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대문시장에서 꽤 유명한 먹자골목 내 '칼국수거리'
야채비빔밥과 냉면, 그리고 칼국수를 한 번에 세트로 먹을 수 있어 엄청 푸짐하게 즐길 수 있는 것으로 꽤 유명했는데
여기 진짜 궁금해서 그동안 한 번 가 보고 싶었는데 통 기회가 생기지 않았거든요. 그러던 중 좋은 기회가 생겨
이번에 한 번 방문해보게 되었습니다. 위치는 지하철 4호선 회현역 5번 출구에서 상당히 가까운 데 있어요.
다만 골목 입구에 별도의 간판이 없기 때문에 초행길일 경우 찾기 힘든데, 저 사이에 보이는 골목으로 들어가면 됩니다.
칼국수거리 내에는 꽤 많은 가게들이 있는데, 판매하는 메뉴 구성은 전부 동일하다고 보면 됩니다.
사실 거의 다 평준화되어 있어 어느 가게 들어가나 큰 상관은 없는 것 같아요. 그리고 약간의 호객도 있는 편이고요.
저는 그 중 가장 유명한 '남해식당' 이라는 곳을 찾아 들어갔습니다.
사실 들어갔다기보다는 그냥 앞에 있는 테이블에 앉은 거긴 하지만...
포장마차 가판대처럼 테이블 바로 뒤에 주방이 있어 음식 먹으면서 주방 아주머니들 일하는 모습을 바로 볼 수 있습니다.
여기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에도 나온 적 있더라고요. 지금은 김영철 대신 이만기가 나오는 그 방송 말이지요.
정확한 가게 이름은 '남해식당 세자매집' 인데, 그냥 편의상 남해식당이라고 불러도 될 것 같습니다.
주방 뒤에 일렬로 죽 늘어서 있는 밥솥들.
그리고 그 뒤에 '카오루TV' 라는 일본 유튜브 채널명이 있는데 아마 저 일본 유튜브에서 촬영을 하고 간 듯 합니다.
매장에서 카드 결제는 불가능하나 계좌번호가 적혀 있어 현금이 없을 시 저 계좌로 입금을 해 주면 됩니다.
카오루TV 방영된 건 아마 이것 같아요. (https://www.youtube.com/watch?v=8Gxf1AT4hY8)
세트 메뉴는 총 여섯 가지인데, 이 중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단연 '스페셜 세트' 입니다.
보리비빔밥과 칼국수, 비빔냉면 세 가지 메뉴를 전부 맛볼 수 있는 세트로 된장국과 김치가 함께 딸려나온다는군요.
사실 2번 세트와 무슨 차이가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2번의 보리밥이 양을 더 많이 주려나...?
테이블 앞에 수북하게 쌓여있는 비빔밥용 밑반찬들.
콩나물무침이라든가 무생채, 채썬 부추, 열무김치 등이 있어 주문 받으면 바로바로 퍼서 비빔밥 그릇에 담아줍니다.
기본 식기 준비.
테이블이 그리 깔끔한 편은 아니므로 반드시 티슈를 아래 받쳐놓고 드시는 것을 추천.
배추김치, 그리고 열무김치가 그릇 하나에 함께 담겨나왔습니다. 기본찬 같은 개념이라고 보면 될 듯.
배추김치는 그렇게 큰 감흥 없는 그냥 그런 맛이었는데 저 열무김치가 진짜 맛있네요. 저거만으로도 밥 한 공기 뚝딱 가능.
살짝 덜 익은 열무김치긴 한데 저는 원래 푹 익은 것보다 덜 익은 걸 좋아해서 저 정도가 취향에 딱 맞았습니다.
스테인레스 그릇에 된장국도 함께 담겨나왔습니다. 된장찌개가 아닌 토속적인 느낌의 시래기 된장국이에요.
멸치와 시래기를 함께 넣고 끓여서 굉장히 토속적이면서도 또 개운한 맛.
얼큰하고 고기 많이 들어간 된장찌개와는 또 달라서 이 심심한 맛이 더 좋다고 하는 분들도 분명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세 종류의 요리 중 메인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은 '보리비빔밥'
즉석에서 스테인레스 냉면대접에 쌀이 섞인 보리밥을 담고 그 위에 나물들을 얹은 뒤 참깨, 고추장을 담아 내어줍니다.
