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부산여행 때 꽤 맛있게 먹었던 좋은 기억을 갖고 있는 떡볶이가 있습니다.
상당히 마음에 들어 부산 내려갈 때 두어 번 정도 방문했던 가게로 부평시장 쪽에 위치한 '이가네 떡볶이'
(부평시장 이가네 떡볶이 : http://ryunan9903.egloos.com/4422561)
이가네 떡볶이는 물을 넣지 않고 대신 무를 넣고 끓여 거기서 나온 즙을 이용하여 만든 쌀떡볶이가 특징인데,
백종원의 삼대천왕 방송에도 출연했을 정도로 꽤 유명하고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 떡볶이입니다.
그 이가네 떡볶이가 최근 천호동 현대백화점 지하2층 식당가에 팝업스토어를 열고 영업을 시작했다는 걸 알게되어
'오, 이가네 떡볶이는 못 참지...ㅋㅋ' 하면서 퇴근 후 저녁에 집에 가는 길에 들러 방문해 보았습니다.
매장 앞에도 '3대천왕 우승 떡볶이' 라는 걸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네요.
방송 자체는 종영된지 꽤 되었지만, 여전히 '3대천왕' 이라는 이름은 사람들에게 꽤 영향력이 있는 듯.
판매하는 메뉴는 떡볶이, 그리고 사이드로 세 종류의 튀김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백화점 내에 입점한 매장이라 가격은 부산 부평시장 본점에서 판매되는 것에 비해 다소 비싼 편인데,
떡볶이 1인분 가격은 5,000원, 그리고 튀김 중 김말이, 고추튀김은 개당 2,500원, 오징어는 개당 1,500원입니다.
튀김 가격이 꽤 높지만 튀김 한 개 크기가 상당히 큰 편이라 그 크기가 비싼 가격을 어느정도 상쇄해주네요.
떡볶이 2인분, 그리고 튀김은 김말이, 고추, 오징어 각각 하나씩 넣었습니다.
용기에 들어있는 떡볶이 양이 1인분인데, 2인분을 주문해도 1인분 단위로 따로따로 포장해 주더군요.
튀김과 떡볶이 개봉.
젓가락은 별도로 매장에 비치되어 있지 않고 대신 꼬치가 있어 필요한 만큼 챙기면 됩니다.
튀김 간장을 따로 주진 않는데, 어짜피 간장보다 떡볶이 국물에 찍어먹는 게 더 맛있으니 필요는 없겠지요.
이가네떡볶이의 간판메뉴, '쌀떡볶이(1인 5,000원)'
가격대는 부평시장 본점보다 다소 비싸지만, 부산까지 내려가지 않고 집 근처서 편히 먹는 걸 생각하면 이 정도는...
국물떡볶이 계열의 떡볶이는 아니지만, 걸쭉한 국물이 꽤 많은 편이고
쌀떡 이외에도 어묵, 양배추, 당근 등이 고명으로 함께 들어있습니다.
국물이 이렇게 많은데, 물을 하나도 넣지 않고 떡볶이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질 정도에요.
순수하게 야채(무)에서 나온 수분만으로 떡볶이를 만드는 발상 자체가 기발하기도 합니다.
용기 측면에 프린팅되어 있는 '이가네 떡볶이' 로고.
전용 용기를 만들고 서울 현대백화점에도 진출한 걸 보면 프랜차이즈화 계획도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쫀득쫀득한 쌀떡볶이의 식감은 적당히 맵고 달콤한 소스 맛과 꽤 잘 조화됩니다.
떡볶이용 떡을 따로 사용하는 게 아닌 떡국용 가래떡을 숭덩숭덩 썰어 떡볶이를 만들기 때문에
떡 한 개의 크기가 꽤 큼직한 편인데요, 입 안 가득 쫄깃하게 씹히는 맛과 맵고 달콤한 소스의 조합이 좋네요.
무엇보다 소스가 정말 맛있어요. 꽤 진하고 찐득한 질감의 소스라 자극적인 맛 좋아하는 분들께 추천.
무에서 나온 단맛이 자연스레 어우러진 덕분인지 다른 떡볶이에 비해 단맛도 꽤 깔끔하게 느껴집니다.
어묵을 함께 넣어주는 것도 마음에 듭니다. 작은 어묵이 아닌 큼직한 어묵으로요.
전체적으로 다른 떡볶이집에 비해 떡이든 어묵이든 고명이 큰 편이라 집어먹는 맛이 있어 만족스러운 편.
고추튀김과 김말이튀김, 그리고 오징어튀김은 한 입에 먹기 좋게끔 가위로 잘라 포장해줬습니다.
떡볶이 소스에 버무릴 수도 있지만, 튀김이 바삭바삭해서 그냥 따로 포장해달라고 했어요.
고추튀김은 큼직한 고추를 갈라 그 안에 당면, 야채 등의 속재료를 만두처럼 채워넣은 뒤
튀김옷을 입혀 튀겨낸 음식입니다. 호불호가 좀 있을 수 있지만, 고추가 맵지 않아 부담없이 먹을 수 있어요.
전집에서 나오는 고추전과 은근히 비슷한 느낌인데, 고기 대신 당면이 들어가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
당면과 다진 야채를 감싸고 있는 고추는 맵지 않지만, 그래도 알싸한 특유의 풍미가 어느 정도 남아있어
갓 튀긴 걸 바로 떡볶이 소스에 찍어먹으면 꽤 맛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쫀득하고 짭짤한 오징어튀김은 떡볶이 소스에 찍어먹는 것보다 그냥 먹는 게 더 괜찮은 것 같더군요.
튀김옷이 일식집 튀김이라기보단 전형적인 분식집 스타일로 꽤 두툼하게 입혀 튀겼는데
겉은 바삭하고 속은 포실포실하게 씹히는 식감이 좋습니다. 가격은 조금 비싸도 잘 튀긴 전형적인 분식집 튀김.
세 종류의 튀김 중 제일 만족도가 높았던 김말이 튀김.
보통 분식집에서 나오는 김말이 튀김의 약 3배는 됨직한 굵고 긴 튀김인데, 떡볶이 국물과 가장 잘 어울리는 맛.
큼직한 김말이 속에는 김밥처럼 참깨를 넣은 당면이 가득 들어있습니다.
떡볶이 국물이 김말이 단면에 있는 당면 사이로 잘 스며들게끔 국물 듬뿍 찍어먹으면
왜 떡볶이와 튀김의 조합이 이리 잘 어울리는지 만끽할 수 있습니다. 맥주가 절로 생각나게 만드는 맛.
떡볶이 먹을 때 튀김을 한 가지만 곁들여야 한다면 김말이 튀김을 가장 추천해요. 떡볶이와 가장 잘 어울렸습니다.
부산 부평시장에서 먹었던 떡볶이 맛과 거의 비슷하게 즐길 수 있었던 천호동 현대백화점 '이가네 떡볶이'
전혀 예상도 못했던 브랜드의 백화점 입점이라 우연히 퇴근 중 발견했을 때 굉장히 반갑게 느껴졌고
부산에서 먹었던 것과 동일한 맛을 이 곳에서도 맛볼 수 있다는 것에 큰 만족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천호동 쪽 방문 계획이 있는 분들이라면 한 번 들러보셔도 좋을 듯 합니다.
포장도 깔끔하게 해 주니 굳이 먹고가는 게 아니더라도 포장으로 가져가기 괜찮아요.
※ 이가네떡볶이 천호 현대백화점 팝업스토어 찾아가는 길 : 지하철 5,8호선 천호역 현대백화점 지하2층 식품관 위치
2021. 7. 22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