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까스 먹고 나오니 날이 꽤 덥더라고요. 그래서 어디 들어가 차 마시며 쉴 곳을 찾고 있었는데
항상 갔던 카페 팟알이라든가 예전에 인천 와서 갔던 찻집들 말고 어딘가 새로운 곳을 한 번 가 보고 싶단 생각이 들대요.
그런데 이번에는 굳이 사전에 정보를 찾아보고 가는 게 아닌 그냥 감에 의지해서 '여기 좋겠다' 생각이 드는 곳을 집어
일단 무작정 한 번 들어가보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하여 제가 찾은 공간은 담쟁이넝쿨이 잔뜩 덮여있는 어느 한 건물.
단 한 글자만으로 정상 영업중임을 알리는 현판.
가정집을 개조하여 카페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듯한 이 곳은 '카페 잔피(Zahnfee)'
커피와 쿠키, 그리고 도자기...는 대체 뭘까, 도자기도 만들어 파는 곳일까? 어딘가 궁금증을 자아내게 만드는 순간.
입구를 보니 여기는 들어가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뭐에 홀린 사람처럼 대문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손글씨로 쓴 영업시간 안내, 그리고 그 아래 있는 화분들.
여기는 좋은 가게일 것 같다는 기분좋은 예감이 들더군요.
대문을 따라 안쪽 뜰로 들어오면...
이렇게 윗층으로 올라가는 목조 계단이 나옵니다. 이 연결된 계단을 따라...
윗층으로 올라오면 '카페 잔피' 의 출입문이 보여요.
그동안 인천을 수없이 들락날락하며 이런 카페가 있다는 걸 이번에 처음 알았네요.
그도 그럴 것이 그동안 항상 목적지를 갖고 거기만 다녔기 때문에 그 이외의 다른 새로운 곳을 보지 못한 게 크긴 했습니다.
가게 안으로 들어왔어요. 일단 시원하게 에어컨을 켜 놓은 게 제일 좋았습니다.
당연하겠지만 와이파이도 사용 가능.
아주 넓진 않지만 창문을 통해 자연 채광 햇살이 잘 들어오고 뭔가 되게 수수하면서 편안한 분위기.
매장 한쪽 벽에 진열되어 있는 각종 머그잔과 주전자. 대부분이 도자기로 만든 소품들이 아기자기하게 진열되어 있어요.
뭔가 카페라기보다는 가정집 진열장을 보는 듯한 느낌이랄까...
서재, 그리고 벽에 걸려있는 흑백 액자. 그리고 그 아래엔 자개장과 스피커.
전체적인 가게 분위기가 상업용 카페보다는 진짜 가정집에 와서 커피 마시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어요.
일부러 그렇게 의도한 것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방향성이 확실하진 않지만 그래도 난잡하지 않고 편안한 느낌.
구석진 창가 쪽에 자리잡고 앉아 안쪽으로 한 컷.
창가 쪽 자리는 자연 햇살이 들어와 햇빛 많이 들어오는 시간대 앉으면 꽤 좋습니다.
햇살이 좀 따가울 수도 있는데 어짜피 에어컨 나와서 막 더운 건 또 아니라...
창 너머로 보이는 거리의 모습.
정원 쪽 테이블도 있어요. 지금은 더워서 나가 마시는 건 쉽지 않겠지만...
이미 돈까스를 배 터지게 먹고 나온 뒤라 다른 달콤한 음료는 전혀 생각 안 나고 그냥 아이스 아메리카노(5,000원)
사탕만한 크기의 미니 오트 쿠키와 물티슈가 함께 쟁반에 담겨나왔습니다.
재미있는 건 커피가 담겨 나온 컵이 유리잔이 아닌 항아리였다는 건데요...ㅋㅋ
아, 이래서 매장 입구에 손글씨로 '도자기' 라고 적어놨던 거구나... 약간 울퉁불퉁한 이 도자기에 담긴 감성이 꽤 좋습니다.
일반 유리컵에 비해 좀 무거워서(...) 들고 마시기는 조금 힘들었다는 것 빼고는... 뭐 굳이 도자기를 들 일은 없지만.
항아리 도자기 자체가 크지 않아 커피 양이 엄청 많다거나 한 건 아니고 그냥 평범한 유리잔에 담긴 커피의 양.
커피 맛 또한 특별히 모난 것 없이 적당히 향기로우니 좋아서 에어컨 바람 쐬며 느긋하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인천 송학동 언덕의 작은 가정집 카페 '카페잔피'
가끔 아무 정보 없이 그냥 무작정 감에 의지해 찾아간 가게에 되게 좋은 인상이 남을 때가 있는데, 여기가 딱 그런 느낌.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또 한 번 찾아가 느긋하게 책 읽으며 시간 보내고 싶은 그런 장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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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여기도 기회가 되면 한 번 가 보고 싶네요(...)
다른 사람 후기를 보니 의외로 꽤 힙한 곳이라고 하여 왠지 관심이 좀 가요. 다음에 인천 놀러가면 차 마시러 가 볼까;;
그렇게 이 날은 혼자서 이제는 하도 자주 가서 익숙한 인천 자유공원 근처를 천천히 돌아보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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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페잔피 찾아가는 길 : 인천광역시 중구 송학로 13-1 2층(송학동2가 1-3)
2023. 9. 9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