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첫 11일짜리 장기여행, 2023년 11월 타이완 전국일주
(96) 오지를 연결하는 사람들의 귀중한 발, 타이둥의 관문 타이둥역(臺東車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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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둥에서 열차를 타고 2시간,
타이완 동부의 실질적인 최대도시, '화롄(花蓮)' 에 도착했다.
우리에게는 지난 2024년 4월의 '화롄 대지진' 으로 인지도가 급격히 올라간 이 도시를 지진 일어나기 전에 다녀온 셈.
당시 지진으로 인해 건물이 무너지는 등의 큰 피해가 발생했다고 하는데 하루빨리 복구되어 일상을 되찾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화롄 지진 뉴스속보가 터졌을 때 가장 많이 보여줬던 지진피해 자료가 바로 이 건물이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여행으로 화롄에 도착한 날 저녁, 야시장으로 이동하면서 이 건물 앞을 실제로 지나간 적이 있었다.
여행 당시 지나갔던 건물이 이렇게 지진으로 인해 기울어져 있는 걸 뉴스로 보고 아연실색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게 남아있다.
화롄역 대합실로 나가는 출구는 지하 또는 지상 연결통로 둘 중 하나를 이용하면 된다. 나는 지하를 선택.
타이둥역에 비해 외벽도 대리석으로 깔고 전반적으로 역사가 훨씬 깔끔하고 크다는 느낌.
출구는 크게 동편과 서편, 두 곳의 출구가 있는데 타이둥과 달리 이 쪽은 출구안내 아래 작게 한글도 표기되어 있다.
역사 내 걸려이는 타이완 관광 홍보 광고판.
화롄역 나가는 곳 개찰구.
특이하게 나가자마자 바로 야외와 연결되어 있는데 이 곳도 들어오는 곳이 아닌 나가는 곳 전용으로만 운영하고 있다.
역전 광장에 거대한 지붕이 만들어져 있는데 상당히 화려한 편.
저 뒤에 위로 올라가는 계단과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되어 있는데 매표소로 가기 위해선 저 위로 올라가야 한다.
역전 광장에서 바라본 모습.
이 곳도 작은 규모의 도시라 타이완 섬 서쪽의 대도시처럼 높은 건물이 많지 않다.
조금 빠져나와 바라본 화롄역 전경.
현재의 화롄역은 2018년에 새롭게 지은 신 역사로 과거 구 역사를 완전히 없애진 않고 그 바로 옆에 신축하는 식으로 지었는데
구 역사의 기능을 완전히 없애지 않고 건물 골조만 남겨놓은 뒤 출구 전용 역사로만 지금도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타이완의 도시 치고 상당히 이질적인 느낌이 들었던 타이둥과 달리 여기는 길거리 분위기가 좀 더 타이완같다는 느낌이 든다.
순수 인구 수는 타이둥보다 미세하게 적다지만 도시 분위기는 타이둥보다 훨씬 크다는 느낌도 강했고...
지나가는 길에 본 슈퍼마켓. 나중에 쇼핑할 때 참고해야지...
저녁을 아직 먹지 않아 숙소에 짐 맡긴 뒤 밥을 먹으러 나와야 하는데 오기 전 봐 놓은 곳이 하나 있어 체크.
'류산먼(육선문 - 六扇門)' 이라는 이름의 1인 훠궈 식당인데...
실내 만석은 기본에 대기번호까지 뽑아서 기다려야 할 정도로 엄청나게 사람이 많음(...)
대기번호 현황을 보니 최소 1시간 이상은 기다려야 할 것 같아서 아예 뒤도 돌아보지 않고 패스;;
아니 뭐 이렇게 인기가 많아;;
일단 밥 먹을 곳은 텄으니(...) 다른 가게 찾아봐야 할 것 같고, 숙소부터 먼저 찾아간다.
역에서 살짝 벗어난 곳으로 나와 가로등 없고 인기척도 좀 덜한 외진 곳으로 들어왔다.
인도도 울퉁불퉁해서 캐리어 끌고 이동하기도 쉽지 않은 길을 구글지도 하나 의지하여 계속 걸어간다.
어, 여기도 밥집이 하나 있는데...
뭐지 이거 딱 봐도 엄청 매워보일 것 같은 집인데...ㅋㅋ
오니(귀신) 핫팟이라... 여기도 일단 훠궈 전문점같이 보이긴 한다.
근데 여긴 또 뷔페식인듯. 음... 싫은 건 아닌데 혼자 먹기에 지금은 좀 부담스러운데... 일단 여기도 패스.
어두운 골목 안에 위치한 화롄에서의 내 숙소 도착.
숙소 이름은 '코지 하우스 호스텔(小羊房 花蓮背包客棧)'. 여기는 호텔이 아닌 게스트하우스 건물이다.
다만 타이베이에서의 마지막 날처럼 도미토리 룸을 신청한 건 아니고 개별 독방을 신청.
들어가기 전 밖에서 문을 두들기라고 써 있어 두들기니 사장으로 보이는 젊은 여직원 한 분이 나와 바로 맞이해주셨음.
입구에 바로 신발장이 있어 여기서 실내화로 갈아신어야 한다. 당연하겠지만 실내에서는 무조건 금연.
1층에는 프론트 데스크(라고 해봤자 오른쪽 여직원 둘이 있는 테이블이 프론트 데스크 겸 사무실이지만...)와 함께
투숙객들이 쉴 수 있는 소파와 테이블 등이 있는 휴식 공간이 있다.
만화책과 함께 간식거리도 비치되어 있는데 투숙하는 기간 동안엔 자유롭게 꺼내 보고 먹는 게 가능하다고...
방 안내를 받아 위로 올라가는데 내가 묵을 방은 3층.
다만 건물에 엘리베이터가 없고 계단도 좀 가파른 목조 계단이라 무조건 캐리어 들고 올라가기가 쉽지 않았다...;;
내가 받은 싱글 룸 안엔 침대와 수건 하나.
그리고 스탠드가 설치되어 있는 테이블 하나가 전부인 조금 썰렁한(...^^;;) 방이었다.
그래도 커튼 밖으로 야외 발코니가 있고 햇빛이 그대로 들어오는 동향 뷰라 아침에는 꽤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
화장실 및 샤워실은 공용 시설을 사용하는데 남자용, 여자용이 따로 있다는 안내와 함께 마지막으로 열쇠를 받고 체크인 완료.
여기 숙박은 타이베이에서의 5일차 숙소처럼 게스트하우스긴 한데 시설 퀄리티만큼은 상당히 차이가 난다.
여기도 그렇게 시설이 막 최신식이고 아주 세련된 편은 아닌, 솔직히 말하면 호텔 대비 불편함이 더 많은 게스트하우스지만
뭐랄까 그래도 숙박객이 편하게 지내고 갈 수 있도록 아기자기하고 세심하게 신경을 많이 쓴 흔적이 느껴진달까...
공동 사장으로 보이는 젊은 여성분 둘이 하는 게스트하우스였는데 그 나이대의 감성에 맞게 꾸며놓은 모습이 생각보다 꽤 괜찮았다.
덕택에 게스트하우스임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상당히 마음 편하게 묵을 수 있었던 곳.
= Continue =
2024. 9. 23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