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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2022.3 지리산,창원,문경

2022.10.2. (4) 약한 비릿함이 은은하게 감도는 게 매력인 재첩국과 아홉 가지 반찬, 예원(구례군 화엄사) / 2022.3 지리산, 창원, 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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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3 지리산, 창원, 문경

(4) 약한 비릿함이 은은하게 감도는 게 매력인 재첩국과 아홉 가지 반찬, 예원(구례군 화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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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은 아무래도 친구들과 함께 간 여행이 아닌 어른들을 모시고(부모님) 함께 간 여행이다 보니

젊은 분위기가 느껴지는 풍경이라든가 음식점, 그리고 혹은 제 블로그의 전매특허인 특이한 걸 찾아나서는 기행(...)같은 건

사실 별로 없고, 막 산악회 블로그나 카페 등에서 볼 수 있는 올드한 분위기를 지닌 풍경 사진이 꽤 많은 편입니다.

그래서 제 다른 포스팅, 혹은 여행기에 비해 읽는 사람에 따라 되게 루즈하고 재미없게 느껴질 수 있다는 생각도 좀 해요.

 

혹시라도 재미있거나 혹은 특이한 여행기를 기대하신 분들께는 조금 죄송하긴 합니다만,

항상 여행기라든가 포스팅이 강렬한 인상을 주는 것들로만 이어질 수도 없는 법이라 가끔은 이렇게 쉬어간다는 의미로

임팩트는 약하지만 스무스하고 잔잔한 사진들이 담긴 풍경이나 일정도 담백한 기분으로 봐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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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구례 읍내에서 밥을 먹으려 했는데, 정작 구례 읍내에 들어가니 마땅히 밥 먹을 곳이 있지 않은 거에요.

뭐 저 혼자 여행을 다닌다면야 적당한 곳에 가서 대충 때우거나, 혹은 뭔가 테마를 만들어서 거기에 해당하는 음식을

찾아먹는다든가 하는 식으로 혼자만의 방식으로 즐기는 것이 가능한데, 어른들을 모시고 가면 그런 게 절대 쉽지 않지요.

진짜 음식 부분이 가장 힘든 부분이기도 한데, 이건 어른들 모시고 여행 다녀본 분들이라면 누구나 다 공감할 겁니다(...)

 

뭐 그렇게 하여 구례 읍내를 빠져나와 차 끌고 지리산 화엄사 근처로 이동,

사찰 근처에 몰려있는 많은 밥집 중 가장 사람들의 평가가 좋다고 하는 '예원' 이라는 지리산 한정식집을 찾게 되었습니다.

 

 

가게 앞에 놓여있는 수많은 화분과 장작. 이런 분위기는 진짜 연세 있으신 분들 감성인데...ㅋㅋ

참고로 사찰이라든가 등산로 근처가 으레 그렇듯 이 근방에도 산채비빔밥, 도토리묵, 더덕구이 등 한식을 파는 밥집이

꽤 많았습니다. 그리고 주말이라 관광객들도 어마어마하게 많았고 말이지요.

사람과 차는 많은데 주차 가능한 공간은 한정되어 있어 차 대는데 상당히 고생했습니다. 그나마 자리가 있었기 망정이지...

 

 

식당 내부는 꽤 넓은 편.

다만 꽤 오래 된 식당이라는 분위기가 매장 곳곳에서 느껴지더군요. 연통이 연결된 큰 난로를 비롯해서 말이에요.

 

 

유명인들이 꽤 많이 다녀간 곳인지 매장 한 쪽에 유명인들의 사인이 많이 걸려있습니다.

한식요리경연대회에서 대상을 탔다는 걸 알리는 상장도 매장 한 쪽에 자랑스럽게 붙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예원한정식의 메뉴판.

 

 

산 속에 있는 한정식집답게 이런 곳에서 판매할 만한 메뉴들은 전부 갖췄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대표메뉴는 아무래도 더덕정식이라든가 산채정식 같아 보이고 실제 주변에서도 그 음식을 많이 먹고 있었습니다만

저희는 기왕 여기까지 온 김에 구례, 하동에서 유명한 특산물인 '재첩' 을 이용한 재첩국을 한 번 먹어보기로 했습니다.

