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시외버스터미널(의정부경전철 동오역) 근방에 위치한 '부흥국수 해방촌국수' 라는 국수전문점.
친구가 여기 링크 보내주면서 '한 번 먹어보고싶다' 라고 이야기를 하길래 링크를 본 뒤 호기심이 들어 방문하게 된 곳.
정작 링크 보내준 친구랑 같이 가진 않고 의정부 거주하는 다른 친구 불러서(...) 함께 가 보게 되었습니다.
여기저기 방송에도 꽤 많이 나온 것 같아요. 방송 소개를 알리는 간판이 어지럽게 붙어있던데... 화재가 아닌 화제겠지;;;
졸지에 불 나서 주목받은 가게 되어버린 건 뭔데;;
가게 바로 뒤에(같은 건물) 국수 제조하는 시설이 있는건지 저런 간판이 걸려 있습니다.
여튼 여기 간판이 좀... 엄청 많이 걸려있는 건 좋다 이건데, 전부 글씨체도 다르고 디자인도 다르고 뭔가 되게 산만함.
가게 앞 의자가 마련되어 있는 걸 보아 사람 많이 몰릴 땐 대기가 필수인 것 같습니다. 다행히 제가 갔을 땐 대기 없었지만.
뭐 차 가지고 안 간 거니 문제는 없겠지... 대기 있으면 안에 들어와 번호표를 뽑아야 한다고 하네요.
대기가 없어 바로 실내에 들어왔는데요... 우리 가게 방송 나왔어요를 이렇게 요란하게 홍보하는 가게는 첨 보네요;;;
벽 한 쪽과 주방 쪽 상단이 온통 방송 나온 걸 알리는 액자들로 가득 채워져 있는데 좀 정신없지만 이게 또 가게만의 개성.
국수가락 말리는 틀이 인테리어로 진열되어 있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설마 진짜 국수는 아니고 인테리어용이겠지...
뭔가 곳곳에 90~00년대 초반에나 통할 법한 촌빨나는 아저씨 개그도 찾아볼 수 있는...;;
테이블에 붙어 있는 메뉴판.
기본 멸치국수 가격은 7천원, 그 외의 국수도 8천원이 최고 가격입니다. 사이드메뉴로는 물만두 한 가지만 있는데 싸네요.
그릇, 그리고 식기류는 자리에 앉으면 직원이 바로 가져다줍니다.
기본찬은 단무지, 그리고 배추김치 두 가지가 전부.
그리고 매장 출입문 근처에 믹스커피 자판기와 함께 메밀전 부쳐먹을 수 있는 구역이 있어요.
어떤 분이 이용하기에 일단 좀 기다렸다 저도 가서 하나 부쳐보았습니다.
홀에서 국수 먹을 때 메밀전을 셀프로 부쳐 사이드로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홀에서 먹는 가격은 무료.
다만 포장을 할 땐 한 장 3,000원의 요금을 따로 받는다고 합니다. 대신 메밀전 코너는 저녁 6시 30분까지만 운영한다고...
정말 심플하게 식용유, 메밀전 반죽, 그리고 가스렌지와 후라이팬만 비치되어 있습니다.
셀프로 직접 부치는 거고 메밀전 담는 접시는 따로 구비되어 있어 그 접시에 담아오면 되고요.
메밀전은 두 장 부쳐왔어요. 메밀 말고 아무것도 들어가지 않은 아주 심플한 전이고 소금간이 되어있지 않아
간장을 위에 살짝 뿌려먹어야 합니다. 메밀향이 은은하게 느껴지는 굉장히 심플한 맛. 가볍게 먹기 딱 좋습니다.
같이 간 친구는 메밀멸치국수 주문, 저는 여기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시켜먹는다는 비빔국수를 주문했습니다.
비빔국수 주문시 멸치육수가 따로 담겨나오는데요, 온수통이 있어 추가 육수는 직접 더 가져다먹을 수 있습니다.
와 근데... 여기 멸치육수... 와...
살면서 이렇게 쓴맛 없이 진한 멸치육수는 처음 먹어봅니다. 거의 진국으로 우린 곰탕 수준으로 멸치향과 농도가 진해요.
여기다가 면을 말아먹는다니, 이건 맛이 없을 수 없겠네 라는 확신이 드는 육수 맛이었습니다.
'비빔국수(7,000원)' 도착.
비빔국수라고 하지만 거의 물국수라 해도 될 정도로 육수가 가득 담겨나온 게 특징.
비빔국수 그릇 속 육수는 당연히 차가운 육수고 국수 소면과 함께 얇게 썬 양파, 치커리 등의 야채가 함께 올라갔어요
적당히 잘 섞어서 먹으면 됩니다. 기본 국수의 양이 굉장히 많은 편이고요.
따로 곱배기 옵션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이 정도 양이면 곱배기 시킬 필요가 없을 듯. 거기에 메밀전까지 있고...
