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초콜릿 치킨' 이라는 괴식과 함께 양 많고 푸짐하게 주는 치킨집으로 엄청 유명했던 '동네아저씨치킨'
이 가게가 지난 9월 5일까지 영업을 하고 폐업을 한다는 소식을 제 주변 친구들이 듣고 폐점전에 무조건 가야한다 하여
얼떨결에(?) 저도 함께 따라가게 되었습니다. 저도 몇 번 가 봤던 곳이라 어느 정도 익숙한 가게이기도 한데
저와 같이 간 친구들은 전부 여길 얼마나 자주 갔던건지 아주머니도 얼굴 기억할 정도로 완전한 단골이 되어 있더라고요.
실제 가게와 함께 추억을 쌓은 사람이 꽤 많았는지 찾아오는 사람들마다 죄다 단골(인 걸로 추정되는)들 뿐.
주인 아주머니께서 이 사람들에게 하나하나 다 인사하면서 막 먹고 나갈 때 건강해라 성공해라 이런 덕담을 해 주시던...
기본 앞접시.
3종의 소스. 머스타드는 약간 케첩으로 조커 얼굴을 그려보고 싶었으나... 이내 귀찮아져서 실패(...)
셀프로 직접 담아온 치킨무.
치킨에는 역시 생맥주. 술 잘 마시는 친구들이 몇 있어 일단 3,000cc로 시켜 나눠 마셨습니다.
대망의 초콜릿 치킨 등장...!!
사실 초콜릿 치킨이라고 하여 전체가 전부 초콜릿 치킨으로만 나오는 건 아니고 1/4만 초콜릿 치킨,
그리고 나머지는 후라이드와 양념, 그리고 엔젤치킨인가 하는 전용 소스로 만든 크림 치킨이 감자와 함께 담겨나옵니다.
ㅎㅎㅎ...;;; 아마 초콜릿 치킨이라는 괴식을 제일 유명하게 터뜨린 곳이 이 가게 아닐까 싶은...
이게 엄청난 괴식같지만, 정작 주변에 먹어본 사람들의 공통적인 평은 다들 '보기보다 의외로 먹을만하다' 라는 평.
초콜릿의 쌉싸름하고 달콤한 맛과 치킨의 기름진 맛이 상상이 안 갈테지만 생각보다... 꽤 생각보다 잘 어울립니다.
다만 어디까지나 한 3~4조각까지만 맛있지 그 이상 먹으면 좀... 입안에 초콜릿이 코팅되면서 먹기 힘들어질 수 있으니
이런 건 여럿이 가서 주문한 뒤 한 사람당 1~2조각, 많으면 4조각까지만 할당될 수 있게 먹는 것을 권합니다...ㅋㅋ
다행히 양념치킨은 그냥 평범한 순살 양념치킨.
여기 순살치킨이 다른 가게 순살이랑 꽤 다르다고 느낀 게 일단 육질이 되게 부드럽고 촉촉한 편이에요.
그래서 씹으면 딱딱하거나 뻣뻣함 없이 입 안에 촉촉한 닭고기살의 육즙이 촥 퍼지는 그 느낌이 좋습니다.
초콜릿 치킨에 가려져 뭔가 괴식 파는 가게로 이미지가 낙인되어(?) 그렇지 실제 치킨 꽤 맛있게 잘 튀기는 집이거든요.
슬라이스한 양파를 넣은 이 크림 치킨도 고소한 맛이 옛날 특정 브랜드에서 잠깐 잘 나갔던 까르보치킨과 비슷한 맛.
다만 크림 계열 소스라 이것도 많이 먹으면 느끼하기 때문에 한 2~3조각 정도만 먹는 게 제일 좋긴 하더군요.
순살 후라이드는 그냥 아주 정직한 맛. 염지가 많이 되지 않아 그냥 먹으면 고소하긴 한데 좀 많이 심심하고
머스타드나 양념치킨 소스와 함께 즐겨야 좀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감자튀김은 그냥 시판 냉동 감자 튀긴건데, 뭐 알다시피 감자 튀긴 건 어떤 상황에서 먹어도 다 맛있으니까요.
검은 게 묻어있는 건 초콜릿 치킨 소스 묻은거니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됩니다.
치킨이 약간 모자란 듯 하여 2만원짜리 순살치킨 세트를 하나 더 추가.
양념과 후라이드 순살 반반과 함께 감자, 그리고 치즈스틱이 함께 담겨 나왔습니다. 이것저것 함께 먹기 딱 좋은 양.
치즈스틱도 머스타드에 찍어 맛있게... 치즈가 쭉쭉 늘어나는 정도까진 아니어도 적당히 바삭 고소하니 괜찮아요.
이렇게 낙성대에서의 마지막 동네아저씨 치킨 파티는 마무리.
나갈 때 '다들 건강해요' 라며 아주머니가 진심어린 인사를 해 주면서 음료값도 빼 주었는데 약간 짠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어떤 사유로 가게를 그만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하고
사실 저는 그렇게 많이 찾은 가게가 아니라 추억이 많이 담겨있는 것까진 아니지만, 이 가게 자주 다니면서
추억을 많이 간직한 분들도 많을텐데, 그 사람들에겐 많이 아쉽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가슴 속 어딘가 허전함이 느껴질 듯.
다만 여기와 별개로 수원 성균관대 쪽, 그리고 서울 신촌 쪽에서 영업중인 두 곳의 동네아저씨치킨은
본점 폐점과 무관하게 계속 영업하고 있다고 하니 이 치킨이 그리운 사람들은 그 곳을 찾아가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 신촌점은 아직 한 번도 안 가봤는데 평이 꽤 좋은 편이라 기회가 되면 저도 한 번 가 보고 싶어요.
PS : 항상 밥집 아래 남겨놓는 가게 약도나 정보를 이번에는 따로 넣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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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 메가커피에서 판매하는 민트 초콜릿 칩 프라페라고 하는데, 이 큰 사이즈가 단돈 3,500원에
위에 얹어주는 휘핑 크림을 휘핑 대신 아이스크림으로 변경 가능하더군요. 민초 좋아하는 분들에게 적극 추천합니다.
2023. 9. 9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