섬진강재첩국 가격은 인당 1만원. 결코 저렴하다고는 할 수 없는 음식이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일단 한 번...

 

메뉴판 오른쪽 보니까 '능이백숙' 도 있네요. SNS 등지를 통해 여름계곡음식 밈으로 자리잡은 한방능이백숙 말이에요...;;

 

 

수저를 놓는 수저받침이 테이블마다 티슈와 함께 비치되어 있어 좀 더 위생적으로 수저를 놓을 수 있습니다.

 

 

기본 식기 준비.

참고로 이 밥집도 그렇고 화엄사 일대 밥집들이 봄 관광 시즌이라 진짜 관광객들로 어마어마하게 터져나갔거든요.

웬만한 밥집은 죄다 만석인데다 몇몇 가게는 재료가 다 떨어져 식사가 불가능하다고 손님을 안 받는 집도 있을 정도였고요.

그나마 여기는 손님을 받긴 했습니다만 사람이 워낙 많아 음식 나오는 데 시간이 다소 걸리긴 했습니다.

 

혹여나 여건이 되고 시간이 된다면 여러분들은 여행 다니실 때 가급적 사람 없는 시간대에 다니실 수 있길 바랍니다.

다만 다들 그걸 알고 있지만 그럴 여건이 되지 않기에 사람 많이 몰리는 휴일에 이렇게 찾게 되는 것이긴 하지만요...ㅡㅜ

 

 

재첩국이 나오기 전, 기본 반찬이 먼저 나왔어요.

사실 뭐 더덕정식이나 산채정식 시킨 것이 아니라 크게 기대를 안 헀는데 의외로 반찬들이 꽤 그럴싸하게 나와서

'오, 여기는 재첩국 하나만 시켜도 반찬이 이렇게 나오나?' 하며 이런 건 꽤 괜찮다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보기와 달리 의외로 반찬들이 무성의한 구색맞추기용이 아닌 하나하나 꽤 괜찮게 만들어진 밑반찬들이었습니다.

 

 

새콤한 맛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던 매실장아찌.

 

 

그리고 전라도답게 갓김치가 나왔는데, 재작년 여름 여수에서 먹은 갓김치 이후 가장 맛있게 먹은 갓김치였어요.

여수에서 진짜 맛있게 먹었던 갓김치로 '호랑이게장백반' 의 갓김치가 있었는데요, 거기 이후로 가장 맛이 좋았습니다.

(여수 호랑이게장백반 갓김치 : https://ryunan9903.tistory.com/413)

 

2020.8.18. (2) 예술적인 밥도둑, 돌게장과 갓김치가 나오는 호랭이게장백반(여수 봉산동) / 아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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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unan9903.tistory.com

 

 

반찬 나오고 얼마 안 있어 메인 식사인 재첩국도 나왔습니다.

 

 

뽀얀 국물 속 살짝 비릿한 향이 감도는 재첩이 듬뿍 담겨있는 지리산의 명물음식 중 하나, '재첩국'

재첩은 백합목 재첩과의 조개로 다 자란 것의 크기가 고작 2cm밖에 되지 않는 조그마한 크기를 갖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섬진강 중, 하류 지역에서 많이 채취하는데 전남 광양, 그리고 하동군의 재첩이 가장 유명하다고 합니다.

특히 하동 쪽의 재첩이 더 유명하다고는 하지만 사실상 같은 섬진강 재첩이라 품질의 차이는 거의 없다고 하는군요.

그래서 섬진강이 흐르는 지리산 구례, 하동 일대엔 재첩국을 취급하는 식당을 상당히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밥은 여느 식당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아주 평범한 공기밥. 다만 밥을 꼭꼭 눌러 알차게 담았더군요.

 

 

앞서 아침에 먹은 삼례의 순대국에 비해 국물이 굉장히 허전해 보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뽀얀 국물 속 동글동글하고 조그마한 재첩은 아쉽지 않게끔 넉넉히 들어있습니다. 은근 쫄깃하니 맛있네요.

국물도 살짝 비릿함 감도는 짭짤하고 개운한 국물이 인상적이긴 한데, 이 정도 비릿함은 뭐 충분히 용인될 수 있을 정도.

