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의정부에 있는 '은비스 브레드' 라는 빵집 겸 카페를 다녀온 적 있었습니다.
그 가게의 '케이콘(케이크 + 스콘)' 이라는 디저트가 꽤 유명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그 땐 배가 부른 상태라
아쉽게도 그건 맛을 볼 수 없었고 대신 커피와 함께 스콘, 그리고 휘낭시에만 하나씩 먹어볼 수 있었는데요,
이번에 그 의정부 은비스 브레드의 유일한 지점인 건대입구역 근처 건대점에서 케이콘을 마침내 맛볼 수 있었습니다.
(은비스-브레드 의정부 본점 방문후기 : https://ryunan9903.tistory.com/2491)
은비스 브레드 건대점은 지하철 건대입구역에서 내려 뚝섬유원지 방향으로 큰길따라 쭉 내려가면 나옵니다.
건대 번화가 쪽에서 다소 떨어진 곳에 있어 근처 분위기는 비교적 한적한 편이에요.
규모는 본점에 비해 꽤 작은 편이고, 실내엔 먹고갈 수 있는 테이블 없이 야외 테이블 몇 개가 마련된 것이 전부.
지금같이 추운 겨울철엔 야외 테이블에서 먹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니 그냥 테이크아웃만 가능하다고 보면 되겠네요.
다만 제가 방문했던 당시엔 날씨가 매우 좋았던지라 야외에서 커피랑 케이콘 시켜서 함께 먹기 딱 좋은 분위기였습니다.
매대에는 스콘과 함께 휘낭시에, 까눌레, 그리고 쿠키 등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케이콘은 별도의 냉장고에 따로 보관되어 있었는데, 총 다섯 종류의 케이콘이 준비되어 있더라고요.
오른쪽의 '민트초콜렛 케이콘' 이 상당히 궁금하긴 했는데, 아쉽게도 저건 다 팔렸다고 하여 다른 것으로 선택했습니다.
하여간 사람들 맛있는 건 잘아서...(...는 저는 굉장한 친 민초파라...^^;;)
냉장고 안에서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케이콘들. 특이한 건 본점과 달리 여긴 동그란 통에 들어있더군요.
본점은 네모난 투명 박스에 케이콘이 담겨 있었는데, 포장 방식이 달랐습니다. 이 쪽이 크기가 좀 더 작아요.
크기가 작은 대신 가격이 더 저렴해서 본점이 8~9천원 선이었는데 여긴 5천원선에 가격이 형성되어 있어 부담이 적은 편.
커피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아메리카노 가격이 2,000원이고 가장 비싼 얼 그레이 밀크 티도 6천원이니 괜찮은 편.
매장 바깥의 벤치에도 작은 테이블이 있어 저기에 음료 올려놓고 앉아서 먹고 가는 것이 가능합니다.
우리는 그 앞에 있는 원형 테이블에 앉았는데, 준비된 케이콘과 음료는 저 왼쪽의 창문이 열리더니 거길 통해 주더라고요.
어쨌든 자리에 앉아 의정부에서 먹지 못한 케이콘을 맛볼 준비를 합니다.
좀 특이하게 난간이 높은 원형 쟁반에 음료와 케이콘을 담아주더라고요. 혹시나 쏟는 걸 조금이나마 방지하기 위해선지...
아이스 아메리카노도 꽤 큰 컵에 담겨 나왔는데, 얼음 녹으면서 발생하는 결로로 인해 손 잡는 컵이 젖는 걸 막기 위해
은비스 브레드 로고가 새겨진 종이컵을 한 겹 더 덧대어 내어주었습니다. 사소한 배려인데 마음에 드네요.
휘낭시에 하나를 서비스로 주시더라고요. 뭐 땜에 주신진 모르겠지만 여튼 서비스라 하니 감사히 받았습니다.
마카다미아 휘낭시에(3,200원)인데, 아마 음료랑 케이콘 고를 때 의정부 가서 먹었는데 휘낭시에도 맛있었다 라고
친구와 이야기하던 걸 직원분이 들은 것 아닌가...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큼직한 마카다미아가 통째로 콕콕 박혀있는 진한 버터향의 달콤한 휘낭시에.
