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까스라면 가리지 않고 다 좋아하는 편이긴 합니다만
일식 돈까스와 경양식 돈까스 중 어떤 걸 더 좋아하냐고 물어본다면 저는 일단 경양식파입니다.
그런데 제 주변에는 저와 성향이 반대로 일식돈까스를 아주 좋아하는 분이 계셔서
서로 의견 대립이 있는 건 아니지만 각자 좋아하는 영역이 달라 서로 좋아하는 계열의 돈까스집을 발굴하는(?) 취미가 있는데요,
이 날은 이 분께서 최근에 발굴하여 아주 만족스럽게 먹었다고 하는 일본식 돈까스 전문점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가게 이름은 '시키카츠'
본점은 회기동 경희대학교 근처에 위치해 있는데, 제가 방문한 매장은 회기 본점이 아닌 신당점.
신당역에서 약 5~6분 정도 걸어가면 나오는 곳으로 약도는 포스팅 하단을 참고해주세요. 큰길이 아닌 골목가에 있습니다.
시키카츠의 영업 시간.
일요일은 쉬는 날, 그리고 평일에도 3시부터 5시까지는 재료 준비 시간입니다.
일식 돈까스의 기본인 로스카츠(등심), 히레카츠(안심) 이 두 가지가 주력 메뉴라고 합니다.
인스타그램도 별도로 운영하고 있는 것 같군요.
매장 내부. 오픈형 주방과 함께 돈까스용 돼지고기를 숙성시키는 냉장고에 밖에 나와 있습니다.
재료로 사용하는 돼지고기를 손님들에게 오픈시켜놓았다는 점에서 약간의 신뢰가 느껴지는 부분.
메뉴판. 각 메뉴마다 제공되는 고기의 양이 적혀 있습니다.
가격은 기본 로스카츠가 12,000원으로 일반적인 돈까스 한 끼 가격 치고는 살짝 높은 편.
로스(등심)과 히레(안심)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모듬 메뉴도 있습니다.
부엉이가 그려져 있는 꽤 예쁜 물컵.
음식 나오는 데 시간이 좀 걸리더군요. 느긋하게 기다렸습니다.
제가 주문한 로스카츠(12,000원) 도착.
모든 음식은 1인분 단위로 쟁반에 담겨 직원이 직접 자리로 가져다줍니다.
두 종류의 반찬이 제공되는데요, 왼쪽은 무절임, 그리고 오른쪽은 배추김치...는 아니고
배추김치에 들어가는 양념 속을 따로 모아놓은 듯한 찬입니다. 둘다 시판이 아닌 직접 담근 것 같더군요.
무절임은 치킨무가 아닌 동치미에 들어가는 무와 비슷한 아삭아삭 상쾌한 맛.
그리고 돈까스와 함께 먹으라는 목적으로 와사비가 조금 나오는데요, 코끝이 찡할 정도로 꽤 맵습니다.
돈까스 양념 소스와 함께(간장 아닙니다) 할라피뇨 고추 장아찌도 함께 나왔습니다.
쌀밥은 리필이 가능하다고 하더군요.
쌀밥과 함께 나온 장국은 일반적인 된장국이 아닌
볶은 돼지고기를 넣고 끓인 일본식 된장국인 '톤지루(豚汁)'로 제공됩니다. 역시 밥과 마찬가지로 리필 가능.
된장국 안에 야채와 함께 적당한 크기로 썰어넣은 돼지고기가 들어있는데,
좀 더 기름지고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는 톤지루 국물이 꽤 마음에 듭니다.
돈까스와 함께 나온 곱게 채썬 양배추.
양배추 드레싱은 직접 조합하여 만드는 것 같습니다.
돈까스는 총 네 조각으로 썰어져 나오는데요,
로스카츠의 경우 중량이 200g이니 한 덩어리당 50g꼴. 고기의 두께도 그렇고 한 덩어리 크기가 꽤 큽니다.
테이블에 히말라야 소금이 비치되어 있습니다.
좀 전에 반찬 담겨있는 접시가 반찬의 양에 비해 지나치게 크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렇게 소금을 접시에 고르게 뿌리는 용도였군요.
