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평택 송탄을 오래간만에 당일치기로 다녀왔습니다.
이번엔 차가 있어 평소 송탄 갈 때마다 꼭 다시 가 보고 싶었던 '불난버섯집' 을 오래간만에 다녀오게 되었는데요,
여기 매운버섯육개장, 그리고 버섯매운탕으로 되게 유명한 가게로 대중교통 접근성이 아주 불가능한 것까진 아니고
조금 무리하면 송탄역에서 걸어 이동하는 것도 가능하긴 하지만 아무래도 외곽에 위치해 거리가 있어 좀 불편한 편입니다.
매장 앞에 주차장이 넓게 마련되어 있어 주차하는 덴 전혀 문제 없습니다. 단독 건물로 있는 식당.
실내는 입식이긴 하지만 입구에 신발장이 있어 벗고 들어오는 구조.
매운 탕 요리 끓여서 파는 곳이라 여름철엔 에어컨이 필수, 상당히 내부가 시원한 편입니다.
메뉴판을 한 컷.
혼자 왔을 땐 탕류 세 가지 메뉴 중 하나 시키면 되는데, 가게에서 제일 유명한 건 아무래도 단연 '버섯육개장'
매운 거 못 드시는 분들이라면 맑은탕이나 된장찌개 시켜도 되고 여럿이 오면 전골 시켜 나눠먹는 것도 좋습니다.
저는 여기서 버섯육개장, 그리고 버섯매운탕을 먹어봤는데, 이번엔 '제육무침' 이란 메뉴를 함께 시켜보기로 했습니다.
물수건을 포함한 기본 식기 준비.
콩나물, 열무, 깍두기, 천사채무침, 그리고 삶은 땅콩 총 다섯 가지의 기본찬이 제공됩니다.
아무래도 메인 음식인 버섯육개장, 혹은 버섯매운탕이 얼큰하고 자극적인 편이라 반찬들은 대개 간이 심심하게 된 편.
경상도 지역에서 즐겨 먹는다는 껍질째 삶은 땅콩.
구운 땅콩과는 또다른 매력이 있어 하나씩 까서 먹으면 은근히 괜찮습니다.
특히 이 천사채 버무린 건 요새 좀 찾아보기 힘든 반찬인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거라...
간은 거의 되어있지 않고 마요네즈의 고소함만 느낄 수 있는 거라 반찬용보다는 전채요리 같은 식으로 즐기기 더 좋아요.
버섯매운탕 전골 주문시 밥이 포함되어 있지 않고 따로 주문해야 하기 때문에 공기밥은 따로 주문했습니다.
일단 인원수 맞춰 주문하긴 했지만 뭐 사람들 먹는 양에 따라 굳이 무리해서 인원수 맞춰 주문하지 않아도 됩니다.
사이드 메뉴로 주문한 '제육무침(18,000원)' 이 먼저 나왔어요.
제육무침은 아예 안주 메뉴로 빠져있는데, 전골 시킬 때 함께 주문해 먹는 것도 좋습니다.
저희가 세 명이 방문했는데 전골을 중 사이즈 대신 작은 걸로 시키는 대신 제육무침을 하나 추가한 거라...
제육볶음이야 한식 대표 메뉴라 할 정도로 워낙 유명하지만, '제육무침' 이라는 건 대체 뭔 음식인지 꽤 궁금했거든요.
삶은 돼지고기를 양파 등의 야채와 매콤한 제육 양념에 무쳐낸 요리로 얼핏 제육볶음 같이 생겼지만
강한 불에 볶아 만든 제육볶음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입니다. 타 지역에서 본 적 없는 요리라(제가 발견하지 못했을지도)
조금 생소하면서도 신기하네요. 거기에 부추 무친 것이 제육볶음과 거의 비슷한 비중으로 함께 담겨나왔어요.
부추무침과 제육무침을 함께 먹으면 된다고 하는군요.
