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전철 1호선 오류동역 근방에 위치한 분식집 '세븐퓨전푸드'
이 동네 사람들 중엔 알 만한 사람은 다 알 법한 되게 유명한 분식집이라고 하는데, 그 정체를 확인해보기 위해 방문.
오류동역에서 상당히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역에서 내려 도보로 5분이 채 안 되는 곳에 있거든요.
'이 많은 메뉴를 다 만든다고?!' 란 생각이 들 정도로 메뉴가 정말 다양합니다.
거의 김밥천국에 필적... 아니 그 수준을 아찔하게 넘어선 어마어마하게 많은 메뉴가 특징인데요, 다른 것보다도 특히
치즈를 넣은 메뉴들이 여기의 대표 메뉴라고 해요.
세트 메뉴도 있는데 '홍건적의 날' 은 매운 음식들만을 모아놓은 세트, '치즈오형제' 는 치즈 들어간 메뉴들을 모은 것.
네이밍 센스가 조금 아득하긴 하지만(...) 어쨌든 특정 장르의 음식들만 모아놓은 것들도 있으니 참고하시면 될 듯 합니다.
모든 밥류 메뉴에는 모짜렐라 치즈 추가가 가능하다고 하는데, 심지어 이미 치즈가 들어간 메뉴에도 치즈 추가가 가능.
일본인 아주머니(조금 어눌하지만 소통에 문제 없을 정도로 한국어 잘 하고 굉장히 친절하심)와 남편으로 보이는(아마도?)
한국인 주방장 두 분이 운영하는 작은 가게입니다. 아저씨는 주방에서 조리, 아주머니는 홀에서 서빙 및 접객을 하는데
엄청 바쁘게 돌아다니면서도 친절함을 계속 유지하는 게 되게 보기 좋더군요. 직원을 따로 두지 않는 식당이라
식기류라든가 기본반찬 등은 셀프로 직접 가져다 먹어야 합니다. 여튼 기본 식기 준비.
밑반찬은 배추김치와 단무지, 그리고 할라피뇨 고추장아찌 세 가지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된장국도 온수통에 들어있어 직접 가져오면 되는데, 여기 된장국이 굉장히 특이하더라고요.
보통 이런 분식집 된장국 하면 일식돈까스 집에 나올법한 일본식 미소장국 나오는 게 일반적인데 여기 된장국 맛은
일본식 미소장국이 아닌 진짜 한국 된장찌개맛(...) 스타일은 약간 다르지만 영락없는 토속적인 된장찌개 맛이라
조금 깨면서도 되게 재밌습니다. 아마 된장국을 끓일 때 우리나라 된장을 풀어서 끓이는 것 같아요.
'참치김밥(3,500원)'
포장이 아닌 매장에서 먹고 갈 경우 이렇게 접시에 예쁘게 담아주십니다. 마치 분식집 김밥이 아닌 일식집 김초밥 같이(...)
저기다가 뭐 단풍잎 같은 거 몇 개 올려놓으면 순식간에 가격이 막 2만원으로 뛰어오를 것 같고 막 그런 느낌.
참치와 함께 속재료가 되게 알차게 들어있는데, 이렇게 속이 알차게 들어있는 김밥이 맛 없을 리 없지요.
깻잎으로 속재료를 한 번 감싸 향긋한 깻잎향과 함께 참치의 기름지고 풍부한 향이 아주 잘 어울리는 맛있는 참치김밥.
군만두(3,000원)가 어떻게 나올지 궁금해서 한 번 시켜봤는데, 바로 튀긴 만두가 팬에 담겨 그대로 제공되던...
만두는 물만두용 조그마한 만두를 튀겼는데 바싹 튀긴 만두 위에 후추를 살짝 뿌려 마무리했습니다.
직접 빚은 만두가 아닌 시판 만두라는 걸 감안해도 단돈 3,000원에 이렇게 내어줘도 괜찮은건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
게다가 간장도 그냥 간장이 아니라 파에 참깨, 거기에 고추기름까지 살짝 부은 엄청 본격적인 간장이 나와요!
아니 무슨 3,000원짜리 군만두에 이런 간장이 같이 나오는 거지...ㅋㅋ 이 가게 대체 뭘까 하는 생각이 슬슬 올라오는군요;;
만두는 그냥 일반 시판 만두 맛이긴 합니다만, 굉장히 바삭하게 튀기고 살짝 후추를 뿌려 향긋하니 좋습니다.
진짜 맛있게 잘 튀긴 만두에요. 덜 튀겨지거나 혹은 과하게 튀겨진 부분 없이 아주 절묘합니다. 맥주를 부르게 하는 맛.
(다만 매장에서 맥주 등의 주류는 따로 팔지 않습니다. 술이 아닌 밥 파는 식당이라...)
'삼겹살 김치 오무라이스(7,500원)에 모짜렐라 치즈 추가(2,000원)'
와...;; 대체 이 정신나간 치즈 범벅 뭐지...?
오무라이스의 계란지단을 살짝 걷어내면 그 안에 돼지고기 삼겹살과 김치를 함께 넣고 볶아낸 밥이 들어있습니다.
게다가 밥의 양도 상당히 많은 편. 따로 곱배기 옵션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웬만한 밥집의 곱배기는 될 법한 양.
