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베이글' - 다들 한 번 정도는 들어본 적 있으시지요?
베이글 하나 먹자고 몇 시간동안 줄을 서야만 겨우 맛볼 수 있다는 그 '전설의 베이글' 을 저도 드디어 먹어보게 되었습니다...!!
대신 그 유명한 안국점 대신 집에서 가장 가까운 잠실 제2롯데월드에 있는 '잠실점' 을 저녁에 방문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저녁에 방문한 것조차도 캐치테이블을 이용해서 거의 한 시간 정도 기다린 끝에 겨우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아니 대체 뭐길래 그러지... 게다가 먹고가는 것도 아니고 포장만 하는 것 뿐인데도 대기가 이렇게 길게 걸리는 건 이유가 있는 건가.
여튼 그래도 아주 못 들어갈 정도까진 아니고 여기서 베이글 대기 올려놓고 근처에서 밥 먹고와서 시간은 빨리 갔지만요...
가게 입구에 세워져 있는 망아지 인형.
그리고 그 앞에 직원들이 서서 자기 대기가 온 손님들의 입장을 도와주고 있었습니다.
런던베이글 뮤지엄 잠실점의 영업시간은 오전 10시 30분부터 저녁 22시까지. 마지막 주문은 21시 30분이라고 합니다.
일단 매장 안으로 들어오니... 와, 이거 뭐지...ㅋㅋ
손님도 어마어마하게 많은데 카운터에 직원들도 어마어마해요. 눈앞에서 본 직원만 족히 15~20명은 되어보일 정도.
다 각자 저마다의 역할이 있는지 엄청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매장 한 쪽에 먹고갈 수 있는 테이블이 놓여있긴 한데, 테이블 대기를 하면 대기가 밑도끝도없이 길어지기 때문에
포장 대기를 선택했습니다. 사실 테이블의 수가 여긴 그렇게 많진 않더라고요. 그리고 또 워낙 사람이 많아 엄청 시끄러운지라
느긋하게 앉아 이야기나누며 베이글을 즐길 분위기도 사실 아니었고 말이지요.
전반적으로 원목, 붉은 벽돌을 사용하여 따뜻한 유럽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이국적인 인테리어.
물과 식기류, 소스통이 비치되어 있는 셀프 바.
영국인들의 단란한 가족 사진... 들로 보이는 액자들도 이곳저곳에 걸려있습니다. 창업주와 관련된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마스코트 스티커라든가...
인형.
티셔츠 등의 관련 굿즈들도 진열, 판매되고 있었고요...
전반적으로 인테리어라든가 소품 등에 상당히 신경을 썼다는 부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본점도 이런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잠실점만큼은 인테리어에 엄청 큰 힘을 쏟은 게 전해지더라고요. 사람이 너무 많은 것만 빼면 되게 좋을 것 같은데...^^;;
늦은 시각에 방문하면 그래도 낮에 비해 사람은 덜하다지만, 이렇게 다 팔려 빈 트레이만 남아있는 베이글 종류도 있습니다.
일단 가장 기본 베이글은 먹어봐야 알 것 같다고 생각되어 플레인은 꼭 먹어보려 했는데 하필 플레인 베이글이 매진.
그래도 다른 베이글들은 비교적 여유있게 남아있어 어렵지 않게 집을 수 있더라고요.
크림치즈를 듬뿍 바른 견과류 베이글에 트러플 오일을 찍어먹는 샌드위치 스타일의 신제품인 것 같은데 한 개 8,500원인가...?
가격이 베이글치고 상당히 세긴 한데 크기가 엄청 크고 또 햄버거 가격 생각하면 의외로 납득가는 것 같기도 한...
다만 이런 베이글은 포장하긴 좀 힘들 것 같아보이긴 합니다. 일단 다른 베이글과 달리 접시에 담겨나온 것도 그렇고요.
플레인 베이글을 제외한 다른 베이글들은 일단 개당 4천원대에 가격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다만 크기는 다른 빵집의 베이글에 비해 다소 큰 편. 1.5배까진 아니고 대략 1.2~1.3배 정도 더 큰 것 같더군요.
에브리띵 베이글은 깨를 비롯하여 각종 견과류를 표면에 다 뿌린 베이글인 것 같습니다.
매장에서 제일 인기있는 베이글 10선이 따로 적혀있어요. 베이글 고를 때 참고하면 될 것 같습니다.
다만 여기 분위기가 느긋하게 돌아다니며 고르긴 힘들고 성심당 본점처럼 일렬로 줄 서서 동선에 따라 움직여야 하는 게 문제.
그렇게 규칙이 정해져있다기보다는 사람이 워낙 많으니 질서 유지를 위해 그렇게 해야하는 분위기긴 했습니다.
계산대 앞에도 정말 많은 직원들이 있지요.
여튼 베이글이 진열되어 있는 매대를 한 바퀴 돌아 계산대로 이동한 뒤 바로 계산을 하면 되는데요...
문제는 계산을 했다고 바로 받을 수 있는 게 아니라 포장 대기가 또 따로 있어 이렇게 진동벨을 받습니다.
진동벨이 울리면 포장이 완료되었다는 뜻이니 가져가서 베이글을 받으면 돼요. 다만 대기 시간이 그렇게 길진 않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받아든 그 유명하면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런던 베이글'
손잡이 달린 봉투는 유상으로 따로 판매하기 때문에 유료 봉투가 필요없다고 말하면 저렇게 종이 봉투에 담아줍니다.
미니 전단 사이즈의 카드와 함께 주문번호, 그리고 구매한 베이글 이름이 적힌 영수증을 스카치테이프로 붙여줍니다.
