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8월, 광복절 구미,부산여행
(23) 지성이면 감천, 푸른 하늘에 닿을 듯한 감천문화마을(甘川洞文化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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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동 비석문화마을을 나와 큰길을 건너 언덕으로 조금 더 올라가면 '감천문화마을' 의 입구가 나옵니다.
사실상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아미동 비석마을과 감천동 문화마을은 서로 마주하고 것이나 마찬가지.
감천문화마을에 도착했다는 것을 알려주는 외벽 간판.
감천문화마을이 들어선 지역의 행정구역은 '사하구 감천2동' 입니다.
2년 반만에 다시 찾은 감천문화마을.
두 가지 달라진 점이 있다면, 하나는 수많은 관광객들로 바글바글했던 2년 전에 비해 사람이 많이 줄었다는 것,
그리고 다른 하나는 입구에 서 있는 노란 조끼 입은 아저씨가 발열 및 입장시 몇 가지 체크를 했다는 점입니다.
마을로 들어오는 입구가 이 곳 하나만 있는 건 아니긴 하지만, 거의 99% 이상의 관광객들은 이 입구를 통해
감천문화마을로 들어오기 때문에 입구에서부터 체크를 하는 듯 했어요.
감천문화마을 안내센터 건물에 붙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응원 현수막.
감천문화마을 안내도.
오른편엔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 대통령상 수상을 알리는 비석이 세워져 있습니다.
조금 일찍 온 이유도 있겠지만, 관광객들로 바글바글했던 곳이 일순간 조용해지니 분위기가 좀 묘하게 느껴지네요.
이 곳에서 오랫동안 삶의 터전을 가꿔 온 주민들에겐 이 조용함이 더 좋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마을 입구의 벽에 설치된 대형 물고기 모양의 포토 존.
감천문화마을의 대표적인 상징물 중 하나로 2년 전, 이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사람이 정말 많았습니다.
페인트로 그려지는 감천문화마을 전경이 담겨 있는 어떤 건물의 벽화.
삼진어묵과 더불어 부산의 대표적인 지역 어묵 브랜드 중 하나인 '고래사어묵' 도 한 곳 들어와 있습니다.
감천문화마을을 돌아보면 밥집이라든가 기념품 등을 판매하는 개인 가게는 있어도 편의점 등 대형 프랜차이즈는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이는 마을 공동체에서 대기업 프랜차이즈 입점을 막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지역 주민들에게 약간 불편할 수 있겠지마는 관광 수익이 마을 주민들이 아닌 대기업 자본으로 흘러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이라 생각하면 충분히 납득 가는 부분. 그나마 마을에서 좀 떨어진 곳에 CU가 있다는군요.
형형색색 다양한 집 모양의 타일이 붙어있는 계단.
와, 전주 한옥마을 명물(...?!)이 여기도 있네...ㅋㅋ
정말 뜬금없이, 또 생뚱맞게 발견한 가게라 약간 반가운 마음에 한 컷.
지금은 세계적인 스타가 된 방탄소년단(BTS)의 정국, 지민 얼굴이 그려진 벽화.
이 벽화를 그린 작가는 BTS의 무대를 설계해준 작가라고 하는데, 데뷔 8주년을 기념하여 그린 벽화라고 합니다.
지금은 좀 한산한 분위기지만, 한때 이 벽화를 찍기 위해 수많은 아미들이 이 곳을 찾았다고...
적막감마저 느껴지는 마을 안으로 들어가는 길.
덕택에 여유롭게 마을을 거닐 수 있는 건 좋았지만 이전 방문과 너무도 상이했던 풍경.
마을 중앙에 위치한 쉼터.
야외 쉼터 중앙에 나무 한 그루가 심어져 있어 쉬어갈 수 있는 그늘의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마을 중앙에 위치한 빵집, '감천제빵소'
예전에 여기서 도너츠를 팔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 도너츠집은 산 아래로 이전했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벽 곳곳에 그려진 고양이 발 모양의 그림이 되게 귀여운...ㅋㅋ
주민들이 거주하는 골목 아래로 내려가는 길목에 고양이 두 마리 발견.
고양이 사료가 놓여있는 걸 보니 집고양이는 아니어도 그냥 마을에서 사는 고양이 같았습니다. 되게 깔끔했거든요.
주민들이 이렇게 사료를 주면서 마을 안에서 키우는 듯.
그러고보니 2년 반 전에도 고양이를 봤는데, 고양이가 지나가니 수많은 사람들이 카메라를 들고 찰칵찰칵했던 기억이...
당신은 지금 어디로 가나요?
I Love GAMCHEON.
아미동 비석문화마을에서 봤던 I Love AMI 와 대칭되는 느낌의 조형물.
주호민의 만화 무한동력에 나오는 무한동력연구소가 실재한다면 아마 이와 비슷한 분위기 아닐까...
마을 정상의 언덕에서 내려다본 감천2동 감천문화마을.
감천문화마을의 최고 인기 조형물이기도 한 '어린왕자와 사막여우' 역시 그 자리를 그대로 지키고 있었습니다.
난간에 걸터앉아 감천2동 마을 전경을 내려다보는 모습은 감천문화마을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
2년 반 전 저마다 이 앞에서 어린왕자와 함께 기념사진을 남기려고 줄을 서서 사진을 찍었던 기억이 나는데요,
코로나19시국, 이른 오전에 찾아오니 마을에 관광객이 거의 없어 이 풍경을 느긋하게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난간 아래는 바로 절벽...이 아니라 지붕이 있어 추락해도 상대적으로 안전하겠지만, 그래도 사진 찍을 땐 조심해야 할 듯.
