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경희대학교 정문 근방에 위치한 즉석떡볶이 전문점 '상냥한 눈빛의 떡볶이'
즉석떡볶이 전문점 하면 가장 유명한 체인인 '두끼' 가 있는데, 그 두끼 프랜차이즈가 생기기 전부터 존재했던 곳으로
2020년 7월 지금도 떡볶이 1인 가격이 4,900원밖에 하지 않는! '땅 파서 장사...하나?' 싶을 정도로 착한 가격이 특징인 곳입니다.
즉석떡볶이가 먹고 싶다는 지인분이 계셔 한 번 모시고 같이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작년에 방송 출연도 한 번 했었군요.
참고로 이 가게를 처음 알게 된 건 2012년이었습니다. (http://ryunan9903.egloos.com/4210257)
재미있는 건 지금으로부터 8년 전인 2012년에도 떡볶이 가격이 4,900원이었는데, 지금까지 한 번도 오르지 않았다는 것.
떡볶이 캐릭터 모양의 네온사인을 보며 지하로 내려갑니다. 매장은 지하에 있어요.
대학교 앞 감성이 물씬(?) 느껴지는 조금 낡았지만 아기자기하고 깔끔하게 정리한 실내.
주말 낮이라 그런지 사람이 별로 없어 한산한 분위기였습니다.
매장 내 기둥에 즉석떡볶이를 즐기는 방법에 대한 안내가 있습니다.
보증금 1,000원 항목이 있는데, 실제 계산할 때 따로 받진 않으셨어요. 선불로 인원수에 맞춰 미리 결제하면 됩니다.
떡볶이와 별개로 추가 주문 가능한 건 음료, 그리고 맥주. 또 떡볶이에 추가로 넣어먹는 몇몇 부재료 정도.
음료는 1,500원, 맥주는 캔맥주 작은 걸로 3,000원이었던 걸로 기억.
반찬은 단무지 한 가지가 제공됩니다.
음료는 립톤 아이스티(1,500원)로 선택.
모든 음료가 다 1,500원으로 동일하며 전부 355ml 큰 캔으로 제공됩니다.
떡볶이와 별개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사이드 메뉴가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꼬치어묵, 그리고 다른 하나는 토스트.
토스트는 식빵 굽는 기기와 스프레드가 준비되어 있어 취향에 따라 구워먹으면 되고 꼬치어묵도 국물과 함께 가져올 수 있습니다.
사각어묵이 길거리에서 파는 것처럼 크진 않으니 부담없이 가져와 한두 꼬치 함께 먹으면 좋습니다.
꼬치어묵 국물에 셀프 바에 비치되어 있는 파를 조금 가져와 넣었습니다.
파는 국물에 넣어먹는 게 아니라 떡볶이에 넣어먹는 용도로 큼직큼직하게 썰려 있으니 적당히 취향에 따라...
옆 테이블의 다른 손님과 착각해서 주문에 사소한 미스가 있었는데
주인 아주머니께서 미안하다고 인원수에 맞춰 삶은계란 세 알을 서비스로 주셨습니다.
계란은 셀프 바에 비치된 게 아니라 추가 주문하는 토핑 메뉴. 3개 천원이었나 2개 천원이었나... 여튼 싸요.
셀프 바에 비치되어 있는 각종 즉석떡볶이용 재료를 취향에 따라 후라이팬에 담은 뒤 주인 아주머니에게 주면
직접 재료의 양에 맞춰 뜨거운 물을 붓고 소스를 담아 끓일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주십니다.
소스는 떡볶이용 고추장 소스와 함께 카레가루를 약간 뿌려서 내어주시더군요.
즉석떡볶이에 들어갈 재료는 이것저것 충실하게 잘 갖춰져 있습니다.
튀김류는 김말이, 그리고 야끼만두 두 가지가 있어요. 미리 한 번 튀겨져 한 입 크기로 잘라진 채 비치되어 있습니다.
냄비 속 떡볶이 재료들이 부글부글 끓는 중.
