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5호선 굽은다리역 근처에 위치한 '전주감자탕' 이라는 감자탕 전문점을 지난 번에 한 번 다녀왔습니다.
여기 묵은지 감자탕이 맛있다는 추천을 받아 방문했는데 24시간 영업을 하는 매장이더라고요.
매장 유리벽에 생긴 성에만 봐도... 바깥이 얼마나 춥고 또 안이 얼마나 따뜻한지 대략 가늠이 갈 거라 생각합니다(...)
전주감자탕의 메뉴판. 감자탕은 우거지감자탕과 묵은지감자탕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그리고 혼자 온 손님들을 위한 단품 식사로는 뼈해장국와 우거지해장국 둘이 준비되어 있어 선택할 수 있어요.
기본 식기 준비.
반찬으로 제공되는 깍두기.
겉절이 김치는 큼직한 배추잎사귀 한 조각이 통째로 나와 가위로 직접 먹기 좋게 썰어주면 됩니다.
풋고추와 쌈장.
미리 주문한 라면사리가 국자, 뼈 넣는 그릇과 함께 제공.
고기 찍어먹는 양념장이고요.
테이블마다 가스불이 설치되어 있어 편리하게 감자탕을 끓일 수 있습니다. 다만 부탄가스를 사용하더군요.
'묵은지 감자탕(대 - 43,000원)'
큼직한 감자탕 냄비 위에 뼈와 함께 차곡차곡 겹친 묵은지 한 덩어리를 큼직하게 썰어 얹어내었습니다.
아마 저 뼈 위에 우거지가 들어가느냐 묵은지가 들어가느냐 정도의 차이일 듯 한데, 일단 묵은지의 카리스마가 대단;;
묵은지를 국물에 섞고 또 먹기 좋은 크기로 적당히 썰어준 뒤 끓이기 시작합니다.
묵은지를 풀어헤쳐 국물에 넣고 끓이니 국물이 아슬아슬하게 넘치지 않을 정도로 냄비가 꽉 차는군요.
살코기가 듬뿍 붙어있는 큼직한 뼈. 이따 다 익으면 이걸 먹을 수 있단 말이지요.
밥을 따로 주문했는데 흑미밥으로 나옵니다.
감자탕 국물 안에서 푹 끓여진 묵은지는 젓가락으로도 쉽게 찢어질 정도로 아주 부드러운 식감을 갖고 있습니다.
묵은지 특유의 쿰쿰한 냄새는 국물에 끓이면서 다 사라지고 새콤하면서 좋은 풍미만 남게 되더라고요.
감자탕이 다 익으면 뼈, 그리고 국물과 함께 앞접시에 담아 밥과 함께 즐기면 됩니다.
우거지 감자탕과 달리 묵은지에서 나는 새콤한 맛이 있어 이 자체만의 독특한 매력이 흘러넘치는 맛입니다.
원래 김치는 생김치 쪽을 좋아하고 신김치는 별로 선호하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 이렇게 감자탕과 함께 넣고 푹 끓이니
이 자체만의 매력이 있어 밥을 함께 먹지 않을 수 없게 만들더라고요. 되게 밥 생각나게 만드는 맛이라는 뜻입니다.
뼈 바른 고기도 듬뿍 숟가락으로 퍼서~
고기와 묵은지를 어느 정도 건져내보니 조금씩 안에 들어있는 감자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네요.
흔히 감자탕의 어원이 여기 들어가는 돼지등뼈가 '감자', '감자뼈' 라는 이름으로 불려 감자탕이란 이름이 되었다고 하는데
실제 그건 근거가 없는 이야기라고 합니다.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현재 확실하게 확인된 이름의 어원은 없습니다.
설이 어찌되었든 국물에 푹 담궈져 삶은 감자는 아주 맛있습니다. 국물에 으깨먹어도 맛있고요.
처음에 라면사리를 두 개만 주문했는데, 사리가 세 개로 늘었네요(...)
참고로 이 날 여러 명이 방문한 거라 대 사이즈 냄비 하나만 시킨 게 아닌 두 테이블에 걸쳐 두 개 시키긴 했어요.
국물 어느 정도 남긴 뒤 라면사리를 넣고 다시 한번 팔팔 끓였습니다.
국물이 너무 적게 남으면 라면사리 넣기 힘들어지니 어느 정도 남은 상태에서 넣는 걸 추천.
돼지뼈 살코기를 듬뿍 고명으로 올린 진짜 감자탕라면.
꼬들꼬들한 면과 살코기의 조합은 뭐 말로 더 설명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미 밥을 시키긴 했어도 라면사리는 포기할 수 없지요. 진짜 이런 거 보면 라면사리도 은근 마법의 재료라는 생각.
남은 밥도 아예 국물에 넣어서...
진한 국물에 탄수화물+탄수화물의 조합이라니... 진짜 노골적으로 몸에 안 좋은 구성이기야 하겠지만
그래도 추운 겨울에 이거만한 것이 없네요. 이런 식으로 뼈다귀해장국을 먹은 기분도 간접적으로 낼 수 있게 해 주고...
기대 이상으로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묵은지 감자탕이라는 것... 생각 이상으로 되게 맛있는 음식이었군요.
물론 기본 우거지 감자탕도 아주 맛있긴 합니다만 좀 더 감자탕에 변화를 주고 싶은 분들께 묵은지 감자탕을 추천해요.
특히 지금처럼 추운 겨울엔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으니 날 풀리기 전에 감자탕 드시러 한 번 가 보시는 건 어떠하실지...
카운터에서 오래간만에 보는 아이스캔디를 팔고 있길래 약간 얼죽아 개념으로 하나 구매. 제가 좋아하는 팥맛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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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감자탕 명일점 찾아가는 길 : 지하철 5호선 굽은다리역 3번출구 하차, 사거리에서 길 건너 우회전
2023. 2. 4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