소금을 넓게 뿌린 뒤 돈까스를 소금에 찍어먹으면 된다고 합니다.
어떻게 속까지 골고루 잘 익혔는지 신기하게(?)느껴질 정도의 상당한 두께.
거기에 튀김 끝부분에 지방까지 선명하게 붙어있는 상당히 잘 튀긴 일본식 돈까스입니다.
두께에 비해 퍽퍽하지 않고 씹을수록 느껴지는 고소한 육즙, 거기에 지방질의 쫀득쫀득한 식감이 아주 괜찮네요.
돈까스 소스에 찍어먹는 것도 좋고, 소금을 살짝 찍어먹으면 특유의 고소한 맛을 진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일행끼리 하나씩 먹기 위해 사이드로 갈릭 크림 새우고로케(2개 4,000원 / 4개 8,000원)를 시켰습니다.
같이 나온 소스는 와사비를 넣어 만든 소스라고 합니다.
동그란 모양의 고로케가 꽤 큰데, 테니스공 한 개 크기와 엇비슷한 수준.
바로 튀긴 걸 내어와 표면의 빵가루가 바삭바삭해요. 잘 튀겼습니다.
안에는 다진 새우살이 들어간 크림이 한 가득.
갈릭 고로케라고 하지만 마늘향이 크게 느껴지진 않았고, 보들보들하면서 단맛이 좀 강했습니다.
맛있긴 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크림보다는 감자고로케 같은 좀 묵직한 식감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냥 한 번 맛봤다... 정도로 만족.
그래도 보들보들한 크림고로케 좋아하는 분들은 한 번 시켜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양배추는 한 번 리필.
돈까스 먹을 때 밥과 함께 먹는것보다는 양배추와 함께 먹는쪽을 더 선호합니다.
그래서 보통 밥은 리필 안 해도 양배추는 리필이 가능하면 꼭 하는 편.
다만 이 날은 배가 좀 많이 고파서... 밥도 한 번 추가.
거기에 돼지고기 된장국, 톤지루도 한 번 더 추가했습니다.
양배추와 밥, 국을 한 번씩 추가한 셈인데, 싫은 기색 없이 바로바로 친절하게 가져다주시던...
경양식 돈까스파이긴 하지만, 이렇게 두툼하게 썰어진 일식 돈까스는 이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기 본연의 맛과 바삭하게 튀겨진 튀김옷의 고소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습니다. 맛도 아주 괜찮았고요.
일본식 돈까스를 많이 먹어본 적은 없지만 여태껏 먹어본 돈까스 중에서 두께는 이 곳이 가장 두꺼웠던 것 같아요.
식사를 거의 다 마칠 때 마지막 마무리로 디저트가 나왔는데요,
직접 만든 블루베리 샤베트가 조그만 그릇에 담겨 제공되었습니다.
유지방 들어간 아이스크림이 아니라 기름진 음식을 먹은 입을 되게 깔끔하고 상큼하게 정리해줬던 맛.
양은 그리 많지 않은데, 살짝 아쉬운 듯 하지만 그래도 이 약간의 아쉬움 선에서 끊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이번에도 깔끔하게 먹어치우고 나올 수 있었습니다. 맛있게 잘 먹었어요.
영업 시간이 9시까지고 퇴근 후 다소 늦게 방문했기 때문에
다 먹을 즈음엔 가게도 슬슬 마감 준비.
약도 없인 찾아가기 좀 힘들 정도로 다소 구석진 골목에 위치한 일식 돈까스 전문점 '시키카츠'
경양식 돈까스와는 다른 두툼한 매력이 있었던 육즙 넘치는 잘 만든 일본식 로스카츠를 맛있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회기동 경희대 근처에도 매장이 있으니 어느 매장이든 접근하기 좋은 쪽으로 방문하면 될 것 같네요.
PS : 최근 (이제서야?) 스타벅스 사이렌오더 앱을 깔고 회원가입 해서 열심히 별 모으는 중.
현재 그린레벨 5개까지 채웠는데, 열심히 모아야겠네요. 갈 길이 멀어...;;
※ 시키카츠 신당점 찾아가는 길 : 지하철 2,6호선 신당역 4번출구 하차, 다산어린이공원 맞은편
2020. 11. 19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