 

 

어쨌든 밥을 말았어요. 아침, 점심 두 번 연속으로 국밥을 먹게 되는군요.

 

 

쫄깃한 재첩이 있는 국물에 말아먹는 밥은 아침에 먹은 순대국밥만큼의 푸짐한 매력은 아무래도 덜하지만

입맛 없을 때 가볍게 먹어도 괜찮을 정도로 덜 자극적이고 순해서 꽤 편안한 기분으로 먹을 수 있었습니다.

부추가 좀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살짝 있긴 합니다만, 이건 건더기의 푸짐함보단 국물의 개운함으로 먹는 거니...

 

 

여러 반찬이랑 함께 조합을 해 보았는데, 역시 매실장아찌와 갓김치와의 조합이 가장 잘 어울리더라고요.

너무 과하지 않게 적당히 익어 아삭하면서도 살짝 톡 쏘는 갓김치의 풍미가 자극적이지 않은 재첩국과 잘 어울립니다.

결국 갓김치는 추가로 더 달라 요청하여 한 접시를 더 비웠습니다.

 

 

지리산 구례, 하동 일대에 가면 심심치않게 만나볼 수 있는 로컬 음식인 '재첩국'

꼭 재첩 파는 식당에 가서 밥을 먹지 않더라도 요새는 레토르트로 포장한 재첩국이 많이 나와 이 동네 근방에서

기념품으로 재첩국 레토르트 팩을 파는 걸 많이 볼 수 있더라고요. 특별한 재료가 많이 들어가는 게 아니라

부추만 있다면 식당에서 먹는 재첩국과 비슷한 맛을 집에서도 낼 수 있으니만큼 한 번 사가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사람이 워낙 많아 북적북적한 분위기에서 먹었던 식사긴 했지만 그래도 음식이 나쁘지는 않았어요.

일단 이 정도로 사람 많은 곳에 어떻게 자리를 잡아 최대한 여유롭게 밥을 먹을 수 있었다는 것 만으로도 만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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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군 시가지에는 '구례 5일 시장' 이라는 장터가 있습니다.

장날이 아니라 사람이 많진 않았습니다만, 그래도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와 그런지 휑한 분위기만큼은 별로 없더라고요.

 

 

뻥튀기를 직접 튀겨파는 뻥튀기집, '송순례 튀밥집'.

뻥이요~! 하고 소리지르는 모습은 꽤 오래간만에 보는 풍경. 어릴 적 동네에 하나쯤 있었던 뻥튀기집이었는데...

 

 

장날이 아니라 문을 열지 않은 상가들이 꽤 많았습니다.

 

 

5일장을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만들기 위해 간판 등의 정비를 한 번 깨끗하게 싹 해냈더군요.

건물의 기와지붕도 전부 통일해서 새롭게 세우고 여러모로 현대화를 위해 애쓴 흔적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 닫은 가게들 너무 많은 것 아닌가(...)

이게 장날이 아니라 문을 닫은건지, 아니면 원래 이렇게 사람이 없었던 건지 모르겠군요.

그나마 바깥쪽은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좀 있고 몇몇 가게들은 나름 붐비긴 했지만 이렇게 텅 빈 공간도 있다는 것을...

 

 

중화요릿집 이름 참 그렇다(...)

 

 

요즘은 '상회' 라는 이름을 잘 안 쓰는데, 이 곳엔 아직 '상회' 라는 이름을 걸고 영업하는 매장이 남아있습니다.

상회(商會)는 몇몇 사람이 모여 영업을 하는 기업체 혹은 상점 등의 이름에 덧붙여 쓰는 말이라고 합니다.

 

 

시장 안 쌀집을 지키고 있는 시골개 한 마리.

목줄을 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도망가지도 않고 세상 편한 표정으로 앉아서 느긋하게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한적한 상가 앞에 개가 앉아 쉬고 있는 풍경도 대도시가 아닌 이런 한적한 지방에서 볼 수 있는 자연스런 풍경 중 하나.

 

= Continu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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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원한정식 찾아가는 길 : 전남 구례군 마산면 화엄사로 381 황전상가(황전리 546), 화엄사 입구 음식특화거리 내 위치

http://www.mangoplate.com/restaurants/lhiwyBS42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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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0. 2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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