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천안 내려와서 뚜쥬루과자점을 두 곳을 들렀습니다.
바로 지난 포스팅에 소개한 빵돌가마점, 그리고 두 번째로 방문한 곳은 천안시 성정동에 위치한 '성정본점'
90년대 뚜쥬루가 서울에서의 장사를 정리하고 천안으로 내려올 때 냈던 1호 매장으로 흔히 빵돌가마마을이 본점인 줄 알고 있지만
실제 뚜쥬루과자점의 본점은 사실상 이 곳입니다. 물론 상징적으로 그렇다는 거지 빵 종류와 공간은 빵돌가마마을이 압승.
그래도 본점이라는 상징성이 있어 이 곳을 한 번 더 찾게 되었고요, 빵돌가마마을에선 집에 가져갈 빵만 구매,
여기서는 매장에서 카페 이용하며 먹고 갈 빵 위주로 구매했습니다. 아무래도 규모가 작아 좀 더 느긋하게 즐길 수 있는 것도 있고요.
천안시내 큰길가 바로 옆에 위치해있어 주차 걱정이 될 수 있겠지만, 건물 뒤에 주차장이 확보되어 있어 어렵지 않게 주차 가능.
'느리게 더 느리게' 는 뚜쥬루과자점의 사훈과도 같은 느낌.
오랜 시간 천천히 발효하여 만드는 대표 메뉴인 거북이빵을 상징하는 문구이기도 합니다.
확실히 빵돌가마마을에 비해 규모도 작고 매장 손님도 그렇게 많지 않아요.
다만 어디까지나 빵돌가마마을에 비해 적다 뿐이지 꾸준히 손님 들어오는 모습은 아주 잘 나가는 동네 빵집을 방불케 합니다.
여튼 번잡한 분위기가 싫고 좀 더 느긋하게 뚜쥬루의 빵을 즐기고 싶다면 빵돌가마마을보다는 이 곳 방문을 더 추천합니다.
1층은 빵집, 2층은 빵 먹고갈 수 있는 카페로 구성되어 있어요. 1층에서 빵 사갖고 2층으로 올라가 먹을 수 있습니다.
다만 카페 공간은 빵집과 운영 시간이 다르므로 참고하는 게 좋아요. 빵집보다 늦게 열고 일찍 닫습니다.
티슈, 물컵 등이 비치되어 있는 셀프 바.
담쟁이덩굴이 덮여있는 창가로 자연 채광이 들어오는데 여기 분위기 진짜 좋습니다.
막 엄청 고급스러운 분위기는 아닌데 자연 채광도 잘 들어오고 실내도 굉장히 밝은 분위기라 있다보면 아늑해지는 그런 느낌.
음료 주문 뒤 진동벨을 받아들고 자리에 앉아 기다리는 중.
이 날 먹고 갈 빵들을 쟁반에 한데 담아 한 컷.
'카이막 브리오슈'
우유의 지방을 굳혀 크림처럼 만들어낸 튀르키예 지역 음식인 '카이막' 을 크림으로 넣은 브리오슈 빵입니다.
모양을 따라 칼로 예쁘게 잘라보긴... 했는데 안에 들어간 크림이 워낙 부드럽고 많아서 모양이 썩 좋지 않게 나왔네요;;
이거 마치 X나 카와이하게 잘라볼께요... 별 모양으로 잘라봐야징... 하고 잘랐다 망치는 그것 같은;;;
안에 들어간 카이막 크림이 처음엔 되게 연유크림마냥 달콤할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단맛이 없어서 살짝 의외.
처음엔 너무 달지 않아 '응, 이게 뭐지' 싶다가 씹을수록 입 안에 퍼지는 우유의 고소함, 그리고 그제서야 은은하게 올라오는
아주 약한 단맛이 꽤 매력적인 빵. 첫 맛은 되게 밋밋하게 느껴지다가도 이내 거기 적응되면 입 안이 촉촉한 식감과 은은함으로
행복해지는... 앉은자리에서 몇 개도 해치울 수 있을 것 같은 빵입니다.
'초코파이'
아주 진한 가나슈 초콜릿이 코팅되어 있는 파이로 우리가 흔히 생각하기 쉬운 양산과자인 오리온 초코파이,
혹은 전주 PNB 풍년제과의 초코파이와는 다소 다른 외관을 갖고 있습니다. 일단 냉장 보관 제품이고 두께가 아주 두꺼워요.
차가운 코코아 파운드 케이크 안엔 빵의 두께와 비슷한 수준으로 아주 두껍게 샌드된 초코 생크림이 한가득!
전혀 느끼함 없이 입 안 가득 부드럽고 달콤한 초콜릿의 맛이 훅 퍼지는 굉장히 고급스런 크림류의 파이였습니다.
진짜 호화로운 초코파이의 끝판왕을 보는 듯한 느낌. 이 달콤함이 황홀스럽기까지 하네요.
여기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단맛에 절여진 입을 한 번 씻어주고...
다음은 '뚜쥬루 피자(6,800원)'
피자는 1층에서 구매 후 올라와서 바로 먹는다고 하면 이렇게 데워서 접시에 담아 준비해줍니다. 수제 피클도 같이 내어주고요.