두끼 같은 떡볶이집에서는 양념 소스도 직접 눈대중에 맞춰 넣어야 하는데, 여기선 직접 맞춰주는 점이 좋습니다.
대신 소스는 한 가지 종류밖에 없긴 하지만, 뭐 특별히 문제될 건 전혀 없고요.
재료 중에 채썬 무가 있는데, 야채로 무를 많이 넣고 끓이면 국물이 더 개운해지고 달달해져서 맛있어져요.
딱 하나 단점이라면 끓으면서 국물이 좀 잘 튄다는 건데, 앞치마가 비치되어 있으니 앞치마 꼭 입고 드시기를...
적당히 다 익으면 불 끄고 앞접시에 취향껏 떡볶이와 다른 재료들을 덜어먹으면 됩니다.
튀김과 라면, 어묵에 야채까지, 즉석떡볶이에 들어갈만한 재료는 전부 담았네요.
떡볶이는 쌀떡, 그리고 밀가루떡 두 가지가 있어 취향에 따라 원하는 걸 넣어 끓여먹으면 됩니다.
그리고 저는 사실 밀떡이나 쌀떡 구별을 하지 않는 편.
떡볶이 양념 되게 괜찮은데요, 적당히 맵고 달달한 맛이라 학교 앞 분식집떡볶이 특유의 감성을 아주 잘 살렸습니다.
사실 즉석떡볶이보다는 분식집에서 파는 1인분 단위의 떡볶이를 더 좋아하는데, 여긴 즉석임에도 분식집 떡볶이의 양념 맛이 나네요.
중간중간 어묵꼬치도 하나씩 먹어주고...
세 명이서 첫 냄비를 다 비운 뒤 두 번째 냄비.
냄비는 한 번 사용한 것을 다시 사용하는데, 다 먹고 빈 냄비에 다시 재료와 양념을 담아 끓이면 됩니다.
첫 번째 냄비에서 떡볶이를 먹었으니 두 번째는 떡보다 쫄면, 라면 등의 면사리를 집중적으로 담아왔습니다.
면은 쫄면과 라면, 두 가지가 있습니다.
여러분은 떡볶이 먹을 때 어떤 면사리를 선호하시는지요?
다시 불을 켜고 면사리 넣은 국물을 끓이는 중.
떡볶이에 떡을 거의 빼놓고 끓이니 즉석떡볶이라기보다는 뭔가 얼큰한 전골 같은 느낌이네요.
왠지 이대로 냄비 안에 돼지고기라든가 닭고기 같은 거 넣고 끓여도 될 것 같습니다.
다 익은 면사리도 적당히 앞접시에 담아 즐기면 됩니다.
양념이 든 국물이 많이 졸아들어 면은 좀 간간한 편.
두 번째 냄비에 끓일 땐 첫 번째에 비해 국물이 졸아들면서 좀 짠맛이 강해지기 때문에
너무 짜게먹는 게 싫은 분들은 소스 넣을 때 좀 적게 넣어달라 요청해도 좋을 듯 합니다. 많이 간간해졌네요 ㅎㅎ
원래는 여기에 밥도 넣어서 볶아먹을 수 있는데, 두 냄비만으로도 배가 꽉 차서 결국 밥 볶는건 포기.
그래서 즉석떡볶이 먹을 때 항상 밥 볶는 배를 남겨놔야 하는데 매번 이런 곳 오면 실패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비록 밥은 따로 먹지 못했지만 그래도 다들 만족스럽고 기분좋게 즐길 수 있었던 즉석떡볶이였고
다음에라도 또 올 기회가 있으면 언제든 주저없이 다시 와도 괜찮겠다 - 라고 느낀 경희대 상냥한 눈빛의 떡볶이입니다.
※ 상냥한 눈빛의 떡볶이 찾아가는 길 : 수도권 전철 1호선, 경의중앙선 회기역 하차, 경희대학교 정문 근방에 위치
2020. 7. 17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