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예전이긴 하지만 동인천역의 유명한 분식집 '신신분식' 을 다녀왔습니다.
저는 아주 옛날에 한 번 친구와 다녀오고 마음에 들어 언젠가 또 가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 왔지만 이 동네가 집에서 멀어
한 번 오려면 큰 맘 먹고 이동해야 하는 것도 있고(하루 통째로 비워서), 막상 오면 여기 말고도 다른 경양식집이라든가
차이나타운이라든가, 그게 아니면 신포닭강정 등 먹을 게 너무 많아 매번 우선 순위에서 밀리곤 했었거든요...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이 집에서 먹었던 돈까스가 너무 먹고 싶어 아예 이걸 목표로 하여 동인천을 혼자 방문했습니다.
혼자 이런 델 찾아가는 건 좋아요. 누구에게 의견 물어보지 않고 그냥 내가 먹고 싶은 목표만 딱 가서 즐길 수 있으니까요.
실제 이 곳이 언제 오픈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마는 외관만 봐서는 90년대쯤 오픈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90년대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출입구.
1층에는 매장이 따로 없고 오른편에 대기하는 공간인 듯한 작은 홀이 전부. 매장으로 가려면 계단 따라 올라가야 합니다.
밥 시간대를 조금 피해 방문해서인지 실내는 꽤 여유있는 편이네요.
2023년이 맞나 싶을 정도로 아주 저렴한 가격이 강점이기도 한데요, 가격도 저렴하지만 양도 푸짐해서 더 유명한 곳.
물론 맛도 그 정도 받쳐주기 때문에 오래 유지될 수 있는 것도 있지만... 여튼 저는 특돈까스 하나를 주문했습니다.
일단 물.
그리고 기본 식기 준비.
기본찬은 배추김치, 그리고 단무지 두 가지가 나오는데, 배추김치는 맛이 없다기보단 제 입맛에 너무 안 맞는 상극이라
(가끔 중화요릿집이나 분식집 김치가 제 입맛에 안 맞는 경우가 있어요) 안 먹으려 했다 결국 어찌어찌 먹긴 했습니다.
국물이 나오는데 일반 김밥천국 같은 데 나오는 장국은 아니고 계란국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그냥 중화요릿집 계란국은 아니고 떡만두국 같은 곳에 들어가는 국물에 가까워요. 메뉴에 떡만두국이 있어 그런가.
'특 돈까스(1만원)' 이 도착했습니다. 일단 전체샷으로 한 컷.
뭔가... 뭔가... 굉장히 많은 것들이 큰 접시 위에 알차게 담겨나왔는데요,
보기에 되게 많아보이는데 실제로 보면... 더 많아요. 저거 접시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굉장히 큰데 거기에 꽉 찼으니...;;
한편으론 진짜 돈까스를 이렇게 푸짐하게 줘야 먹을 맛이 나지... 라는 생각도 하게 만드는.
경양식 스타일로 소스를 뿌린 큼직하게 튀긴 돈까스가 무려 네 덩어리!
참고로 보통 돈까스는 두 덩어리가 나온다고 하는데 2,000원 추가로 돈까스가 이렇게 두 배가 되다니...!!
여럿이 와서 나눠먹을 땐 무조건 특을 시키는 게 답입니다.
소스를 투박하게 뿌려 소스에 뒤섞이긴 했지만 무심한 듯 투박하게 담아 준 밥의 양도 상당한 편.
마카로니 샐러드는 솔직히 말해 간을 하지 않고 그냥 마요네즈로만 무친 거라 고소하지만 큰 맛은 나지 않았기에
그냥 먹는 것보단 넉넉하게 부어 준 돈까스 소스와 함께 비벼먹는 것을 약간은 더 추천합니다.
돈까스 역시 조금 달짝지근한 경양식 스타일의 소스를 듬뿍 끼얹은 얇게 편 옛날 왕돈까스의 맛.
이 달달함이 약간 쌈마이하면서도 또 계속 먹게 만드는 매력이 있어요. 전형적인 분식집 돈까스의 표본을 보는 느낌.
그 일식 돈까스, 경양식 돈까스, 그리고 분식집 돈까스가 다 특징이 조금씩 다르잖아요. 여긴 분식집 돈까스의 맛입니다.
엄청난 맛을 바란다기보다는 그냥 적당히 푸짐하고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분식집 돈까스의 전형이라 보시면 됩니다.
사실 저 단면을 보면 그렇게 고급스럽다고 보시긴 어려울 듯 합니다. 너무 기대치 높이지 않고 가면 적당히 맛있는 맛이죠.
문제는 이게 양이 정말 많아서... 어지간한 대식가가 아니면 혼자 돈까스 하나 다 먹기 참 쉽지 않다는 겁니다.
저조차도 이거 먹으면서 솔직히 조금 버겁다고 느꼈거든요. 다 먹긴 먹었는데 한참동안 배부름이 가시지 않았어요.
그래도 이거 정말 먹고 싶었는데 일부러 찾아가길 잘 했다는 보람은 느꼈던 동인천 신신분식 방문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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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신분식 찾아가는 길 : 수도권 전철 1호선 동인천역 2,3번 출구 하차, 인천광역시 중구 자유공원로27번길 1(내동)
2023. 9. 8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