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3 지리산, 창원, 문경
(1) 이 집 순대국밥은 정말 일품이란 말이야, 국물도 뻑뻑하고 고기도 꽤 많이 들었어~
유성식당(전북 완주군 삼례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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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많이 늦은 여행기 하나를 새로 시작하려 합니다.
2022년에 국내여행 다녀온 게 몇 개 있는데 꽤 밀려 있는 상황이라 앞에서부터 하나하나 정리해나가려 해요.
어쩌면 당분간 여행기가 많이 올라올 수 있으니 이 점 양해(?) 아니면 기대(?)해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더 늦어졌다간 다녀온 것에 대한 기억이 희미해질 수 있어 더 늦기 전에 쓰는 게 좋을 것 같아서...ㅡㅜ
2022년 초는 아직 해외여행이 완전히 자율화되지 않은 시점이라 해외 나가는 것은 요원하고 국내여행을 꽤 다녔습니다.
그 중, 가족여행으로 한 번 아랫지방에 내려갔다 온 적이 있었는데요, 2박 3일 일정으로 수도권에서 지리산으로 출발하여
하동에서 1박, 그리고 진주, 진해를 거쳐 창원에서 1박, 마지막으로 올라오는 길 문경을 들리는 일정으로
여행을 한 번 다녀왔습니다. 그 여행에 대한 기록입니다. 다녀온 지 반 년이 된 여행이라 밥집 등의 정보는 현재와
조금 다를 수 있으므로 이 점은 읽으실 때 참고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여튼 새로운 여행기, 재미있게 읽어주십시오 :)
수도권에서 꽤 일찍 차를 타고 내려와 지리산으로 가기 전, 아침 식사를 하러 전북 완주군에 들렀습니다.
전북 완주군 삼례읍. 전주에서 그리 멀지 않은 이 작은 도시에 꽤 유명한 순대국밥집이 있어 거길 찾기 위해 간 것이었지요.
완전 번화가는 아닌 다소 한적한 읍내의 아침이라 적당한 공터를 찾아 차를 대고 읍내로 들어왔습니다.
삼례읍내에 있는 '풍년제과'
초코파이로 유명한 풍년제과는 전주에 본점을 두고 있는 PNB풍년제과가 원조인데, 그 곳과 동일한 매장은 아니고
다른 상표권을 내서 운영하는 또다른 풍년제과 지점인 듯 합니다. 로고라든가 글씨가 다른 풍년제과와 동일하네요.
현재 두 개의 상표로 나뉘어져 있는 전주 풍년제과에 대한 이야기는 여길 읽어보시면 꽤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듯 해요.
(전주 풍년제과 : https://namu.wiki/w/%ED%92%8D%EB%85%84%EC%A0%9C%EA%B3%BC)
여행의 시작을 장식하는 첫 번째 아침식사 장소는 삼례읍내에 위치한 순대국 전문점 '유성식당'
1976년 오픈, 4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유서 깊은 밥집입니다.
이 곳의 순대국이 특히 전국적으로 유명한 이유는 맛도 그렇지만 수북하게 쌓아올린 고기 고명 비주얼 때문인데요...
저작권 문제로 이미지를 함부로 가져오긴 그렇고, 구글 이미지 검색에서 '유성식당 순대국밥' 으로 검색해보면
왜 이 곳이 순대국으로 유명한지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꽤 이른 시각에 도착해 그런지 매장에 손님이 거의 없었어요. 이른 아침식사를 하는 손님 한 팀이 전부.
사람이 없어서인지 매장 불도 다 켜놓지 않은 상황. 그래서 조금 어둑어둑한 분위기.
좌석은 사진에 보이는 좌식 테이블, 그리고 입식 테이블이 반반 섞여 있는 구조입니다. 취향에 따라 자리잡으면 될 듯.
매장 한 쪽에 위치한 셀프 반찬 코너.
기본 반찬은 따로 나오지만 모자란 반찬은 셀프 반찬 코너에서 직접 먹을 만큼 가지고 오면 됩니다.
순대국밥은 크게 '전통순대국밥(머리국밥)' 과 '순대국밥(머리국밥)' 이 있습니다.
전통국밥과 일반국밥의 차이는 토렴(밥을 말아서 나옴)과 따로국밥(밥과 국물이 따로 나옴)의 차이인데요,
구글 등의 이미지 검색에서 나오는 고기 가득한 비주얼의 순대국밥을 원한다면 토렴이 된 전통순대국밥을 시켜야 합니다.
...여기서 제가 엄청 큰 실수를 했거든요. 토렴된 국밥을 시켜야 하는데, 그걸 못 시키고 그만 일반 순대국밥을 시켰어요.
아오...ㅋㅋㅋ 저 비주얼 실제로 한 번 확인해보려고 일부러 찾아온 건데 왜 이런 실수를;;;
고기 폭탄의 화려한 비주얼을 자랑하는 순대국밥 드시려면 꼭 전통국밥 시키시기 바랍니다.
