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게의 카테고리를 한식으로 넣어야 할지 돈까스로 넣어야 할지 포스팅 쓰면서 많이 고민했는데
일단 상호명이 '차고집 칡냉면' - 냉면을 메인으로 하는 전문점이라 돈까스보다는 한식에 넣는 게 맞겠다는 판단하에
한식 카테고리로 넣습니다. 여튼 친구 소개받아 방문한 지하철 8호선 송파역 근처 '차고집 칡냉면' 입니다.
어느 동네에나 하나쯤 있을 법한 지극히 평범하게 생긴 동네 냉면집인데요, 근데 여기가 평범한 집이 아니라고 하네요.
매장 내부에도 홀이 있어 식사가 가능한데, 식사 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밥 먹으러 온 손님은 없었습니다.
그 대신 배달 기사들이 끊임없이 왔다갔다하며 포장된 음식을 계속 가져가던데 홀 손님보단 배달로 먹고사는 집 같았어요.
여튼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한 컷. 대표메뉴는 당연하겠지만 냉면, 그리고 사이드메뉴로 만두 주문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특이하게 냉면 옆에 돈까스가 있는데, 돈까스가 구색맞추기식 메뉴가 아닌 꽤 다양한 종류가 준비되어 있고
돈까스와 냉면을 함께 시키는 세트 메뉴까지 있습니다. 대체 이 가게 정체가 뭘까 궁금함에 냉면, 돈까스를 시켰습니다.
여기 소개해 준 친구랑 같이 간 건데, 단품 시키는 것보다 돈까스+냉면 세트 시키는 게 더 낫다고 하여 그 쪽으로 선택.
기본 식기 준비. 컵은 종이컵을 사용합니다.
'비빔 칡냉면(8,000원)'
'물 칡냉면(8,000원)'
물냉면의 경우 살얼음이 낀 육수가 담겨 나옵니다.
테이블에 일회용 소스 통이 있어 뭐가 들어있는지 한 번 확인해 보았는데요...
왼쪽부터 차례대로 식초, 간장, 겨자소스인데 홀 식사인데도 통에 담아놓지 않고 일회용 제품을 쓰는 건
이 가게가 홀 손님보다 배달 손님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걸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배달용으로 나가기엔 저게 좋으니까요.
비빔냉면은 맛있게 잘 비벼서 먹으면 되는데요, 살얼음 낀 물냉면 육수가 조금 나와 같이 넣고 섞어먹어도 좋습니다.
적당히 쫄깃쫄깃한 식감의 거무튀튀한 칡냉면 면발에 매콤달콤한 맛이 여름에 먹기 좋은 무난한 냉면이었어요.
함흥냉면처럼 참기름 들어가 달짝지근하고 기름진 맛이 아닌 정말 깔끔하게 매콤한 비빔냉면의 맛. 꽤 괜찮았습니다.
단품 가격이 8,000원으로 저렴해서 고기 편육 등의 재료는 안 들어갔지만 무생채, 오이 등의 고명은 넉넉히 들어있습니다.
물냉면도 적당히 새콤한 냉면 육수에 고춧가루가 첨가되어 뒷맛이 살짝 얼큰한 맛.
저는 기본적으로 물냉보다는 비냉파이기 때문에 비빔냉면 쪽이 압도적으로 더 맛있긴 했지만, 그렇다고 물이 나쁘진 않음.
살얼음이 제대로 껴 있어 여름에 시원하게 먹기 딱 좋은 맛입니다. 슴슴한 평양냉면보단 조금 자극적인 새콤함이었어요.
사이드 돈까스는 이렇게 접시에 돈까스와 소스, 단 두 가지만 아주 심플하게 담겨 나옵니다.
냉면 가격에 4,000원을 추가하면 이렇게 돈까스가 나오는 거고요(냉면 단품 8,000원, 냉면+돈까스 세트 12,000원)
돈까스 단품을 따로 주문하면 일반적인 경양식 돈까스 같은 느낌으로 접시에 돈까스 두 덩어리가 담겨나온다고 합니다.
(친구가 설명해준 것)
그런데 여기 돈까스... 뭔가 범상치 않아요. 처음 튀긴 거 나왔을 땐 그냥 평범한 돈까스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튀긴 단면을 보려고 들어올렸을 때 저렇게 돼지고기 속이 꽉 차 있는 것 보고 '이게 뭐지?' 싶었습니다.
아니, 보통 냉면집에서 돈까스 하면 그냥 얇게 펴서 튀겨낸 평범한 왕돈까스 스타일의 음식 아닌가. 대체 이 두께 뭐지...?
게다가 맛도 수준급. 보기엔 좀 뻑뻑해 보일 수 있는데 조금도 뻑뻑하지 않고 굉장히 부드럽게 씹히는 것이
평범한 돈까스집에서 나오는 퀄리티가 아닙니다. 엄청 부드럽고 촉촉하게 씹히는데 그와 별개로 돼지고기로 꽉 차 있는
밀도감은 또 입안 가득 그대로 전해지는지라 진짜 대단한 돈까스라고밖에 더 설명할 길이 없어요.
아니, 대체 냉면집에서 어떻게 이런 돈까스가 나오는 거지;;
이 정도라면 굳이 냉면 말고 돈까스 전문점으로 밀고 나가도 되잖아...
이 친구가 가게 소개해줄 때 '여기 돈까스 맛집' 이라며 먹어보면 놀랄 거라고 이야기해줬는데 진짜 좀... 놀랐습니다ㅋㅋ
함께 주문한 사이드 '갈비만두(6,000원)'
총 여덟 개의 방금 쪄낸 갈비만두가(하나 먹고 난 뒤에 찍은거라 사진엔 일곱 개) 접시에 담겨 나옵니다.
갈비만두는 매장에서 직접 만드는 게 아닌 시판 제품을 사다 찌는 것 같았는데, 양념갈비의 달짝지근한 구운 향과 함께
만두피 속 돼지고기가 빈틈없이 알차게 들어있어 쫀득쫀득한 식감의 짝 달라붙는 만두피와 궁합이 아주 잘 맞습니다.
상당히 맛있게 잘 쪄내서 직접 만든 손만두 못지않을 정도로 냉면과의 궁합이 아주 잘 맞았어요.
어쩌다보니 깜빡하고 다 먹고 난 사진을 찍지 못해 먹고 난 뒤 소화시킬 겸 잠실로 이동하는 사진으로 대체.
냉면도 가격 저렴하고 꽤 맛있었지만, 전혀 예상하지 못한 돈까스의 퀄리티에 상당한 충격을 받았던 '차고집 칡냉면'
찾아보니 차고집이 여기 말고도 몇 군데 같은 이름의 지점이 더 있다던데 다른 가게에선 이런 돈까스는 안 나오겠지요.
여긴 냉면도 냉면이지만 돈까스 먹으러 꼭 가봐야 하는 곳입니다. 기회가 되면 다음에 또 한 번 방문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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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고집 칡냉면 찾아가는 길 : 지하철 8호선 송파역 1번출구 하차 후 직진, 송파사거리에서 우회전 후 GS25 옆에 위치
2023. 11. 25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