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작되면서 식당을 비롯한 자영업의 영업 제한도 하나둘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여럿이 모일 수 있는 것보다 더 좋은 건 늦은 시각에도 밖에서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점인데요,
(사실 영업제한이 있던 시절에도 식사가 가능한 시간대였지만) 얼마 전 밤 늦게 다녀온 천호 '라화쿵부' 입니다.
저녁 늦게 밥은 먹고 들어가야 했고 뭔가 혼밥하기 좋고 따끈한 국물이 먹고 싶어 선택한 가게인데요,
예전에도 몇 번 방문한 적이 있었고 그 기록을 블로그에 남기긴 했는데 오래간만에 다시 혼자 찾게 되었군요.
마라탕 가격은 100g 당 1,650원.
마라탕과 마라샹궈 이외에 몇몇 단품 메뉴를 판매하는 건 타 마라탕집과 거의 동일한 시스템입니다.
마라탕이 한창 유행할 때 '마라탕붐은 언제 꺼질까?' 라는 궁금증을 가진 적이 있었는데
그 예상을 깨고 유행이 지난 이후에도 사라지지 않고 아예 외식 장르 중 하나로 완전히 뿌리를 내렸습니다.
얼큰한 국물 + 매운맛이라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특징 때문에 지금은 그냥 한국 식문화로 자리를 잡은 '마라탕'
더구나 한국 마라탕엔 진한 맛을 위해 국물에 사골육수까지 들어갔으니... 이젠 그냥 뭐 한식이지요ㅋㅋㅋ
마라탕과 마라샹궈 재료를 담을 수 있는 셀프 바.
신선한 재료가 다양하게 비치되어 있는데요,
특히 천호점의 특징이라면 다른 곳에서 꼬치단위로 추가요금 받고 파는 소시지, 유부주머니, 햄 등의 재료가
여긴 그냥 비치되어 있어 100g 단위로 넣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정말 특이하게도 쇠고기, 양고기 말고도 돼지고기 삼겹살이 있는데, 따로 추가금액을 받지 않고
그냥 다른 재료들과 섞어서 100g 1,650원으로 계산을 해 줍니다! 이건 아마 천호점만 있는 서비스인 것 같음...
재료를 담은 뒤 결제를 마치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기본 식기 세팅.
반찬이라든가 밥, 물 등 마라탕을 제외한 모든 재료는 전부 셀프 서비스.
중화요리 전문점에 갔을 때 있으면 좋아하는 밑반찬 중 하나인 짜사이.
밥솥 안에 담긴 밥도 설기설기 담아 한 공기.
주문한 마라탕 도착.
마라탕을 테이블에 놓은 뒤 오늘 하루 고생한 나를 위한 한 상 전체를 찍었습니다.
매운맛은 중간 정도의 매운맛으로 선택했는데, 다행히 딱 먹기 좋은 수준.
쇠고기나 양고기가 아닌 돼지고기 삼겹살이 들어가는 마라탕 최고~!
물론 고기만 넣은 게 아니라 다른 재료도 함께 넣었는데, 이렇게 놓고 보니 뭔가 얼큰국밥 같은 느낌도 들고 그래요.
쇠고기나 양고기만큼은 아니지만 얼큰한 마라탕국물과 돼지고기와의 조합도 꽤 좋습니다.
국물에 밥을 말진 않고 국물과 건더기를 반찬삼아 밥 따로, 마라탕 따로 하며 열심히 먹었습니다.
조금씩 다른 재료들도 최대한 다양하게 넣어 여러가지 재료를 한번에 즐기는 매력이 있는 마라탕이었습니다.
다 먹고 나니 입가심 하라며 요구르트도 하나 내어주시더군요.
덕택에 마라탕으로 얼얼해진 입 안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마라탕 유행을 타면서 천호동에도 마라탕집이 꽤 많이 생겼는데
유행따라 한 번 붐이 온 뒤 많은 가게가 사라질 줄 알았더니, 단 한 집도 사라지지 않고 지금도 영업 중입니다.
그래서 이 동네에선 마라탕을 먹을 수 있는 선택지가 많아 참 좋은데, 개인적으로 제일 맛있게 먹었던 가게는
로데오거리 안쪽 먹자골목에 있는 '쏘핫마라탕 천호점'(https://ryunan9903.tistory.com/367)이었습니다만
혼자 가서도 언제든 부담없이 가장 편하고 느긋하게 먹을 수 있었던 가게는 이 라화쿵부라고 생각합니다.
다음에도 추운 겨울, 따뜻한 국물이 생각나고 혼자 밥 먹어야 할 일 있을 때 또 방문할 것 같아요.
. . . . . .
PS : 집에 모셔놓고 있던 스타벅스 리유저블 아이스 텀블러 첫 개시.
※ 라화쿵부 천호점 찾아가는 길 : 지하철 5, 8호선 천호역 5번출구 뒷편 현대백화점 사이 골목으로 쭉 직진
2021. 11. 29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