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8월, 광복절 구미,부산여행
(25) 맛있는 파이만쥬가 있는 부산항 앞 숨겨진 빵집, 태성당(부산 동구 초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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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유명한 빵집 하면 몇 군데 떠오르는 곳이 있습니다.
일단 부산역에도 입점하여 열차 타고 부산을 떠나는 사람들의 선물용으로 엄청난 인기를 모으고 있는 '남포동 비앤씨'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안양 범계 롯데백화점에도 지점을 두고 있는 학원전과 슈크림으로 유명한 '옵스'
지점은 따로 없고 매장도 구석진 곳에 있지만 부산에서 가장 오래 된 전통 있는 제과넘 '백구당'
그리고 지난 부산여행 때 첫 방문 후 굉장히 맛있는 몽블랑에 매료되었던 '겐츠 베이커리' 까지...
물론 이 외에도 부산엔 지역을 대표하는 유명한 빵집이 더 있을거라 생각됩니다만, 제가 가 본 곳은 이 네 곳이 전부.
그런데 이번 여행을 통해 저 네 곳의 빵집 이외에 새로운 곳 한 곳이 추가되었습니다. 바로 초량동 '태성당'
태성당은 초량역에서 부산진역 방향으로 조금 걸어가면 나오는 빵집으로
지하철 1호선과 나란히 달리는 중앙대로 쪽 큰길가가 아닌 골목 안에 숨어있는 빵집으로
외지인이 약도 없이 일부러 찾아가기 힘든 다소 외진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관광객이 일부러 갈 만한 골목이 아닌 곳.
붉은 벽돌 건물의 아치형 출입구와 건물 앞에 설치되어 있는 벤치가 조금 인상적이었던 빵집.
70년 큐슈 전통 기술로 만든 제과제빵을 선보이는 가게라는 소개가 붙은 배너.
가게 간판에 '1950' 이라는 숫자가 붙었는데, 태성당이 처음 오픈한 연도는 아닐 거라 생각합니다.
부산에서 제일 오래 된 빵집은 1959년 오픈한 중앙동 백구당으로 알고 있거든요.
매장에서 판매하는 커피 이름이 재미있네요. '무궁화 커피 피었습니다' 라니...ㅋㅋ
참고로 이 당시엔 오징어게임 드라마가 아직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기 전이라 그 영향을 받은 건 아닙니다.
건물 외관도 구경했으니 매장 안으로 들어가봅니다.
매장 곳곳에 태성당에서 직접 만든 빵을 소개하는 포스터가 붙어있습니다.
차갑게 먹을수록 맛있는 프랑스우유 생크림빵. 다른 것보다 말차크림 메론빵과 말차크림 단팥빵 맛있어 보이네요.
태성당에서 가장 인기있는 시그니처 메뉴들.
파이만쥬와 대파빵, 그리고 미니 크루아상이 유명하다고 하는데, 큐슈, 후쿠오카 등의 이름을 붙인 걸 보면
일본 큐슈 지역의 제빵 기술이 배어있는 제과라는 걸 크게 강조하고 싶어하는 듯...
매대에 진열되어 있는 미니 크루아상. 크루아상 종류가 꽤 다양합니다.
가게의 시그니처 메뉴 중 하나라는 '궁극의 대파빵' 은 배만 안 불렀어도 한 번 먹어보는 건데
앞서 초량불백을 넉넉히 먹고 온지라 다음 기회로 미뤄야 할 것 같습니다. 가격은 개당 6,800원으로 약간 비싼 편.
빵 종류는 의외로 생각보다 다양한 편은 아닌데, 다양하게 이것저것 하기보다는 주력 메뉴에 집중하는 느낌.
가격대는 부산의 다른 유명한 빵집에 비해 약간 높다 - 라고 느껴지는 편입니다.
원목 바닥과 아치형 붉은 벽돌 장식으로 꾸민 홀 내부.
빵 굽는 주방 안쪽이 오픈되어 있어 밖에서 빵 제조 과정을 볼 수 있습니다. 왼쪽 냉장고 옆이 계산 카운터.
테이블이 매장 안에 있긴 했습니다만, 굉장히 규모가 작은 편이라 거의 구색맞추기 정도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가장 많이 팔리는 간판메뉴는 단연 '파이만쥬' 인데요,
태성당에서는 파이만쥬를 본인들이 제일 먼저 시작했다고 하는데, 실제 어디가 원조인지는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어느 유명한 빵집을 가나 죄다 파이만쥬를 간판메뉴로 내놓고 있어 조금 비슷비슷하다는 느낌도 있긴 합니다만
한편으로는 이렇게 박스에 담아 선물용으로 팔기 좋은 이유로 모든 빵집마다 이 빵을 밀어주는 것일지도 모른단 생각.
