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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2013.8 일본 아이치, 칸사이 여행

(여행기) 2013.8.23~27 일본 아이치&칸사이 여름휴가 (6) 앙카케 스파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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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8. 23 ~ 27 일본 아이치&칸사이 여름휴가
(6) 앙카케 스파게티.

 

 

 

코마키역 앞에 있는 나고야 명물 '앙카케 스파게티' 전문점 '메리켄도' (사진은 낮에 찍은 것)

 

가게에 들어가기 전에 생전 처음 들어보는 생소한 이름이기도 한 '앙카케 스파게티'라는 것이 대체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일단 나고야의 명물요리 중 하나로, 굉장히 두꺼운 면을 사용하여 만든 투박한 옛날 스타일의 스파게티다.

토마토 소스를 베이스로 하여 후추를 듬뿍 넣고 소스에 점성이 있어 끈적하면서 감칠맛이 나는 굉장히 진한 맛의 스파게티로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기 쉬운 토마토 스파게티의 산뜻하고 새콤달콤한 맛과는 상당히 먼 거리가 떨어져 있는 음식이기도 하다.

그런 이유에선지 주로 젊은 사람들보다는 중년 샐러리맨, 혹은 노인들이 많이 선호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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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쉽게 생각하기 쉬운 일본풍 어레인지 스파게티 중 하나인 '나폴리탄'과는 전혀 별개의 음식으로 상당히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편.

그 '앙카케 스파게티'라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하여 첫 날의 저녁으로 찾아가보게 되었다.

원래 이번 일본 여행에서 앙카케 스파게티는 꼭 한 번 먹어보려 했는데, K의 집 바로 앞에 전문점이 있다는 것은 선택받은 축복 중 하나.

 

 

 

가게 내부는 넓었다. 그리고 고풍스러웠다.

 

K의 말로는 주말엔 손님이 상당히 많다는데 예상대로 노인 손님들 비중이 상당히 높다고...

 

 

 

자리에 앉자마자 서빙된 얼음물, 그리고 뜨겁게 삶은 물수건. 차가운 얼음물과 뜨거운 물수건의 대비는 참 훌륭하다.

더운 여름에 웬 뜨거운 물수건이냐 싶겠지만, 저 물수건을 펴서 얼굴에 한 번 문대면 그 열기로 인해 피로가 싹 풀리는 느낌.

 

 

 

아까 전 히츠마부시 전문점 호라이켄도 그렇고 이 가게도 그렇고 메뉴판은 비닐로 만든 화일에 A4용지 출력한 걸 넣은 형태로 되어 있다.

 

 

 

난 그냥 앙카케 스파게티 하면 종류가 한 종류일 줄 알았는데, 위에 어떤 토핑을 올리느냐에 따라 그 종류가 굉장히 다양했다.

문제는 메뉴판에 있는 앙카케 스파게티의 종류가 윗 사진에 나온 게 전부가 아니라는 것...

 

 

 

위에 올라간 토핑의 종류에 따라 가격도 천차만별. 그리고 사이즈도 각각 S / R / J 사이즈로 분류되어 있다.

S는 Small, R은 Regular, 그리고 J는 Jumbo 사이즈로 면 중량으로 구분하는데, 면이 각각 250g, 350g, 그리고 600g이 들어간다고 한다.

 

...보통 사이즈의 면 중량이 무려 350g이나 되는 것. 과연 소문대로 양이 많기는 많은가보다.

 

 

 

테이블에 놓여져 있는 소스통과 이쑤시개, 그리고 스틱 설탕. 이 곳에서 커피도 팔았었나?

 

 

 

이 곳은 흡연을 허용하는 식당인 듯. 이렇게 테이블마다 재떨이가 있다. 우리 일행 중 담배를 태우는 사람은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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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침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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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카케 스파게티 등장!

 

엄청 넓은 접시에 사진과 같이 두꺼운 면과 찐득한 소스, 그리고 토핑을 듬뿍 얹은 호쾌해 보이는 스파게티가 나온다.

정확한 메뉴명은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내가 주문한 스파게티는 토핑으로 버섯, 비엔나소시지, 그리고 베이컨이 추가된 올 미트 스파게티.

 

 

 

그리고 K가 시킨 스파게티는 내가 시킨 스파게티에 모듬 야채가 추가된 앙카케 스파게티. 야채 추가로 인해 비주얼 차이가 크게 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C가 시킨 스파게티는 피자치즈를 얹은 닭고기가 올라가 있는 치즈치킨 앙카케 스파게티.

호쾌한 사이즈의 큼직한 치즈옷을 입은 치킨 한 덩어리가 통째로 올라가 있는 상당히 터프한 스타일의 스파게티.