계란 지단이야 막 반숙계란의 포실포실한 그런 지단이 아니긴 합니다만, 그 속에 들어있는 밥이 되게 맛있네요.
삼겹살의 기름기와 김치의 새콤함이 굉장히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내며 아주 맛있는 김치볶음밥을 만들어내었습니다.
이렇게 맛있게 볶은 김치볶음밥에 폭탄처럼 때려부은 모짜렐라 치즈까지...? 이건 진짜 환상의 조합이더군요.
그리고 오늘의 하이라이트.
'돈까스 김치 오무라이스(9,000원)에 모짜렐라 치즈 추가(2,500원)'
기본적으로 돈까스 김치 오무라이스에도 모짜렐라 치즈가 올라가는데, 거기에 모짜렐라 치즈를 추가하면
치즈의 양이 곱배기가 되거든요. 와... 이거 진짜 뭐지...ㅋㅋㅋㅋㅋㅋㅋㅋ
모짜렐라 치즈 폭탄이라는 걸 많이 봤어도 음식에서 이렇게 치즈로 충격 받아보긴 또 처음입니다.
예전에 막 피자집에서 한정으로 팔았던 '치즈폭탄피자' 같은 걸 먹었을 때도 이런 충격은 별로 받지 못했는데
이건 진짜 딱 받아들었을 때 비주얼상으로 엄청 강렬한 인상을 받았어요. 와 진짜 치즈에 진심이라는 게 이런 거구나...;;;
모든 밥집을 다 가본 건 아니지만 아마 전국의 모든 밥집 중 밥 위에 치즈 이렇게 얹어주는 집은 여기가 유일하지 않을지...
오무라이스 옆에 돈까스가 있는데 소스, 그리고 치즈 폭탄에 가려져 오무라이스와 돈까스 구별이 잘 안 갑니다.
일식 돈까스처럼 젓가락 혹은 숟가락으로 쉽게 집어먹을 수 있게 한 번 썰어진 채 담겨 나왔습니다.
돈까스를 포크로 집어올리는데 돈까스에 엉겨붙은 치즈가 엄청난 기세로 함께 딸려올라오고...
이렇게 치즈, 소스로 범벅된 돈까스는... 과유불급이라고 생각하거나 혹은 치즈 안 즐기는 분들껜 솔직히 별로일 수 있지만
모짜렐라 치즈 좋아하거나 혹은 치즈돈까스 같은 거 선호하는 분들께는 천국과도 같은 맛입니다.
돈까스 튀김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튀김 전체를 감싸고 있는 엄청난 양의 치즈! 줄어드는 게 아까워서 아껴먹지 않고
그냥 마구마구 집어서 퍼먹어도 도무지 줄어드는 것 같지 않는 치즈! 치즈 애호가들에게 있어 그야말로 천상의 즐거움!
오무라이스의 계란지단 안에 들어있는 밥은 삼겹살김치볶음밥과는 다른 양념이 된 볶음밥이 들어있습니다.
색이 약간 짙은색을 띠고 있는데 굴소스 등을 넣고 함께 볶아낸 것이 아닐까 싶던... 그리고 역시 양이 매우 많습니다.
아까 전에 보인 전체 사진은 따로 곱배기 옵션 같은 것 없이 기본 돈까스 오무라이스에 모짜렐라 치즈만 추가한 거거든요.
대식, 혹은 잘 먹는 분들이라면 모르겠지만 밥 많이 안 드시는 분들에겐 하나 다 먹기 좀 버거울 수도 있어요.
모짜렐라 치즈의 양이 거의 밥에 필적할 정도로 많기 때문에 숟가락 뜰 때마다 밥과 치즈가 반반으로 올라옵니다.
진짜 치즈를 원없이 건져먹어도 결국 밥이 먼저 다 사라지고 나중엔 치즈만 남게 되더군요. 뭔가 역전된 것 같음.
이쪽의 밥은 간이 꽤 강한 편인데요, 짭짤함보다는 달짝지근한 맛이 좀 강한 편.
거기에 진한 오무라이스 소스에 치즈까지 더해져 굉장히 진하고 조금 느끼해질 수 있는 맛입니다. 단무지, 김치 필수.
느끼한 것 잘 못 먹는다면 다 먹기 좀 어려울 수도 있으니 혼자 먹는 것도 좋지만 여럿이 가서 메뉴 여러 개 시켜
나눠먹는 쪽이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일 수도 있으니 혹여 갈 생각이 있는 분들이라면 참고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다만 저처럼 조금 어린애 입맛(...)이고 소스의 자극적인 맛, 기름진 맛을 즐기는 분들이라면 아주 만족하실 겁니다ㅋㅋ
동네 분식집에서 어떻게 이런 음식이?! 라며 진짜 강렬한 인상으로 남았던 오류동 '세븐퓨전푸드'
강렬한 음식도 음식이었거니와 가격도 요새 물가 생각하면 꽤 저렴한 편이었고, 주인 아주머니도 되게 친절하셔서
동네 가까운 곳 있다면 자주 찾아가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들었던 가게입니다. 치즈 좋아하시는 분들, 꼭 한 번 가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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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븐퓨전푸드 찾아가는 길 : 수도권 전철 1호선 오류동역 3번출구 하차, 오류동역앞 삼거리에서 길 건너 우회전
2022. 10. 26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