창 밖으로 감천문화마을을 내려다볼 수 있는 지붕이 있는 작은 전망대.
산에 둘러싸여 있어 마을이 품 안에 감싸져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이 곳.
감천2동 마을 역시 아미동 비석마을과 더불어 한국전쟁으로 피난을 온 피란민들에 의해 만들어진 마을이라고 합니다.
수많은 피란민들이 부산에 모여들면서 거주할 땅이 없어 산 위로 올라가 집을 짓고 살게 된 것이 마을이 만들어진 시초.
그래서 어찌보면 감천문화마을 역시 한국전쟁의 아픈 역사가 담겨 있는 마을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엄청난 양의 가방이 걸려있는 존재감 넘치는 건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강화로 인해 이 공간을 돌아다닐 때 방역수칙을 꼭 지켜달라는 안내 현수막.
아침 시간대라 사람이 적은 것도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관광객이 크게 줄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여기는 뭐 하는 집인지 좀 궁금하긴 하네요...ㅋㅋ
판매용은 아닌 것 같은데, 왜 이렇게 많은 가방이 걸려 있는 것일까...
'감천문화역' 간판이 달려 있는 기념품 전문점.
감천문화마을에서 가장 크고 종류를 많이 갖추고 있는 기념품 전문점입니다. 일찍 문을 열었더라고요.
2년 반 전 여행 때 사지 못했던 마그넷(자석)을 기념으로 하나 구매.
요새 어디든 여행지에 가면 해당 여행지를 상징하는 자석을 기념으로 하나씩 사 모으는 중입니다.
나중에 시간이 한참 지나도 자석을 보면서 '아, 내가 이 곳을 다녀왔구나' 라는 기억을 남기기 위해서...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마을 우물로 올라가는 계단.
지하철 토성역 6번 출구로 올라가는 길에 감천문화마을을 소개한 문구가 있는데,
그 문구 중에 '집이 층층이 지어진 것도 뒷집이 가려지지 않도록 한 배려' 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비탈진 언덕 위에 나란히 지어진 낡은 집들의 모습을 볼 때마다 그 말이 무슨 의미인지 와닿는 듯한 기분이 들어요.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면 곳곳에 공방을 개설하여 운영하는 모습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마을로 내려가는 좁은 골목 계단, 그리고 마을 입구에서 본 물고기 모양의 맨홀 뚜껑.
마을의 마실과도 같은 쉼터이자 이정표의 느낌이 드는 슈퍼마켓.
저녁놀이 지면 사람들이 모여 삼삼오오 슈퍼 앞에 모여앉아 저녁놀 보며 이야기꽃을 피울 것 같은 느낌.
또다른 물고기 모양의 맨홀.
큰길가 쪽은 기념품점과 식당 등 관광객들을 위한 상업 시설이 많고 길이 넓어 동선도 좋은 편이지만
언덕 아래 계단을 통해 골목으로 들어오면 실제 주민들이 거주하는 거주지와 바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곳은 주민들이 사는 곳이니만큼 외부 관광객들은 사생활 침해하는 행동은 삼가달라는 안내문이 붙어있습니다.
감천문화마을이 처음 알려지면서 전국에서 수많은 관광객이 몰려들어 이 마을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긴다고
남의 집 내부를 들어와 찍는다거나, 주민들의 모습을 마구 찍는 무개념한 사람들이 상당히 많았다고 합니다.
행여나 저도 그런 실수를 저지르지 않을까 골목을 다니면서도 최대한 조심조심 조용히 다니려 노력했습니다만
혹시라도 이 골목을 돌아다니는 동안 실수는 하지 않았을까 좀 조심스럽게 되네요.
누군가에게는 신기한 풍경을 가진 지나가는 관광지일 수도 있지만,
누군가에겐 한평생을 함께 해 온 고향이자 소중한 삶의 터전.
감천문화마을 제2안내소 앞에도 난간에 서 있는 어린왕자와 여우를 만날 수 있습니다만
아무래도 난간에 앉아 마을을 내려다보는 어린왕자상에 비해 인기는 적은 편입니다.
이 벤치 앞에서도 인상적인 풍경이 담긴 마을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70여 년의 역사동안 형형색색 지어진 건물 속 저마다 삶의 사연이 담겨 있을 감천문화마을.
언덕 위 계단식으로 다닥다닥 붙어있는 집은 다른 건물 뒤로 가려지는 것 하나 없이
높은 하늘 아래 본래의 모습 그대로 하나하나 드러내고 있는 풍경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파노라마 컷으로도 한 장.
어떤 주택 담에 만들어진 작은 건물 모형.
여러 개의 모형이 담에 나란히 세워져 있는데, 주택마다 색과 모양이 다 달라 감천문화마을을 잘 나타내고 있었습니다.
산 아래로 내려가는 길목의 일부 건물은 한창 철거가 진행중이었는데요, 아마 도로 확장 공사 때문이 아닐까 추정.
코로나19로 인해 관광객이 줄어 누군가는 울상이겠지만, 누군가는 평온한 삶이 돌아왔을 감천2동 감천문화마을.
향후 코로나19가 끝나 다시 관광이 활성화되더라도 이 곳 주민들의 평온한 삶이 계속 유지될 수 있길 바라며
이렇게 2년 반만에 다시 찾은 감천문화마을을 뒤로 하고 산 아래로 천천히 걸어 내려왔습니다.
= Continue =
2022. 1. 17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