표면은 단단한데 비해 속은 아주 촉촉하고 부드러워서 케이콘이 아닌 휘낭시에로 유명한 집이라 해도 될 정도로
아주 맛이 좋습니다. 휘낭시에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이 집 휘낭시에 한 번 드셔보세요. 진짜 만족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망의 케이콘, 첫 번째 제품은 '초당옥수수 케이콘(5,800원)' 입니다.
당도가 높은 초당옥수수를 넣은 크림, 그리고 스콘을 결합하여 만든 디저트입니다.
뚜껑을 열면 쿠키 소보로가 소복하게 덮인 케이크가 모습을 드러내는데요, 그대로 포크나 숟가락으로 떠 먹으면 됩니다.
겉모습만 봤을 땐 그냥 평범한 떠먹는 케이크일 뿐 이게 스콘이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습니다.
오, 이런 맛이구나...ㅋㅋ 일단 개인적으로 느낀 첫 소감으로 이건 아주 맛있는 케이크는 맞지만 스콘은 아닌 것 같습니다.
케이크 바닥에 스콘이 있긴 하지만, 스콘 특유의 뻑뻑하면서 꽉 찬 밀도 높은 질감은 크게 느껴지지 않고
스콘보다는 촉촉한 초코칩 같은데서 느낄 수 있는 쿠키 같은 질감이 더 강해요. 달콤한 쿠키 생지 위에 크림과 함께
소보로를 올려 함께 떠먹는 케이크라는 인상이 큰데, 옥수수 특유의 달큰한 향이 입안 가득 퍼지면서 부드러운 크림,
그리고 달콤한 스콘 생지와 아주 잘 어울리는 맛입니다. 이거 되게 일반적인 케이크에선 못 접하는 개성적인 맛이에요.
아주 맛있습니다. 초당옥수수의 달콤짭조름한 향과 맛이 입 안에 부드럽게 녹아드는 아주 고급 케이크에요.
두 번째 케이콘은 '솔티 바닐라(5,800원)'
가격은 초당옥수수와 동일합니다. 일단 솔티 - 라는 이름을 보고 단짠단짠 조합은 실패할 리 없겠다 생각하여 선택.
쿠키 소보로가 올라간 초당옥수수와 달리 이 제품은 큼직한 쿠키조각이 크림 위 통째로 박혀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굉장히 호쾌한 모양. 예쁜 데코레이션을 중시하는 일반적인 조각케이크와 궤를 완전히 달리하여
겉모습엔 신경 쓰지 않고 오로지 내용물과 맛으로만 승부보는 케이크라는 느낌.
와... 이거 살 엄청 찌겠군...
진짜 '살 찌는 맛' 이 이런 것이구나... 라는 걸 체험할 수 있는 아주 박력 넘치는 맛입니다.
크림의 수분이 스며들어 촉촉하게 씹히는 진하고 달콤한 쿠키, 거기에 짭짤한 소금기가 감도는 풍부한 바닐라향 크림.
단짠단짠이 아주 강한 편은 아니지만 '어, 단짠단짠이네' 라고 느낄만한 조합이 진짜 손을 멈출 수 없게 만들더군요.
초당옥수수 케이콘이 좀 더 개성 넘치는 맛이었다면, 이건 되게 기본에 충실한 케이크라는 인상이 강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둘 중 하나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아주 맛있었어요. 각자의 개성이 너무 출중했기 때문에
어떤 것이 더 맛있고 기억에 남는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대중적인 취향은 솔티카라멜이 좀 더 높을 것 같습니다.
진짜 기대 이상으로 맛있었던 은비스-브레드의 '케이콘'
일단 굉장히 기분 좋은 체험을 했으니 다음에 또 기회가 되면 다른 맛도 함께 경험해 볼 예정입니다.
그게 건대점이 되었든 의정부 본점이 되었든 말이지요. 다른 가게에선 맛볼 수 없는 '케이콘', 꼭 경험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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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비스-브레드 건국대점 찾아가는 길 : 지하철 2,7호선 건대입구역 5번출구 하차 후 뚝섬유원지 방향 쭉 직진
2023. 11. 19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