋㅋ 뭐 크게 상관은 없겠지만요.

 

 

빵을 따로 썰어오지 않았기 때문에 직접 칼로 썰었습니다. 밀도가 높고 단단하다보니 크렌베리빵은 잘 안 썰리던...

전체적으로 목월빵집에서 파는 빵들 대부분이 밀도 높고 조금 식감이 단단한 편입니다.

 

 

표면이 좀 거친 바게트빵 사이에 블루베리, 그리고 크림치즈가 박혀있는 바게트빵은 생각 이상으로 꽤 맛있습니다.

이 제품 역시 빵의 간을 오로지 블루베리, 그리고 크림치즈에 의지하는데, 둘이 만들어내는 은은한 단짠단짠이 매력적.

거기에 조금 거칠고 퍽퍽한 식감의 빵에서 전해오는 고소한 맛이 이런 류의 빵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꽤 만족할 듯.

 

 

마늘크림치즈가 되게 향긋한데다 크림치즈의 양도 넉넉해서 마음에 들었던 마늘크림치즈 빵.

대체적으로 목월빵집의 빵들은 그동안 접해본 적 없는 이색적이고 사람에 따라 조금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 빵이지만

다른 곳에서 먹어볼 수 없는 이 가게만의 특이한 개성 때문에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각인이 될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지리산, 구례 지역을 여행할 일이 있고 시간적인 여유가 된다면 한 번 들러서 접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 Continue =

 

. . . . . .

 

 

※ 목월빵집 찾아가는 길 : 전남 구례군 구례읍 서시천로 85(봉북리 443-21), 구례농협 하나로마트 근방에 위치

https://naver.me/xqvzqp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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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군 구례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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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0. 3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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