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남동 나갔을 때 오래간만에 들러 구매한 '랜디스 도넛' 입니다.
제주도에 1호점이 생긴 이후 연남동에 2호점이 갓 생겼을 땐 한동안 긴 줄을 서야만 들어갈 수 있는 도넛 전문점이었는데
지금은 그래도 여기저기 지점이 꽤 많이 생겨 예전처럼 길게 줄을 서는 일은 생기지 않더군요.
엠브로 돈까스에서 밥 먹고 연남동 컬러드빈에서 커피 마신 뒤 나올 때 친구들하고 조금씩 맛보기 위해 구매했습니다.
예전에 먹어본 적 있던 파괴적인 맛의 민트초코도넛과 베이컨 메이플 롱존.
그리고 이번에 새로 나온 도넛이 있어 호기심에 한 번 구매해 보았습니다. 왼쪽 위에 있는 뭔가 거무튀튀한 도넛인데요...
'스프링 어니언 도넛' 이라고 합니다. 가격은 3,800원으로 굉장히... 굉장히 독특한 재료가 올라가는데요,
가운데 구멍이 뚫린 링도넛 위에 잘게 썬 대파를 수북하게 올린 뒤 그 위에 크림치즈를 얹어 불에 한 번 구웠습니다.
아니 단짠단짠 계열의 도넛이야 뭐 이제 익숙하다지만 도넛 위에 대파를 올린다니, 거기다 검게 그을릴 정도로 구웠다니
대체 이런 발상은 어디서 나온 걸까... 맛이 어떨지 너무 궁금해서 결국 못 참고 하나 집어왔어요.
와ㅋㅋㅋㅋ 무슨 도넛이 이래...;;;
일단 맛있습니다. 맛없거나 괴식은 아니에요. 크림치즈와 대파의 구운 풍미가 입안 가득 퍼지는 게 진짜 향기롭고 좋은데
문제는 이게 다른 음식이 아닌 달콤한 도넛에서 나오는 풍미라는 것이지요. 글레이즈드 링도넛의 달콤한 베이스에
크림치즈의 짭짤함, 거기에 구운 대파의 향이 추가되어 서로 섞이는 파괴적인 단짠단짠함이 분명 맛있는 건 맞는데
뭔가 이게 맞나 싶을 정도로 먹는 내내 약간의 자괴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던 제품. 이건 정말 먹어봐야 아는 맛입니다.
PS : 저 외의 두 친구들은 이 날 랜디스 도넛을 처음 먹어보는 거였거든요.
베이컨 메이플 롱존과 민트초코 도넛을 하나씩 맛본 직후 표정이 굉장히 안 좋아지더군요(...)
맛이 없어서 그런 아니라 그 랜디스 특유의 자극적인 맛요. 너무 노골적으로 파괴적인 맛에 컬쳐 쇼크를 크게 받았나봐요.
하긴 여기 도넛 처음 먹어보면 그럴 만도 하지;;;
2023. 11. 22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