아무래도 가격이 가격이니만큼 계란후라이를 비롯한 육류 재료는 들어가지 않는 순수한 나물비빔밥이에요.
맛있게 슥슥 비벼서...
이렇게 떠 먹으면 되는데, 진짜 딱 예상 가는 무난한 야채비빔밥의 맛입니다.
원래 비빔밥이라는 게 맛없게 만드는 게 더 힘들지요. 진짜 집에서 나물들 모아 슥슥 비벼먹는 그 맛입니다.
부담도 적고 익숙한 맛인데다가 야채도 이것저것 많이 들어가 가볍게 먹기엔 이것만큼 좋은 게 또 없네요.
냉면은 기본 비빔냉면으로 제공되는데, 서비스라는 느낌답게 작은 그릇에 맛뵈기 정도로 담겨 나옵니다.
미리 양념과 함께 비벼낸 냉면이 계란 반 개와 함께 참깨를 듬뿍 뿌린 상태로 제공됩니다.
보니까 냉면도 소쿠리에 한가득 삶은 뒤 양념과 섞어서 그때그때 주문 들어오면 바로 그릇에 담아 제공을 해 주더군요.
고명으로는 무절임 한 가지가 전부. 이거 별 거 아닌데 은근 달짝지근 매콤하니 꽤 맛있는 비빔냉면이었습니다. 좋네요.
일반적인 고급 냉면집의 그것에는 당연 못 미치지만, 그래도 입에 짝짝 달라붙는 특유의 맛이 단품으로 시켜도 좋을 듯.
약간 그 집에서 만들어먹는 비빔냉면 같은 느낌도 있습니다. 이거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라 긍정적인 쪽으로요.
맛뵈기 냉면이긴 해도 단품 냉면처럼 계란을 반 개 넣어주는 건 정말 좋네요.
세트 구성 중 가장 마지막에 나온 '칼국수'
유부를 듬뿍 넣고 끓인 손칼국수에 다대기 양념장을 한 스푼 푹 담아 투박하게 담아 내어주었습니다.
다대기 양념장은 취향에 따라 그냥 걷어내고 먹어도 상관없습니다. 저는 다 풀어 얼큰하게 먹는 쪽을 선택.
유부와 김가루가 꽤 넉넉하게 들어갔네요. 세트 구성된 칼국수라 하더라도 고명 넣는 걸 아끼진 않았습니다.
칼국수면은 직접 반죽해 만든 면이라 굉장히 울퉁불퉁하면서 또 모양이 매우 불규칙합니다.
칼국수라기보다는 수제비 아닌가 싶을 정도로 면이 굉장히 굵어요. 이런 스타일의 면은 제가 매우 좋아하는 편입니다.
일본라멘은 면이 가늘수록 좋은데, 칼국수는 면이 두껍고 또 울퉁불퉁 불규칙할수록 오히려 취향에 잘 맞더군요.
국물도 적당히 얼큰하면서 깔끔한 맛. 대단하다 할 순 없어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맛입니다. 개운하게 넘어가기도 하고요.
다 먹은 뒤 그릇은 이렇게 정리해서 반납하면 됩니다.
평소 늘 궁금했던 남대문시장 칼국수거리에 있는 '남해식당' 의 '보리비빔밥, 냉면, 칼국수' 세트.
물론 여기도 예전에 비해 가격이 많이 올라 지금은 8,000원을 내야 먹을 수 있지만 그래도 아주 배부르게 즐길 수 있었고
무엇보다 '모자라면 더 주기' 때문에 양이 조금 적다 싶은 분은 더 달라고 하여 양껏 즐기고 가는 것도 가능합니다.
물론 이것만으로도 양이 많아 충분히 배부를 수 있지만요. 저는 아주 배부르고 기분좋게 잘 먹고갈 수 있었습니다.
이런 류의 투박한 시장음식 좋아한다면 한 번 가 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좋아하는데 주변 누구 데려가기 그래서
그동안 못 가고 있었던 건데, 이런 음식, 분위기에 크게 거부감이 없다면 한 번 가서 먹어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다만 위생 부분에 있어서는 생각 이상으로 많이 열악합니다. 위생이나 분위기 민감한 사람에겐 크게 추천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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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해식당 세자매집 찾아가는 길 : 지하철 4호선 회현역 5번출구 하차, 남대문시장 먹자골목 내 칼국수골목에 위치
2023. 8. 15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