제육볶음 특유의 불맛 대신 확실히 '무침이다' 라고 느낄 수 있는 맛을 즐길 수 있는데요,
매콤달콤한 맛을 갖고 있는 제육볶음과 달리 매콤하면서 미세하게 살짝 새콤한 맛이 느껴지는 게 되게 개성적인 맛.
'돼지고기를 이런 식으로도 먹을 수 있구나' 라는 인상과 함께 꽤 재미있게 즐길 수 있었던 처음 접해보는 음식으로
밥반찬으로 먹어도 좋지만 이건 밥반찬보다 정말 술안주로 함께해야 잘 어울리겠구나 - 라는 인상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저렇게 부추와 함께 먹어야 훨씬 맛있더군요. 새로운 것에 대한 경험으로 한 번 접해볼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제육볶음에 비해 기름지거나 농후함은 덜하고 좀 더 깔끔하게 즐길 수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버섯매운탕(소 사이즈 - 22,000원)'
2인 기준으로 맞춰 나오는 것이겠습니다만, 많이 먹는 사람이 아니라면 3인이 나눠먹기에도 충분하다 생각되는 양.
버섯매운탕이라는 이름답게 정말 많은 버섯이 담겨 나옵니다.
한 번 끓인 얼큰한 육수 위 느타리, 팽이, 새송이 등의 버섯과 함께 떡국떡, 고추 썬 것이 수북하게 얹어져 있습니다.
사진에 보이지 않지만 국물 안에 얇게 썬 쇠고기 고명도 넉넉하게 들어있고요.
가스불 위에 올린 뒤 팔팔 끓여드시면 되는데요, 국물이 한 번 끓인 상태로 제공되기 때문에 금방 익습니다.
취향에 따라 라면, 수제비, 떡, 당면 등의 사리 추가도 가능하다고 하는데 사리 가격도 1,000원으로 저렴해서 꽤 괜찮음.
이 국물엔 당면보다 라면, 혹은 수제비 사리 넣으면 더 잘 어울릴 것 같더군요.
다 익은 버섯은 건더기와 국물을 앞접시에 덜어 함께 즐기면 됩니다.
버섯의 포실포실하게 씹히는 맛이 일품.
너무 묵직하지 않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어 좋은 맛. 버섯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싫어할 리 없는 그런 맛이에요.
무엇보다 버섯육개장의 경우 국물이 상당히 맵고 찐득한 편인데, 매운탕은 그에 비해 매운맛이 좀 덜한 편이라
아무래도 버섯육개장 대비 상대적으로 이 쪽이 좀 더 대중적인 맛이고 취향이 덜 갈릴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물론 저는 찐득한 버섯육개장도 매우 좋아하긴 했습니다만, 혼밥이 아닌 이상 처음 이 가게를 오는 분이라면
버섯육개장보다는 버섯매운탕을 시켜서 먼저 맛본 뒤 버섯육개장은 2회차 방문에 도전해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얼큰하면서 또 개운한, 그리고 버섯과 고기 등으로 속이 꽉 찬 알찬 매운탕의 진수를 느낄 수 있습니다.
오래간만에 다시 방문한 평택 송탄의 유명 버섯요리 전문점 '불난버섯집'
과하지 않고 '맛있게 매운 음식' 의 진수를 경험할 수 있는 곳으로 차 타고 꼭 한 번 방문할 만한 가치가 있는 곳입니다.
특히 얼큰한 것 좋아하는 어른들 모시고 함께 가면 더 만족할 수 있는데, 제육무침이나 버섯매운탕 모두 식사로도 좋지만
술을 부르게 만드는 마성의(?) 음식이니만큼 반주 곁들이시려면 조금 불편하더라도 도보나 대중교통을 이용해보세요.
(대중교통 이용시 평택시 일반버스 3번, 5번, 화성시 일반버스 H104번, 마을버스 77번, 77-1번 이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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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난버섯집 찾아가는 길 : 경기도 평택시 고덕면 고덕북로 63 (당현리140), 송탄역 4번 출구에서 도보로 2.3km
2022. 7. 24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