와, 엄청 자극적으로 훅 치고 들어오는 맛. 기본적으로 매콤새콤 계열이긴 한데 엄청 진하고 자극적인 맛임에도 불구
그 매운맛이 막 입 안을 불태울 정도로 얼얼하고 기분 나쁜 매운맛이 아닌 살짝 치고 금방 빠지는 맛이라 부담이 없네요.
그리고 새콤한 맛도 상당히 센 편인데 그게 식초 들이부은 기분나쁜 새콤함이 아닌 뭔가 상쾌해지는 맛입니다.
그러니까 굉장히 자극적으로 강한 펀치를 날렸는데 충격은 그 잠시뿐, 이내 무슨 일 있었냐는듯이 금방 잠잠해지는 느낌.
국물 상당히 맛있습니다. 보이는 건 무슨 지옥의 국수처럼 새빨갛지만 생각보다 못 먹을 정도로 매운 것도 아니거니와
속 쓰리거나 입에서 불 나는 일도 없어요. 되게 맛있고 시원합니다. 거기에 면발이 장난 아니게 쫄깃하네요.
아무리 국물이나 양념을 잘 해도 면발이 별로면 밸런스가 무너질 수밖에 없는데 되게 쫄깃쫄깃하니 식감이 최고.
왜 여기가 국수로 유명하고 국수 소면을 따로 판매까지 하는지 알 것 같은 맛이었습니다. 기본적으로 면 자체가 맛있어요.
메밀전은 이렇게 국수와 함께 싸 먹으면 훨씬 맛있습니다. 메밀전 있을 때 가시면 꼭 이렇게 드실 수 있길 바래요.
친구의 '메밀 멸치국수(7,000원)'
좀 전에 맛본 그 진국 육수 안에 메밀면을 넣고 김가루, 양파장아찌를 올려 마무리한 따끈한 국수입니다.
그 진국 멸치육수 맛을 봤을 때 '이건 진짜다' 라고 느꼈는데 역시 그걸 증명할 만한 맛이었어요.
육수 자체가 맛있으니 국수도 맛있습니다. 메밀면도 좋았는데 아무래도 제가 먹은 차가운 면에 비해 쫄깃함은 약한 편.
대신 여기는 메밀의 풍미와 함께 멸치육수의 진한 맛이 포인트라 비빔국수와는 또다른 맛의 즐거움이 느껴졌습니다.
왜 유명한 집인지 충분히 납득할 수 있었던 의정부 신곡동의 '부흥국수 해방촌국수'
진짜 맛있게 먹고 온 집이라 여기는 기회가 되면 다른 국수 먹어보러 또 한 번 방문하고 싶단 생각이 강하게 드네요.
제가 방문했던 지난 가을은 아직 날이 더워 비빔을 먹었지만 다음에는 따끈한 국물 먹으러 방문해 보고 싶습니다.
평소엔 잘 안 먹지만 이 국수 먹고나니 달달한 게 땡겨서 나오는 길에 있는 자판기 커피도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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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근처에 의정부 시외버스터미널이 있다는 동네 친구 소개로 여기 한 번 구경가보기로 했습니다.
여러 목적으로 의정부를 많이 와 봤지만 역 근처만 봤지 시외버스터미널을 가 본적은 한 번도 없었거든요.
딱 봐도 엄청 낡아보이는 빨간 벽돌건물이 의정부 시외버스터미널.
지방 시외버스터미널들 보면 경영난으로 폐업하는 곳들이 많다는데, 여기는 어떠려나 싶은...
일단 의정부역에 비해 규모는 너무할 정도로 초라한 편. 건물도 매우 낡고 전체적으로 노후된 인상이 꽤 강했습니다.
뭣보다 시내 중심가에서 상당히 떨어진 곳에 있고 신도시에서도 접근성이 나빠 사람들이 찾기도 안 좋을 것 같았고요.
그래도 영업은 정상적으로 하고 있었고 버스 대기하는 손님들도 어느 정도 있는 편이었습니다.
식당은 없긴 하지만 과자, 음료 파는 가판대와 함께 테이크아웃 전문으로 커피 파는 매장도 작게 하나 있더군요.
운행 회수는 많지 않지만 그래도 노선은 꽤 있는 편. 8시 반에 영업종료라 하는 걸 보니 그 전에 막차가 다 나가는 듯.
여기도 한 때는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곳이었을 거라는 걸 생각하면...
2층은 아예 올라갈 수 없게 막아놓았습니다. 실질적으로 외부인들이 사용할 수 있는 건 터미널 건물 1층이 전부.
최근 서울에 위치한 상봉터미널도 경영난으로 폐업을 했다고 하는데 과연 여긴 얼마나 더 남아있을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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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 이 날 의정부 방문의 마무리는 의정부 프롬라떼의 녹차라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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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흥국수 해방촌국수 찾아가는 길 : 의정부경전철 동오역 1번출구 하차 후 부흥교 방향으로 직진
2023. 12. 3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