 

참고로 우리 세 명이 시킨 스파게티는 전부 레귤러 사이즈로... 이미 사진만 보고도 어느 정도 양을 가늠하신 분도 계시겠지만...

 

생각 이상으로 양이 엄청나게 많...다...!!

 

 

 

게다가 단순히 면의 양만 많은 게 아니라, 소스와 함께 볶아낸 이 소시지와 베이컨 좀 보라지ㅋㅋㅋㅋㅋㅋㅋㅋ...!!

 

 

 

게다가 이 스파게티 면을 보라고...!! 이게 어떻게 스파게티야... 이건 스파게티가 아니라 수타우동이라고 하는 게 더 옳겠다...!!!

 

 

 

이렇게 '앙카케 스파게티'라는 놈은 '스파게티' 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세련되고 도시적인 멋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진짜 그야말로 투박함, 꾸밈없음의 절정을 달리는 터프한 충격이었다.

 

파스타를 좋아하고 신사동 가로수길의 세련된 문화를 사랑하는 도시여성이 스파게티 집에 가서 이런 걸 만나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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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맛은 어떨까?

 

음...

'호불호가 많이 갈릴 것 같은 맛' 이 틀린 말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 일단 말했던 대로 '후추맛이 굉장히 강한 편이다'

게다가 소스는 산뜻하고 깔끔, 새콤한 맛과는 거리가 먼 아주 진하게 오랫동안 끓여낸 진국과도 같은 느낌.

스파게티라기보다는 이 정도면 거의 하이라이스나 카레라이스의 소스라고 보는 게 더 성격에 맞지 않을까 싶은 끈적끈적하고 걸쭉한 점성.

게다가 단맛은 별로 느껴지지 않은 깊고 그윽한 맛... 아 이래서 이 스파게티가 호불호가 많이 갈리겠구나...!! 라는 번득이는 직감.

 

...그런데 맛있다. 뭔가 일반적인 스파게티의 상식을 완전히 박살낼 정도의 생소함에도 불구하고 계속 포크를 대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아, 내가 앙카케 스파게티를 먹는 건지 비빔 우동을 먹는건지 잘 모르겠지만 토핑도 푸짐하고 양도 너무 많고...ㅋㅋㅋ

 

행복이란 무엇이냐, 이런 것이 행복이지...ㅋ

 

 

 

게다가 한 조각 얻어먹은 이 모짜렐라 치즈 듬뿍 올린 치킨은 어찌나 보들보들하고 맛있던지...

 

그런데 맛있다고 느끼는 것도 반 정도... 반 정도 먹고 나니까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였는데... 배가 불렀다.

사진만 봐도 상당한 양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진짜 이 레귤러 사이즈의 350g도... 농담아니라 양이 진짜 장난이 아니다;;;

그나마 면이 350g일 뿐이지, 면보다 더 많은 질척한 소스, 그리고 그 위에 수북하게 쌓은 비엔나 소시지와 베이컨, 버섯이라니...

 

 

 

나중엔 진짜 가쁜 숨까지 몰아쉬면서 간신히 완식...

 

처음에 배가 고파서 '에라 모르겠다' 하고 600g의 점보 사이즈를 시킬까 했는데 그랬다면 진짜 대 참사가 벌어질 뻔.

 

 

 

셋 중 내가 제일 깔끔하게 먹었군! 나만 그런 게 아닌 다른 두 명도 숨을 헐떡대면서 이 스파게티를 간신히 완식.

 

앙카케 스파게티... 무서운 놈이다. 만만하게 보면 안 되는 양이지만 이 정도 가격에 이렇게 푸짐한 스파게티를 먹을 수 있다니...!!

개인적으로 좀 아쉬운 것이 한 가지 있다면, 후추향이 강하고 맛이 진한 편이라 산뜻하게 입 안을 정리해줄 수 있는 단무지라던가 피클 등의

반찬이 하나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 였는데, 일본의 식당에서는 반찬을 따로 내 오는 경우가 거의 없다보니... 그것이 좀 아쉬웠다.

 

다른 두 명은 어땠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이 앙카케 스파게티가 너무 맘에 들었고 또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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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게티를 먹고 바깥으로 나오니, 이미 하늘은 깜깜해졌고 비가 조금씩 오기 시작했다.

 

AL 플라자는 코마키역 옆에 있는 쇼핑센터로 1층에 매우 큰 슈퍼마켓이 있다. 이 근처 사람들 대부분 이 곳에서 장을 보는 모양.

 

 

 

1층에 있는 '마쿠도나루도' 추석 시즌이 되어 기간한정 제품으로 작년에 먹었던 '달맞이버거'가 다시 출시된 것을 볼 수 있었다.