진짜 저 왜 일반 국밥을 시켰는지 모르겠어요. 뭐에 홀린건지 저걸 알면서도 저도 모르게 일반국밥을 시켰지 뭐에요...
이미 음식을 주문했으니 때는 늦었고, 아쉬운 마음 안은 채 기본 식기 준비.
반찬은 배추김치와 깍두기, 풋고추와 생마늘, 그리고 된장과 새우젓이 담겨 나옵니다.
기본 반찬은 앞서 이야기했듯 직원 아주머니가 가져다주고 추가 반찬을 직접 반찬 코너에서 가져다먹으면 됩니다.
배추김치는 갓 담근 겉절이 김치가 나오는데, 국밥과 이상적으로 잘 어울리는 가장 맛있는 김치입니다.
완주군도 일단 전라북도에 위치해 있는 행정구역이고 전주와 가까워 그런가 '전라도김치가 맛있지...' 란 생각이 들 정도.
'순대국밥(따로국밥 - 8,000원)'
막 뚝배기에서 빠글빠글 끓는 아주 뜨거운 상태로 제공되어 나온 국밥입니다.
다른 국밥집과의 차이점이 있다면 뽀얀 국물이 아닌 얼큰한 빨간 국물의 순대국밥으로 나온다는 점인데요,
기본적으로 얼큰한 국물로 끓인 국밥이기 때문에 이 점을 찾아가기 전 미리 알아두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리고 서빙되어 나온 이후에도 한참동안 국물이 계속 끓을 정도로 굉장히 뜨겁게 나와요.
밥은 공기밥으로 담겨 나오는데, 전통순대국밥을 시키면 토렴으로 바뀝니다.
처음에 전통국밥 못 시킨 것 때문에 되게 아쉬웠는데, 막상 국밥 받아들고 국물을 한 번 저어보니 어, 고기 많네...ㅋㅋ
생각 이상으로 고기 건더기가 정말 많이 담겼습니다. 순대를 비롯하여 각종 부속고기가 뻑뻑하게 담겨 있는데
진짜 이렇게 고기 건더기 많이 담긴 건 수원에서 먹었던 '아다미순대국' 이후 거의 처음 접해보는 것 같군요.
(수원 아다미순대국 : http://ryunan9903.egloos.com/4433873)
부속고기와 곱창, 살코기, 순대 할 것 없이 진짜 건더기 낭낭하게 들어있고~
국물도 너무 맵지 않고 적당히 얼큰하면서 진한 고깃국물맛이 든든한 아침식사는 물론 해장으로도 아주 완벽해 보입니다.
해장으로 빨간 국물 먹는 게 별로 좋은 건 아니라지만 지나치게 매운 게 아니라 이 정도는 충분히 괜찮다고 봐요.
밥 바로 말아서 부지런히 퍼 먹기 시작...
부속고기들은 잡내도 없고 질기지도 않아 어느 하나 흠 잡을 것 없이 아주 맛이 좋았습니다.
여기가 단순히 푸짐하게 담겨 나온 고기의 양 때문에 유명한 것이 아니더군요. 오래 영업하면서 쌓여 온 노하우로 만든
순대국밥은 확실히 다른 순대국집과 궤가 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양은 물론 맛도 일품.
직접 만든 듯한 두꺼운 껍질의 피순대도 꽤 인상적이었고요...
쫄깃한 껍질 속 촉촉한 피순대가 가득 차 있습니다.
이 집 순대국밥은 정말 일품이란 말이야... 국물도 뻑뻑하고 고기도 꽤 많이 들었어~
라는 말이 절로 떠오르게 만드는 국물과 밥. 공복 상태로 수도권에서 아침 일찍 내려온 보람이 있게 만드는 맛이었습니다.
이미 전통순대국밥을 시키지 못한 아쉬움 따위는 날아간 상태.
이 정도 수준의 순대국이면 굳이 전통순대국 비주얼이 아니어도 일부러 찾아와 먹을 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
한 그릇 뚝딱, 아주 든든하게 잘 먹었습니다. 이제 좀 살 것 같네요.
매장 나가는 길에도 믹스커피 자판기가 있는데, 여기서 영수증 갖고 옆의 카페 카면 커피 할인을 또 해 준대네요.
저야 바로 다른 곳으로 이동할 거라 이용할 일 없지만, 근처 카페 이동할 일 있으면 영수증 챙기시는 게 좋겠습니다.
늘 궁금했던 유성식당의 그 순대국밥. 비록 원했던 비주얼의 국밥 구경은 못했지만, 그 아쉬움을 날려버릴 만한
아주 맛있는 순대국밥을 아침부터 든든하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순대국을 필두로 지난 3월의 지리산 여행, 시작합니다.
= Continu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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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성식당 찾아가는 길 : 전북 완주군 삼례읍 동학로 29(오전 7시부터 영업 시작, 연중무휴 저녁 9시까지 영업)
2022. 10. 2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