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그 여파가 게임센터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는데요,
올해 수도권에 위치한 유명한 게임센터가 하나둘 문을 닫기 시작하면서 아케이드 게임의 설 자리가 조금씩 사라져가고 있는 중입니다.
그 와중에 지난 10월, 수도권의 게임 유저들에게 상당히 큰 충격으로 다가올 만한 사건이 있었는데요,
바로 이수역에 위치한 '게임빌리지 이수테마파크점' 과 사당역에 위치한 '모펀 청소년 게임센터' 의 폐업입니다.
특히 이수 게임빌리지는 과거 이수테마파크 게임랜드 시절 수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성지로 유명세를 떨쳤던 곳으로
이수테마파크 게임랜드 폐점 당시에도 상당히 큰 파장이 있었다가 다시 '게임빌리지' 란 이름으로 부활하게 되었는데,
다시 부활한 게임센터마저 문을 닫게 되어 수도권의 아케이드 게임 즐기는 유저들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오게 되었습니다.
과거, 압구정 조이플라자와 이수 테마파크 게임랜드, 그리고 그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수유 음악 게임장만큼이나
현재의 이수 게임빌리지, 사당 모펀은 수도권의 게임 유저들에겐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는 곳이었던지라
두 게임센터가 폐업하기 전, 마지막 모습을 사진으로나마 남기기 위해 한 번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이수 게임빌리지의 출입구 근방.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제일 먼저 보이는 기기는 댄스 러쉬 스타덤.
게임센터 폐점 전, 마지막까지 함께했던 기타도라 세션 두 조.
게임빌리지 폐점으로 이제 두 조 이상 세션을 구비해놓은 게임센터는 노량진과 부천 어택만 남게 되었습니다.
수도권에 몇 대 남지 않은 댄스 댄스 레볼루션.
이 기기는 현재 어디로 옮겨갔는지 확인이 되지 않고 있네요. 좋은 주인을 찾아갔으면 좋으련만...
그리고 게임빌리지에 비해 존재감이 살짝 떨어지지만, 맞은편에 위치한 '짱오락실 이수점' 도 비슷한 시기에 폐업,
결국 이수역 근방에 위치한 E-amusement 네트워크가 돌아가는 게임센터는 전부 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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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이수에서 지하철로 한 정거장 거리에 위치한 '사당 모펀 게임센터' 입니다.
지하철 한 정거장 거리지만, 사당역에서 조금 걸어야 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론 도보 이동이 가능할 정도로 매우 가까운 편.
모펀 게임센터 같은 경우는 리듬게임을 주력으로 가동하는 철저하게 매니아층을 공략한 게임센터로
코믹월드 등 각종 동인 행사가 있는 날에 사람들이 많이 몰렸던 서브컬쳐 취미를 가진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곳이었습니다.
모펀 청소년 게임센터 간판에 그려져 있는 '대파'
일본의 보컬로이드 가수 하츠네 미쿠의 '파돌리기 송' 과 연관이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맞나 모르겠네요;;
많은 사람들이 거쳐 갔던 모펀 게임센터의 동전 교환기와 카운터.
특히 이 곳에서 근무했던 거쳐간 직원 중에는 지금도 가깝게 지내는 사람들이 몇 있습니다.
수많은 방문객들의 흔적이 남아있는 출입구 왼편에 위치한 벽.
각종 물건들이 진열되어 있는 진열장에 전시되어 있는
유비트 초대 챔피언 'KYOUSUKE' 님의 트로피.
일종의 밈으로 몇몇 사람들이 게임센터에 오면 이 트로피에 경례를 하는 풍습(?)도 있었다고 하지요.
아랫층의 소음으로 인해 발판 사이 충격방지 장치를 해 놓아 한동안 발판이 위아래로 많이 흔들리는 문제로
'봉봉이 발판' 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던 모펀 게임센터의 댄스 댄스 레볼루션도 이제는 추억.
영업 마지막 날엔 마지막을 지켜보려는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 비마니 게임의 파티시페이션이 소진,
모든 비마니 게임들의 정상적인 구동이 불가능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새로운 주인을 찾아 간 모펀 게임센터의 비트매니아IIDX.
댄스 댄스 레볼루션이 있는 안쪽에서 바라본 이젠 사진으로만 남게 된 매장 전경.
게임센터의 마지막을 지켜보기 위해 마지막 영업일에 몰린 수많은 사람들.
파티시페이션 포인트 소진으로 대부분 게임이 정상적으로 돌아가지 않는 상태였지만, 다들 떠나지 않고
매장을 지키고 있던 모습. 자주 안 온 사람들도 있겠지마는 자주 온 사람들에겐 아쉬움이 많이 남았겠지요.
게임센터 폐업을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남긴 방명록.
게임센터는 사라져도 사람들이 남겨놓은 흔적들은 사라지지 않고 오래 보존되었으면 합니다.
서브컬쳐 쪽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는 곳이니만큼 그림 잘 그리는 분들이 참 많아요.
어이쿠 이건 뭐여(...)
(솔직히 조금 오글거릴 수도 있지만, 게임센터에 애착이 많다면 충분히 가질 수 있는 감정이라 생각.
이 장면의 원작은 원피스 8권에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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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같은 경우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전, 학생 때부터 일부러 원정으로 자주 갔던 압구정 조이플라자 게임센터가 폐업했을 때
인생의 큰 축을 차지했던 추억의 장소가 사라지게 되어 한동안 그로 인한 상실감과 허전함이 많이 남았던 기억이 있었습니다.
비록 지금의 전 이 게임센터 폐업에 그 정도까지의 감정을 더 이상 느끼지 않긴 합니다만,
이 두 게임센터를 오랫동안 찾아오면서 좋아했던 지금의 게임 즐기는 사람들 중에는 분명
과거 조이플라자 게임센터 폐업할 때 제가 느꼈던 감정을 비슷하게 느끼는 사람들도 꽤 있지 않을까 싶어요.
뭐든지 영원한 건 있을 수 없지마는 역시 익숙하게 내 주변에 있던 것들을 보내는 마음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을 즐겁게 해 주었던, 많은 사람들을 연결시켜주었던 공간이 사라지게 되는 건 아쉽습니다만,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기에 언제든 헤어지게 될 시기가 찾아온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수 테마파크 시절부터 명맥을 이어 온 이수 게임빌리지, 그리고 서브컬쳐 문화의 중심을 지켜 온 사당 모펀 게임센터,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충분히 해 냈고, 둘 다 그동안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2020. 11. 28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