전만 앞면은 이렇게 생겼고요...
뒷면은 이렇게 생겼는데...
이게 양면 전단인 줄 알았더니 접어 쓰는 4페이지짜리 전단이더군요. 한글은 단 하나도 없고 오로지 영어 뿐...!!
실제 이 가게의 지나친 영어표기 때문에 SNS에서 한 번 크게 까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솔직히 한글 안내가 많이 부족하긴 했어요.
그나마 각 베이글 명표 아래에 작게 한글이 써 있긴 했지만 너무 작아서 알아보기 좀 힘들 정도였던지라;;
매장의 컨셉인지 모르겠지만 이 부분은 제 기준으론 조금 개선되었음 좋겠고 그렇게 저는 마음에 드는 편은 아니었습니다.
제가 구매한 첫 번째 베이글은 '바질페스토 베이글(4,700원)'
이름 그대로 바질페스토를 넣고 구워낸 베이글입니다. 그래서 색도 은은한 연두빛을 띠고 있는 게 특징.
솔직히 무슨 맛일지 제일 궁금했던 제품이었거든요. 그래서 제일 먼저 집어들었던 제품이기도 하고요.
코스트코, 이마트 트레이더스 등지에서 파는 딱딱한 베이글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표면이 꽤 견고하고 밀도가 높은 편입니다.
빵 자체가 큼직한 것도 있지만 집어들었을 때 '묵직함' 이 확실하게 느껴졌어요. 아니 이건 베이글이니까 당연한 건가...
바질페스토가... 달아?
저는 약간 바질향과 함께 짭짤한 맛의 베이글을 상상했는데 의외로 짠맛이 아닌 달콤한 맛이라 먹어보고 '읭?' 하며 놀랐던 맛.
그런데 이 단맛이 첨예하게 느끼하고 농후한 단맛이 아닌 은은한 맛이라 거슬리진 않았고 바질향과의 조화가 꽤 괜찮아
전체적으로 풍미가 괜찮은 베이글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베이글이 밀도가 높으면서도 상당히 쫄깃해요. 가벼운 쫄깃쫄깃함이 아닌
묵직하면서도 꽉 들어찬 쫄깃함. 확실히 여기 베이글 잘 하는 집은 맞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던 맛.
두 번째 베이글은 '시나몬 피칸 베이글(4,700원)'
말 그대로 피칸을 넣고 구운 베이글에 시나몬 시럽을 발라 달콤하고 향긋하게 마무리한 베이글입니다.
쫄깃한 식감은 뭐 설명할 것 없고 피칸의 고소함과 시나몬의 향긋함이 굉장히 달콤하게 어우러지는 베이글이네요.
이거 시나몬향이 너무 좋아서 저한테는 여기서 먹은 세 개의 베이글 중 가장 베스트였습니다. 다만 단맛이 꽤 센 편이라 식사보단
진짜 커피와 함께 즐기는 간식으로 먹어야 더 어울릴 듯한 맛. 의외로(?) 커피랑은 잘 맞지만 우유와는 좀 안 맞을 듯한 느낌.
여튼 시나몬향을 즐기시는 분들이라면 한 번 드셔보세요. 꽤 좋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은 '에브리띵 베이글(4,700원)' 입니다.
왜 이런 이름이 붙었냐면 각종 견과류가 종류에 관계없이 베이글 표면에 징그럽게 느껴질 정도로 엄청 많이 붙었기 때문.
사람에 따라 좀 징그럽다고 느낄 수도 있는 이 베이글은 일단 고소한 맛이 메인일 것 같군요.
베이글의 윗부분은 견과류와 참깨가 엄청 많이 붙어있는데 반해 바닥쪽은 이렇게 좀 비어있긴 합니다.
역시 예상했던대로 이건 쫄깃한 플레인 베이글에 참깨, 견과류가 듬뿍 박혀있어 특유의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는 베이글로
제가 이 날 먹은 세 개의 베이글 중 가장 식사용 빵에 가까운 베이글이었습니다. 자극적이지 않고 고소해서 맛은 매우 좋았지만
참깨가 워낙 잘 떨어져서 먹을 때 다소 불편할 수 있으니 바닥에 접시 등을 반드시 놓고 먹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러고보니 매장에서 본 그 크림치즈 듬뿍 바르고 트러플 오일 찍어먹는 샌드위치 베이글이 이걸 베이스로 만든 것 같더라고요.
여튼 제2롯데월드 1층에 위치한 '런던베이글 뮤지엄' 은 한때 SNS에서 하도 안 좋은 이야기가 많아서
저기도 결국 겉멋만 든 거품 낀 가게인가... 라는 약간의 편견을 갖고 있었는데, '베이글은 진짜 맛있다' 는 걸 직접 경험하면서
그렇게 갖고 있던 편견을 어느 정도 걷어낼 수 있었습니다. 이 묵직한 무게감, 그리고 쫄깃함은 정말 다시 먹고 싶게 만드는 데
부족함이 없을 정도더군요. 엄청나게 긴 대기만 아니라면 다시 한 번 찾아가보고 싶은 집입니다.
뭐 그래도 집에서 비교적 가까운 잠실에 매장이 있으니만큼 근시일내에 또 가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있습니다...ㅎㅎ
한창 해가 질 때의 잠실역 사거리를 배경으로 이번 포스팅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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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런던베이글 뮤지엄 잠실점 찾아가는 길 : 지하철 2,8호선 잠실역 하차, 잠실 제2롯데월드 쇼핑몰 1층에 위치
2024. 10. 31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