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첫 11일짜리 장기여행, 2023년 11월 타이완 전국일주
(96) 오지를 연결하는 사람들의 귀중한 발, 타이둥의 관문 타이둥역(臺東車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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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타이둥역(臺東車站)에 도착.
원래 그냥 콘크리트 건물 하나만 덜렁 놓인 조그만 역이었다고 하는데 앞에 캐노피를 설치하고 광장을 조성해놔서
규모는 작지만 꽤 그럴듯한 모습을 갖추 역으로 탈바꿈했다고 한다. 실제로 보면 역을 꽤 예쁘게 잘 지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역사 캐노피 광장 쪽에서 바라본 출구 방향. 주차장, 택시, 버스 등의 타는 곳 안내가 잘 되어있음.
오늘 하루종일 탔던 자전거도 다시 반납...
타이둥역은 들어가는 곳, 나오는 곳 개찰구가 완전히 분리되어 있어 이렇게 나가는 개찰구 쪽은 진입하지 말라는 안내가 있다.
역사 건물 자체는 1982년에 지어진 오래 된 건물이라 타일 붙어있는 모양 등을 보면 낡은 건물이라는 걸 알 수 있는데
그래도 건물 관리는 깔끔하게 했는지, 아니면 리모델링을 해서 그런지 상태는 비교적 양호한 편.
맡겨놓았던 짐은 3시간이 더 초과되어 추가 요금을 내고서야 뺄 수 있었다.
타이둥역의 여행자 관광 센터.
철도 관련 상품을 파는 상점이 하나 보여 들어가보니 이렇게 레일 모형이 설치되어 있었고...
타이둥 철도예술촌에서 봤던 열쇠고리가 여기서도 판매중이었다.
여기엔 타이완 철도에서 운행하는 차종의 선두부를 디자인한 열쇠고리도 팔고 있다. 구간차부터 내가 탔던 푸유마호까지...
지역 특산품을 파는 기념품점.
그 맞은편엔 세븐일레븐 편의점도 꽤 규모있게 들어와 있음.
거의 테이크아웃 전문이긴 하지만 가벼운 먹거리를 파는 식당들도 현대식으로 깔끔하게 들어와 있다.
그리고 재미있는 게... 타이둥에 와서 사람이 많이 가장 많이 몰려있는 공간을 본 게... 이 타이둥역이 유일했음(...)
시내 어딜 다녀도 사람이 거의 없었는데(심지어 시내 중심가조차) 유일하게 여기 타이둥역만 꽤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뭔가 조그마한 꽈배기 스낵 같은데 종류별로 시식도 다 갖춰져 있었고...
석가를 이렇게 상자에 담아 선물세트로 파는 것도 처음 본다. 그런데 설마 저거 한 박스 250NT$는 아니겠지...
만약 저게 사실이라면 한 박스 만원꼴이라는 건데... 그렇다면 진짜 가오슝에서 먹은 것 수준으로 말도 안 되게 싼 거고.
타이베이에선 저거 한 개 200NT$ 하는데... 확실히 타이베이가 타 지역 도시에 비해 물가가 엄청 비싼 도시라는 걸 체감하게 된다.
타이둥역 광장에 설치되어 있는 각종 조형물들.
이것도 조형물...??
뭐지 대체... 그냥 노숙자... 같은 느낌이 상당히 강하게 들긴 하는데 대체 이 바리게이트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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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대합실로 입장. 이 쪽은 유인 매표 창구.
승강장으로 들어가는 실내 개찰구.
자동개찰구 좌우로 직원이 상주하는 유인 개찰구가 있고 간이 카드 단말기도 함께 설치되어 있다.
그 위로는 열차 출발 안내 전광판이 설치되어 있는데 왼편은 남서쪽으로 이동하여 가오슝으로 가는 방향,
오른쪽은 여기서 그대로 북쪽으로 올라가 동부를 따라 위로 올라가는 방향이다. 이번엔 오른쪽의 북쪽 방향으로 움직인다.
개찰구를 통과한 후 지하로 내려와 지하 연결통로를 통해 승강장으로 올라간다.
승강장을 연결하는 지하 연결 통로.
3번 승강장으로 이동.
섬식 승강장에 두 대의 열차가 대기하고 있다. 왼쪽은 특급열차, 오른쪽은 교통카드만 찍고 타는 일반 구간차.
내가 탈 열차는 16시 55분에 출발하는 수린역(樹林車站) 행 특급 쯔창하오 439호.
내가 탈 열차 바로 맞은편에 대기중인 구간차.
여기가 도시 규모에 비해 열차는 꽤 자주 다니는 듯 싶었다. 열차가 아닌 타 교통수단으로의 접근성이 좋지 않아 그런가...
어쨌든 반나절동안 머물렀던 타이둥역을 뒤로 하고 열차에 몸을 싣는다.
다음 목적지는 '화롄역(花蓮車站)'
타이완 동부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로 인구 수는 타이둥에 이어 2위. 하지만 타이둥이 너무 남쪽에 치우쳐져 있고
화롄 바로 옆에 붙어있는 지안향이라는 지역의 인구와 합하면 타이둥 인구보다 많이 때문에 실질적인 최대 도시로 취급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 곳은 지난 4월에 있었던 '2024년 타이완 화롄 지진' 으로 큰 피해를 입은 곳이기도 하다.
나는 그 지진이 발생하기 전 이 곳을 다녀오게 된 셈.
여기서 화롄역까진 2시간 7분 소요.
구글 지도를 찍어도 170km나 나오는 서울 - 대전급의 꽤 먼 구간이라 특급열차를 타도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도착할 때까지 2시간동안 아무것도 못 먹고 간다니 버틸 수 없을 것 같아서 세븐일레븐에서 삼각김밥 하나 구매.
포크 플로스맛으로 가격은 28NT$(약 1,170원) - 우리나라 삼각김밥과 거의 비슷한 가격.
외관도 그냥 평범한 삼각김밥.
안에는 참깨를 넣고 잘게 다져넣은 포크 플로스가 들어있어 단짠단짠함을 느끼기 좋은 나쁘지 않은 삼각김밥이다.
포크 플로스가 대한민국에서는 맛보기 힘든 은근히 매력적인 음식인데 이번 여행 중 정말 제대로 만끽하고 가는 듯.
이건 진짜 밥에도, 샌드위치에도, 그리고 아침 죽에도 뭐든 잘 어울리니 다들 꼭 한 번 먹어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해가 지니 이 땅도 황량하게 보이는구나...
험준한 산악지대가 있는 타이완 동부 지역은 서부에 비해 선로 상황도 별로 좋지 않을거라 생각했다.
아마 서부처럼 시원하게 달리지 못하고 열차도 천천히 달릴거야... 라고 생각했는데 웬걸, 선형은 직선으로 곧게 뻗어있고
이 열차는 125km/h까지 엄청나게 밟아대네...
화롄까지 가는 길이 험해서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게 아니라 그냥 단순히 거리가 먼 거였어. 이렇게 달려도 2시간이 넘게 걸리니...
곧 '화롄역(花蓮車站)' 에 도착한다.
= Continue =
2024. 9. 22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