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첫 11일짜리 장기여행, 2023년 11월 타이완 전국일주
(119) 자칫 비행기를 놓칠뻔한 아슬아슬한 선택, 타오위안 공항행 1661번 리무진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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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체크아웃을 하고 나온 뒤 뤄둥 버스터미널로 이동.
뤄둥역은 동쪽 출입구와 서쪽 출입구, 이렇게 두 개의 출입구가 있다고 했는데 내 호텔과 시내로 연결된 곳은 서쪽 출입구,
그리고 이 쪽은 동쪽 출입구다. 같은 철도역임에도 불구하고 서쪽과 동쪽의 건물 모양이 상당히 다른 것이 특징.
뤄둥역 동쪽 출입구로 나와 그 앞의 광장에서 길 하나를 건너면 왼편에 높지는 않지만 넓은 건물 하나가 나오는데...
이 곳이 '뤄둥 버스터미널(羅東轉運站)'
여기서 '타오위안 국제공항(臺灣桃園國際機場)' 으로 가는 리무진 버스를 바로 탈 예정이다.
원래 처음엔 철도를 통해 타이베이로 일단 들어간 뒤 거기서 공항철도 타는 방법을 생각했는데
아무리 봐도 짐 들고 환승하는 게 답이 안 나와 한 번에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게 훨씬 편하고 가격적으로도 낫다는 판단을 한 것.
내가 탈 버스는 1번 승차장에서 출발한다.
버스 티켓도 구매하고 출발 시각도 확실하게 확인.
1661번 리무진 버스.
뤄둥에서 출발하여 타오위안 국제공항까지 가는 공항버스로
뤄둥 시내에서 한 번 정차를 하긴 하지만 뤄둥을 떠나면 타오위안 공항까지 중간에 서는 구간 없이 바로 가는 직통 노선이다.
오, 우등좌석 좋아...
여튼 공항버스답게 캐리어 놓을 수 있는 공간도 여유있게 마련되어 있어 거기에 캐리어를 적치하고 편하게 앉았다.
지정좌석이 아니기 때문에 그냥 적당히 편한 곳 아무데나 앉으면 된다.
이제 뤄둥을 떠나... 공항으로 돌아갈 시간.
비록 하루 정도밖에 안 머물러 있었지만 막상 이 곳을 떠난다고 생각하니 약간의 섭섭함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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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6일만에 다시 만나보는 타이베이 시내.
멀리 타이베이101을 비롯하여 왼편으로 샹산, 그리고 타이베이 시내의 모습이 선명하게 보인다.
버스는 타이베이 시내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외곽의 고속도로를 통해 공항으로 바로 간다.
원산대반점 호텔도 다시 만났다.
언젠가 저기 또 묵을 수 있는 날이 오겠지...
이번 여행 기간 동안 묵었던 호텔 중 가장 좋았던 곳. 진짜 타이베이 여행할 때 여기만큼은 꼭 한 번 묵어보는 것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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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타고 달린지 약 3시간 여, 마침내 '타오위안 국제공항' 에 도착했다.
...여기서 좀 큰일날 뻔한 일이 있었는데, 원래 구글지도상으로 뤄둥에서 타오위안 공항까지는 2시간이 걸린다고 안내되어 있었음.
그래서 처음엔 대충 비행기 출발 2시간 전 도착 목표를 잡아 뤄둥에서 버스를 타려 했었으나 그러기엔 시간이 애매하게 남아
뤄둥에서 딱히 뭐 크게 할 것도 없으니 그냥 빨리 출발하자... 라는 생각으로 예상했던 시각보다 한 시간 일찍 버스를 탔었다.
문제는 타오위안 공항으로 가는 고속도로가 상당히 막혔다는 것...
2시간 정도 걸린다는 예상 시간은 완전히 빗나가 실제로는 3시간이 걸렸고...
예정보다 한 시간 일찍 출발한 선택 덕에 아이러니하게도 딱 비행기 출발 2시간 전에 맞춰 정시에 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와;;; 나 만약 예정대로 버스 탔다면 자칫 비행기 놓칠 상황이었음;;
이렇게 생각하니 한 시간 전 버스를 탄 게 진짜 혜안이었다는 걸 깨닫게 되면서 한편으로는 등골이 살짝 서늘해짐을 느꼈다.
어쨌든 일단 무사히 공항에 왔으니 얼른 출발 카운터로 이동한다.
타오위안 공항은 가족들 데려다주러 5일차에 한 번 왔었는데 6일만에 또 오게 된다. 다만 이번엔 나도 비행기를 탈 것이다.
타오위안 공항 제2터미널.
