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전, 그러니까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많이 찾아오던 시절, 남대문시장을 지날 때마다 보는
항상 수많은 사람들로 줄이 길게 늘어서있는 호떡집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남대문 야채호떡' 이라는 가게인데요,
예전에 줄 길었을 땐 한 번도 먹어본 적 없지만 지금은 예전처럼 그렇게 줄이 길지 않아
약속이 있어 이 근처 지나가던 길에 대체 얼마나 맛있길래 그런 거지라는 호기심을 갖고 한 번 사 먹어보기로 했습니다.
길거리 노점으로 영업하는 가게인지라 간판이 별로 크지 않아요.
녹색 바탕에 아주 간단하게 '남대문 야채호떡' 이라는 상호명만 적혀 있습니다.
판매하는 메뉴는 세 가지. 야채호떡과 꿀호떡, 그리고 팥호떡이며 가격은 전부 1,200원입니다.
왠지 이거 예전에 1,000원에 팔다 가격을 한 번 올려 1,200원이 된 것 같은데... 일단 상호명대로 대표메뉴는 '야채호떡'
냉동 포장도 가능하다고 하는데, 냉동 포장을 해 가면 집에서 어떻게 먹지? 에어프라이어에 데워 먹으면 되려나...
한 때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가게였다는 것을 증명하듯 한국어 외에도 일본어, 중국어, 영어 안내 문구가 함께 있습니다.
세 명의 직원이 바쁜 손놀림으로 호떡을 열심히 구워 팔고 있어요.
비록 코로나19로 인해 외국인 손님은 많이 줄었지만, 남대문 명물답게 여전히 꾸준하게 많은 사람들이 찾아주고 있는데
이렇게 사람들이 계속 찾아와서 호떡을 사 가니 세 명이 달라붙어 일해도 정신없이 바쁜 분위기입니다.
호떡 굽는 매대 앞에 간장통이 있는데, 간장통에 과일과 야채를 듬뿍 집어넣었군요.
실제 간장의 맛에 어느 정도 영향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시각적인 효과 하나만큼은 확실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른 것보다도 외국인 관광객들이 와서 호떡 먹을 때 이거 보고 되게 신기해하지 않을까 싶던...
남대문 야채호떡의 대표메뉴, 야채호떡(1,200원)
종이컵 안에 갓 튀긴 호떡을 넣어준 뒤(종이컵보다 호떡이 크기 때문에 컵 한 쪽을 가위로 잘랐습니다)
그 위에 티슈 한 장을 감싸 바로 먹을 수 있게 내어줬습니다. 종이컵에 감쌌다 하더라도 뜨거우니 집을 때 조심하셔야...
그리고 호떡 한 개 크기가 꽤 큰 편입니다. 비슷하게 호떡으로 유명한 부산 남포동 씨앗호떡보다 더 크고 통통해요.
통통한 호떡 안에는 당면, 그리고 각종 야채를 다져넣은 소가 가득 들어있습니다.
엄청 뜨거우니 입 안이 데이지 않도록 조심조심 드셔야 할 듯. 이는 야채호떡 뿐 아니라 꿀이나 단팥도 마찬가지...
속에 들어있는 재료는 잡채에 들어가는 것과 상당히 유사한데, 간장으로 짭짤하게 맛을 내어 맛이 상당히 좋네요.
잡채가 탱글탱글하게 씹히는 식감과 맛이 매우 좋았고 만두 먹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고기가 따로 들어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간이 절묘하게 잘 되어 허전하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았어요.
또 크기가 꽤 큰 편이라 하나만 먹어도 은근 든든하더군요. 여기에 음료 하나 곁들이면 간단한 식사 대용도 될 듯.
먹고 갈 수 있는 공간이 마땅치 않아 근처 길거리에 서서 먹어야 하는 불편함이 좀 있긴 합니다만
그 불편을 감수할 수 있을 정도로 꽤 맛있게 먹었던 호떡이었습니다. 다음에 여기 지나가게 되면 팥도 먹어봐야겠어요.
호떡 노점 바로 맞은편에 우리은행 365코너가 있는데, 입구에 '호떡 반입 금지' 라는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호떡 먹으려고 저 안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이 있어서 그런 것 같은데, 그냥 밖에서 드시기를...ㅋㅋ;;
호떡집 근처에서 본 한 커피집. 쌍화 아이스와 쌍화슈패너라는 게 뭘까...;;
정체가 궁금해서 이따 밥 먹고 난 뒤에 한 번 가 볼까 했는데 영업시간이 짧더군요. 밥 먹고 나오니 문 닫혀있던...ㅡㅡ
아마 쌍화탕에 아이스 아메리카노, 쌍화탕에 라떼 섞은 게 아닐까 추정되는데 맛이 어떨지 상상이 안 가는군요...;;;
마지막으로, 어느 흐린 주말 낮의 서울역 앞. 뭔가 공사를 하고 있군요.
. . . . . .
※ 남대문 야채호떡 찾아가는 길 : 지하철 4호선 회현역 5번출구 하차 후 바로 우회전 후 남대문시장 따라 쭉 직진
남대문야채호떡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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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5. 12 // by RYUN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