도우 위에 각종 토핑을 올린 뒤 그 위에 피자치즈를 아주 두껍게 뿌려 구워낸 팬피자로 치즈의 양이 상당한 편입니다.
이 단면만 봐도 얼마나 많은 치즈가 이 피자 위에 올라갔는지 충분히 가늠이 가실 듯.
안에 들어간 재료도 정말 알차요. 페퍼로니는 물론 잘게 썬 스모크햄에 다진 고기까지 정말 아낌없이 가득가득 채워넣어
'진짜로 맛있는 콤비네이션 팬 피자' 의 정석을 보는 기분입니다. 한 조각 6천원대의 가격이 다소 비싸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일단 받아들어 한 입 맛보면 '아, 이거 비싼 값어치 한다' 라는 걸 바로 느낄 수 있는 제 뚜쥬루 최애 제품 중 하나입니다.
(뚜쥬루 피자 첫 후기 : https://ryunan9903.tistory.com/2752)
'우유 팥빙수' 도 하나 주문 완료.
천안에서 생산한 팥을 매일 끓여 직접 만든다고 합니다. 다른 것도 그렇지만 유독 뚜쥬루에서 이 팥을 엄청 강조하더라고요.
곱게 간 우유얼음 위에 매장에서 직접 끓여만든 천안팥, 그리고 그 위에 큼직한 찰떡 세 덩어리를 얹은 아주 심플한 구성.
여기 빙수는 처음 먹어보는데 우유얼음이야 뭐 곱게 간 고소한 얼음이니 다른 집과 크게 다를 건 없지만 이 팥이 찐입니다.
진짜 시판 빙수팥에서는 절대 이런 맛 안 나오지... 시판 빙수팥보다 단맛은 살짝 덜하지만 진한 향과 쫀쫀한 질감,
와 이거 진짜 좋은 팥이다... 라는 걸 바로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좋은 팥이 들어간 빙수가 맛 없을 리 없지요. 돈값 하는 제품.
이 팥은 이렇게 빵 위에 올려 단팥빵처럼 즐기는 것도 추천. 뚜쥬루 가면 팥 들어가는 제품은 꼭 먹어야 한다는 걸 이번에 체감.
이렇게 '뚜쥬루과자점 성정본점' 체험도 성공적으로 마무리.
보통 외부 사람들이 천안을 찾으면 아무래도 테마파크 형식으로 꾸며진 빵돌가마마을을 많이 찾아가곤 할텐데
그 곳의 번잡함이 싫거나, 혹은 대중교통을 통해 천안을 찾아오셨다면 이 곳, 성정점을 찾는 것도 매우 좋은 경험이 될 것입니다.
돌가마만주, 돌가마빵 같은 빵돌가마마을 한정 제품은 없지만 여기도 거북이빵, 피자를 비롯 맛있는 빵들이 정말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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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내려갔을 땐 아산을 들러 온천욕도 한 번 즐기고 왔어요.
수도권 전철 1호선 '온양온천역' 을 한 컷. 아산시의 중심이 되는 철도역으로 이 역에서 한 정거장만 더 가면 1호선의 종점입니다.
온양온천을 전철로는 예전에 신창행 계통이 개통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딱 한 번 이용해본 적이 있습니다.
실제 여기까지 서울에서 전철을 타고 내려오는 것도 쉽지 않고 크게 찾아갈 만한 일이 없는 것도 있고요.
아산시는 '온양온천' 으로도 유명한데, 그래서인지 역 근처에는 온천욕을 할 수 있는 목욕탕이 많습니다.
온천 테마 호텔도 있긴 하지만 이렇게 당일치기로 놀러 온 사람들은 그냥 온천수로 목욕 즐기기 위한 이런 시설이 더 낫기도 해요.
온천 원탕을 사용한다는 '신천탕' 방문. 후기 찾아보니 시설은 좀 낡아도 여기 온천이 좋다고 평이 괜찮더라고요.
가능하면 온천 가실 때 '원탕' 이라 써 있는 곳으로 가시는 걸 추천합니다.
주차장이 건물 지하에 있는데 온천 이용객에 한해 아마 2시간인가 무료 주차가 되는 걸로 압니다.
1960년에 개업한 온천이니 벌써 60년이 넘은 곳. 일본에서도 취재해갈 정도라고 하니 물만큼은 확실히 좋을 것 같네요.
(당연하겠지만 온천 내부 시설 사진은 없고) 이렇게 온천욕을 즐기고...
해 지는 것을 바라보며 차 타고 수도권으로 다시 되돌아왔습니다. 이렇게 당일치기 천안 여행은 마무리.
진짜 수도권에 거주한다면 가끔 한 번씩 날 잡아서 이렇게 천안 다녀오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볼 거리, 먹을거리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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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뚜쥬루과자점 성정본점 찾아가는 길 : 충청남도 천안시 서북구 백석로 270(성정동 695-1), 천안역에서 도보 1.4km
https://naver.me/GUtVey3o
2024. 10. 25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