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차이나타운의 만두집 '다다복' 이 폐업을 한 지금.
만두 먹으러 차이나타운 갈 때 가장 먼저 선택하게 되는 집이 바로 이 곳, '송천포자방(松泉包子坊)' 입니다.
차이나타운 메인 거리에서 좀 떨어진 인적 드문 외진 골목에 있어 발견하기 쉽지 않고
유동인구 또한 많지 않지만, 만두를 전문으로 하는 이 근처 식당 중에선 단연 으뜸이라 여기는 곳.
안으로 들어와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아주머니와 아저씨, 두 분이 장사하고 홀은 단 세 개 뿐인 단촐한 규모의 가게.
메뉴판, 그리고 그 옆의 '포자방' 이라는 이름의 현판.
오향장육 빼고 정말 만두만으로 구성된 메뉴판. 여기는 만두 전문점이니까요.
군만두, 그리고 새우소룡포를 하나씩 주문했습니다.
물주전자, 그리고 일회용 종이컵.
앞접시와 젓가락 세팅.
반찬은 단무지 한 가지가 전부인데, 단무지 통에서 직접 먹을 만큼 가져오면 됩니다.
일단 가볍게 칭다오 맥주 한 병.
보통 요즘 양꼬치 전문점이나 중화요릿집에서 칭다오 한 병이 6천원이고 강남 같은 곳에선 8~9천원도 받는데
여긴 640ml 큰 병 하나가 단돈 5,000원! 단돈 천원 차이임에도 심리적으로 되게 싸게 느껴집니다.
칭다오는 안주 없이 그냥 마실 땐 적당히 깔끔하고 탄산감 있는 가벼운 라거 맥주인데,
만두, 혹은 기름진 중화요리와 함께 먹을 때 그 진가를 제대로 발휘하지요.
테이블에는 두 종류의 소스통이 있는데, 만두의 종류에 따라 사용하는 소스가 다릅니다.
소룡포와 찐만두용 전용 소스, 그리고 왕만두용 소스 두 가지가 따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소룡포와 찐만두 소스는 다진 고추와 식초가 들어가 새콤한 맛이 감도는 소스.
그러고보니 지금은 폐업한 다다복에서도 간장 대신 이와 비슷한 소스를 내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군만두(5,000원)'
한쪽만 구워 바닥은 노릇하고 위는 찐만두처럼 촉촉한 다다복 스타일의 만두가 아닌
중화요리 전문점에서 나오는 군만두처럼 얇은 만두피에 빚은 만두를 바삭하게 튀긴 음식입니다.
주문시 바로 튀겨나오기 때문에 표면이 되게 바삭하고 뜨거우니 먹을 때 조심조심...
다진 야채와 신선한 돼지고기가 알차게 들어가 바삭한 만두피와 조화롭게 어울리는 만두.
여기 정말 만두 맛있게 잘 튀기니 군만두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꼭 한 번 드셔보시길 권합니다.
육즙 들어있는 다다복 스타일의 만두와는 방향성이 다르지만 과자처럼 바삭하면서도 조금도 딱딱하지 않고
'파삭!' 하고 씹히는 만두피의 질감이 진짜 환상적이에요. 물론 꽉 차 있는 돼지고기 속은 더 말할 게 없습니다.
'새우 소룡포(6,000원)'
소룡포는 개인적으로 다다복의 그것보다 이 쪽이 몇 수 더 위라고 생각...ㅋㅋ
얇은 만두피 안에 통새우와 함께 육즙이 가득 들어있어 입 안 가득 팍~ 하고 터지는 이 느낌이 너무 좋습니다.
군만두가 바삭한 질감으로 최고라면 소룡포는 입 안 가득 쥬시하게 퍼지는 육즙의 풍부함이 최고.
둘 중 어느 게 더 낫다 판단하기 어려울 정도로 각자 개성이 강하기 때문에 고민될 땐 둘 다 먹어보시는 걸 권해요.
칭다오 맥주가 정말 맛있게 술술 넘어가는군요ㅋㅋ
저번에 여길 첫 방문했을 때, 매장 안에 타이완에서 본 펑리수 브랜드의 쇼핑백이 있었고
TV에서도 타이완 방송이 나오고 있어 혹시나...? 라는 의문을 가졌는데, 오늘 용기를 내서 계산할 때 물어봤지요.
알고보니 사장님께서 한국인이 아닌 중화민국 화교 2세라고 합니다. 대화할 땐 완전히 한국 사람 같았는데 말이지요.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타이완 이야기를 하니 되게 좋아하시던...ㅎㅎ 다음에 또 차이나타운 가면 찾을 것 같습니다.
※ 송천포자방 찾아가는 길 : 수도권 전철 1호선, 수인선 인천역 건너편, 농협 골목을 끼고 언덕 위로 올라가는 길목
송천포자 : 네이버
방문자리뷰 5 ·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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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2. 8 // by RYUN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