 

 

 

슈퍼마켓의 입구. 일본의 슈퍼마켓은 정말 여러 번 가 봤지만 매번 갈 때마다 상품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어 이 날도 한 번 둘러보았다.

 

 

 

화학조미료로 유명한 '아지노모토' 그 곳에서 만든 선물세트. 커피와 컵 수프 선물세트인데 1천엥이면 꽤 좋은 가격이다!

 

 

 

저녁시간대라 그런지 빈자리가 많이 보이는 야채 코너.

 

 

 

일본에서도 김치는 많이 유명해져서 이렇게 한국식 김치를 판매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다만 이 '한국식 김치'가 진짜 우리 입맛에 맞는 김치랑은 매우 거리가 멀다는 것이 K의 의견. 까놓고 말해서 정말 맛 없다고 한다...

 

 

 

오른쪽 아래에 좀 친숙한 디자인의 뚜껑이 있는 저 김치는... 종가집 김치...ㅡㅡ

 

하지만 역시 일본인 입맛에 어레인지되었다고...

 

 

 

양념장어 코너. 한국인보다 일본인이 장어를 더 많이 먹고 대중화되었다지만, 그 일본에서도 장어는 확실히 비싸다.

최근엔 후쿠시마 원전 사태때문에 일본 내에서도 해산물을 극도로 꺼리는 분위기가 있어 해산물 전체 판매가 많이 위축되었다고....

 

 

 

감자칩 코너. 일본의 시판과자는 한국에 비해 그 종류의 다양함은 약간 부족한 느낌이 있는데 감자칩만은 예외. 종류가 정말 다양하다.

어쩌면 다양한 맥주와 주류 문화가 발전한 일본에서 그 술과 가장 어울리는 안줏거리로 찾는 감자칩도 영향을 받은 게 아닐까...

 

 

 

우메보시맛은 싫어... 솔직히 우리나라 사람 입맛에 별로 안 맞는다.

 

 

 

아니, 이 분은?!

 

마츠켄 삼바로 유명하고 최근에 코나미 리플렉 비트에까지 곡을 내어주신 일본 국민가수 '마츠다이라 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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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러쉬로도 유명하신 분 (당연히 이건 매드무비지만...!!)

 

 

 

그리고 코카콜라의 기간한정 제품 '바닐라 콜라'... 말 그대로 코카콜라의 맛에 바닐라향이 첨가된 괴식 스멜이 풍기는 제품...

 

 

 

코카콜라 1.5리터의 가격이 138엥밖에 하지 않는다. 우리 돈으로 환산해보면 약 1500원밖에 되지 않는 상당히 저렴한 가격.

 

 

 

게다가 우유 1리터의 가격도 158엥~178엥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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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코카콜라도 그렇고 이 우유도 그렇고... 여기서 상당히 씁쓸한 한국와 일본의 물가 차이를 발견할 수 있었는데,

흔히 우리가 막연히 생각하길 '일본 물가는 비싸다!' 라는 인식이 있는데 사실 따지고 보면 식품물가는 한국보다 일본이 더 싼 경우가 많다.

당장 위의 경우만 놓고 봐도 대형마트 기준 한국에서 2000원대 초 중반인 코카콜라가 일본에서는 약 1500원 수준밖에 안 하고

우유의 경우도 2300~2500원선인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에서는 1800~1900원 수준.

 

비단 이것 뿐만이 아니라 다른 식품 가격들도 보면 물론 일본이 더 비싼 경우도 있지만 한국이 더 비싼 경우도 심심치않게 볼 수 있고,

한국과 일본의 GNP지수를 놓고 비교해보면 한국이 일본의 절반 수준인데, 식료품 등 생활물가차가 별로 없거나 혹은 더 비싼 걸 보면

체감하는 식료품 물가의 수준은 일본보다 한국이 더 비싸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 이는 요 근래 한국의 생활물가 상승률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져 일본과 비슷하거나 혹은 그를 능가하는 수준이 되었다는 것인데... 씁쓸한 단면 중 하나가 아닐까?

 

 

 

게다가 일본엔 초코우유도 1000ml짜리 제품이 있다고!

 

최근 우리나라 롯데마트에서 바나나우유 1000ml를 내놓았다고는 하지만, 이런 매우 바람직한 것들은 한국 도입이 시급합니다...ㅎㅎ

 

- Continue -

 

 

 

 - 여행 1일차 (2013. 8. 23) -

 

(1) 나고야로 떠나다.
(2) 히츠마부시 호라이켄.
(3) 나고야의 열차, 그리고 코마키역.
(4) 이누야마성(犬山城)
(5) 롯데리아 모던풍 오코노미야키 버거 & 요상한 것을 모시는 타가타신사(田縣神社)

(6) 앙카케 스파게티.

 

// 2013. 9.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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