우리 항공사 카운터를 1터미널로 이동하는 중간에 위치해 있다.
1터미널과 2터미널은 서로 걸어서 이동도 가능하지만 '스카이트레인' 이라는 셔틀 열차를 타고 이동하는 방법도 있다.
아시아나 항공 항공사 카운터는 2터미널에서 살짝 외진 곳에 떨어져있는 23, 24번에 위치.
위탁수하물 23kg 제한이 걸려있는데 실제로 재 보니 무려 25.2kg... 2.2kg이나 초과되는 바람에
결국 짐을 좀 빼서 핸드캐리로 전환한 뒤에야 어찌어찌 23kg에 간신히 맞춰 통과할 수 있었다.
아니 뭘 이렇게 많이 산 거야;;
일단 빨리 들어가자.
생각해보니 1터미널을 통한 귀국은 여러 번 했어도 2터미널을 통해 돌아가는 귀국은 이번이 처음이다.
1터미널 출국장에는 'See You, Taiwan' 이라는 거대한 간판이 있는데 그걸 못 보니 뭔가 좀 허전한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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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구역 진입.
타이베이의 관문이자 타이완 섬 최대 규모의 국제공항답게 사람도 매우 많고 면세점 규모도 상당히 큰 편.
탑승구가 상당히 많기 때문에 인천공항 못지않게 여기서도 탑승구 찾아가려면 한참을 걸어야 한다.
타오위안 공항 면세점에서 카발란은 어딜 가나 만날 수 있는 가장 흔한 위스키 중 하나.
위탁수하물 없는 여행을 할 경우 카발란 위스키는 공항 면세점에서 구매해야 한다.
조니워커 블루 라벨.
타이완의 조니워커 블루도 뭐... 가격은 상당히 비싼 편. 어 잘 보니 아래 히비키도 있네.
다만 나는 술을 그렇게까지 좋아하는 편은 아니니 그냥 가볍게 한 번 둘러보기만 하고...
(사실 이미 면세범위 한계치까지의 주류를 구매했기 때문에 여기서 뭔가를 더 사는게 불가능한 상황)
과자 파는 기념품샵 도착.
타오위안 공항의 과자 선물도 일본의 공항 못지않게 종류가 굉장히 다양한 편.
가족, 그리고 주변 친구들에게 선물해 줄 과자 몇 개를 구매한 뒤 바로 탑승구로 이동했다.
그리고 여기서도 또... 가슴 쓸어내릴 만한 멍청한 실수를 하나 저질렀는데(...)
바로 탑승구를 엉뚱한 정반대방향으로 잘못 찾아간 것.
내가 탈 비행기가 있는 탑승구는 C9번이었는데 대체 뭐에 홀린건지 아무 생각없이 B8쪽으로 이동했음.
그런데 B8에 도착하니 아시아나 항공이 아닌 전혀 다른 엉뚱한 항공사의 항공기가 출발 예정이라 써 있지 뭐야...
쎄한 기분이 들어 탑승권을 다시 확인해 보니 내가 가야 할 곳은 C9번... 탑승 마감 시각까지는 약 5분정도밖에 안 남은 상태.
와... X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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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이면 또 B8번에서 C9번까지는 완전히 정 반대에 위치해 있어 진짜 한참을 이동해야 하는 거리인데
그 중간중간에 무빙워크가 있긴 했어도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많아 빨리 달리기도 어려운 상황이었고
그 와중에 어떻게든 탑승 마감 직전에 도착은 해야해서 진짜 미친듯이 뒤도 안 돌아보고 정신줄 놓은 사람처럼 마구 내질러 달렸다.
겨우 C9번 탑승구에 도착하긴 했는데 속으로 탑승마감되면 어떡하지... 비행기 놓치는 거 아냐? 하는 불안감에 가슴은 막 뛰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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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천운으로 탑승객이 많아 탑승권 확인 및 탑승이 지연된 덕에 다행히 마감은 되지 않았고 아슬아슬하게 입장 가능.
다행히 C9번 타는 곳 앞에 아직 줄이 약간 남아있어 이렇게 출발 직전인 항공기 사진 한 장 찍을 여유 정도도 생겼다;;;
이번 여행 왜 이리 다이나믹하냐;;
완전 땀투성이가 되어 숨 헐떡이며 겨우 탑승권 확인하고 기내 안으로 입장.
진짜 긴장이 쫙 풀려서 온 몸에 힘 하나 안 들어가고 다리 풀릴 것 같더라;;
정말 길었던 타이완 11일간의 여행. 이제 남은 여행기는 마지막 '한 편'
= Continue =
2024. 10. 3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