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첫 11일짜리 장기여행, 2023년 11월 타이완 전국일주
(103) 불 꺼진 휴게실에서 나홀로 홀짝홀짝, 코지하우스 호스텔에서의 고요한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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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야시장에서 실컷 먹고 즐기고 나오니 거의 밤 11시를 훌쩍 넘긴 시각.
당연히 숙소로 돌아오는 대중교통편이 있을 리 만무하고 그냥 슬슬 걸어 숙소로 다시 되돌아왔다.
숙소 안으로 들어가니 로비엔 최소한의 조명만 켜져있었고 직원들도 전부 들어간 상황. 사람의 인기척이라곤 전혀 느껴지지 않았음.
조용조용히... 다른 자는 사람들이 있을테니 방해되지 않게 조심히 입장.
게시판을 보니 직접 제작한 듯한 근처 맛집 가게 정보가 적혀있었다.
호텔이 아닌 게스트하우스에 숙박하면 이런 여행자들을 정보가 충실하게 준비되어 있다는 게 꽤 마음에 드는 점.
최소한의 조명만 켜 놓은 1층 응접실은 고요함만이 감돌고 있다. 왼쪽의 나무문이 출입문.
이렇게 보면 숙박시설에 온 게 아닌 다른 사람의 집에 놀러온 듯한 기분이 들어. 이게 게스트하우스가 가진 매력이기도 하겠지...
타이베이에서 묵었던 게스트하우스는 솔직히 되게 별로여서 게스트하우스에 대한 인식이 그렇게 좋지 않았었는데
여기만큼은 조금 예외였다. 호텔의 깔끔함과 세련됨은 없지만 뭔가 정이 가는 그런 느낌이었어.
차 티백과 함께 가볍게 쓸 수 있는 어매니티들도 구비되어 있어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다. 물론 쓰고 돌려놔야 하지만...
뒤에 블랙보드로 체크아웃 시각, 와이파이 번호, 택시 호출 번호 등의 정보가 있다. 출입문 번호는 보안상의 문제로 모자이크 처리.
주방에 있는 냉장고와 정수기.
객실마다 냉장고가 없지만 먹으려고 사 온 음식물을 이 냉장고에 넣어 보관할 수 있다.
만화책이 비치되어 있는데 어, 슬램덩크네... 타이완 번역본 슬램덩크.
게스트하우스 주인 두 명의 캐리커쳐.
재미있는 건 두 분 다 저 그림에 그려진 캐리커쳐와 상당히 비슷하게 생기셨음.
투숙객이 자유롭게 꺼내먹을 수 있는 간식류가 조금 비치되어 있다.
씻고 나와서 비치된 간식 접시에 좀 담고, 차도 한 잔 내린 뒤 가볍게 한 잔 하고 자려고...
타이완 골드메달 맥주 시리즈 중 처음 보는 제품인데, 무알콜 맥주로도 있는 건 이번에 처음 알았다.
맛은... 그냥 무알콜 맥주 특유의 감흥없는 맛이라... 그냥 한 번 맛본 정도로 충분할 것 같아...ㅋㅋ
어짜피 오늘 피곤하게 돌아다니고 많이 먹어서 알콜 들어가면 안 될 것 같아 선택한 거라... 골드메달 맥주는 걍 원판 마시거나
그 마트에서 발견할 수 있다면 18일맥주로 꼭 마셔볼 것을 권한다.
먹을 것도 먹었으니 방으로 올라가야지...
2, 3층에 각 하나씩 있는 공용 화장실 및 샤워실.
진짜 평범한 가정집 화장실 느낌이라 숙박시설이 아닌 다른 사람 집에 놀러온 듯한 기분.
심지어 치약도 일회용이 아니라 더 그런 느낌이 강했달까...ㅋㅋ 그래도 청소 상태는 깔끔해서 이용에 불편은 전혀 없었다.
오늘은 정말 이동을 많이 했던 하루.
분명 아침까진 가오슝에 있었는데 아침 일찍 기차 타고 타이둥으로 이동해서 그 더운 날 타이둥 시내를 돌아본 뒤
해가 질 때쯤 다시 기차 타고 화롄까지 올라와 이렇게 하루를 마무리할 준비를 하고 있다. 오늘 하루만 330km여를 이동한 셈.
그런데 내일도 비록 오늘만큼은 아니지만 또 많이 움직여야 한다.
느긋하게 여행 일정을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다녀보니 전혀 그런 게 아니었음...;;
결국 난 여행 다닐 때 평생 이렇게 빡빡하게 일정 짜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빡세게 여행을 즐길 팔자인가보다.
= Continue =
2024. 9. 24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