적어도 제가 아는 유명한 빵집 중 파이만쥬 취급하는 곳이 천안 뚜쥬루(돌가마만쥬), 대전 성심당(파이만주)
광주 베비에르(마왕파이), 그리고 부산 비앤씨에서도 파이만쥬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와 벌써 네 곳이나 있네!
다만 단팥이 한 가지만 취급하는 타 빵집과 달리 태성당 파이만쥬는 안에 들어가는 내용물에 따라 종류가 다릅니다.
오리지널(단팥), 찰떡, 흑임자, 옥수수, 총 네 가지 종류가 있는데, 4종을 한데 담아낸 선물세트도 팔고 있어요.
일단 커피와 함께 파이만쥬를 한 번 맛보기로 했습니다. 카운터에서 계산을 마친 뒤 테이블로 이동.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매장 취식은 1시간만 이용 가능하다는 직원 안내가 따로 있었습니다.
커피 세 잔, 그리고 접시에 담겨 나온 빵.
아쉽게도 흑임자는 현재 낱개로 구매할 수 없었고, 단팥과 옥수수, 찰떡 세 가지와 함께
제 취향대로 말차 미니 크루아상을 함께 구매했습니다. 파이만쥬 낱개 가격은 2,000원으로 최소 4개부터 구매가능.
동글동글한 모양의 단팥 파이만쥬.
이 쪽은 옥수수가 들어간 옥수수 파이만쥬입니다.
대구 삼송빵집의 마약옥수수빵, 그리고 부산 백구당의 크로이즌과 꽤 비슷한 맛이 날 것 같은 느낌.
함께 나온 칼로 적당히 먹기 좋게 분해(?)
파이만쥬나 크루아상 모두 부스러기 날리기 좋은 빵이라 조금 써는 데 애를 먹었습니다만...;;
옥수수 파이만쥬 안에는 달달하고 고소한 옥수수 알갱이가 가득 차 있는데, 역시 예상했던 대로
삼송빵집 마약옥수수빵과 꽤 유사한 맛입니다. 옥수수의 톡톡 튀는 식감과 씹을수록 배어나는 고소한 단맛이 일품.
거기에 달콤함과 버터향 나는 파이 껍질과의 조화가 아주 좋네요. 팥 들어가지 않아도 이렇게 맛있다니...!
다른 데 비해 가격이 좀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비싼 가격이 납득갈 만한 상당히 만족스런 만쥬였지요.
찰떡과 단팥이 가득 들어간 찰떡 만쥬도 풍부한 단팥의 꽉 찬 맛이 일품이긴 했습니다만
떡이 약간 굳어있었던 게 좀 아쉬웠던... 좀 더 떡이 쫄깃쫄깃하게 씹혔더라면 훨씬 더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다만 빈 공간 없이 단팥으로 가득 차 있는 게 좋아 이 만쥬 역시 꽤 만족스럽게 즐길 수 있었어요.
이렇게 팥으로 가득 찬 만쥬가 맛이 떨어질 리 있겠냐... 라는 생각.
말차 미니 크루아상(1,300원)은 크루아상 속 말차크림이 가득 들어있습니다.
크기는 일반 크루아상에 비해 훨씬 작지만 속은 알차게 가득 차 있다는 느낌.
쌉싸름하면서 달콤한 말차크림이 가득 찬 크루아상 역시 취향에 아주 잘 맞았어요. 되게 맛있네요ㅋㅋ
여기 빵 되게 잘 만드는 곳이네요. 위치가 살짝 후미진 곳에 있어 그동안 존재 자체를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부산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이런 빵집이 숨어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적어도 다음 부산 여행을 언젠가 하게 되면
다시 한 번 방문해봐야겠다 - 라는 생각을 갖게 만들었던 빵집. 그 때는 못 먹었던 궁극의 대파빵도 먹어봐야겠어요.
이번 부산 여행은 이 빵집을 들리는 것이 마지막.
초량역에서 일행 보내고 난 뒤 저 혼자 슬슬 걸어 부산역으로 되돌아가는 것만 남았습니다.
※ 태성당 찾아가는 길 : 부산지하철 1호선 초량역 12번출구 바로 앞 골목에서 우회전 후 좌회전, 이후 쭉 직진
https://smartstore.naver.com/taesungd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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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 18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