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갑자기 마음이 끌려 떠난 당일치기 전주여행>
(1) 한여름의 전주는 과연 옳은 선택이었을까? 전주객사 풍패지관(豊沛之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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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엔 당일치기로 국내여행 다녀오는 거에 재미를 좀 들렸던 듯.
강릉, 속초 당일치기로 다녀온 지 얼마 되지 않아 갑자기 '전주에 또 가고 싶다' 라는 생각이 문득 떠올라 계속 머릿속에 머물렀고
결국 휴무일을 이용하여 당일치기로 전주를 다녀왔다. 이번엔 일행 없이 혼자 심플하게.
여행의 시작은 남부터미널에서. 전주를 갈 땐 철도 대신 항상 버스를 타곤 하는데, 특히 매번 서울남부터미널에서 출발하곤 한다.
새벽의 서울남부터미널은 한산... 하진 않다. 아침 6시가 조금 넘었는데도 불구하고 의외로 사람들이 꽤 있는 편.
터미널 안에 있는 식당도 문 열었고 편의점도 열어있어 새벽인데도 생각보다 활기 넘치는 분위기.
다만 이게 2024년 서울의 관문 역할을 하는 터미널 건물이 맞나 싶을 정도로 상당히 낙후되어 있는데, 유독 남부가 좀 심한 편.
출발 대기중인 시외버스.
내가 탈 전주행 호남고속 시외버스.
서울남부터미널에서 전주시외버스터미널까지 중간 경유하는 곳 없이 한 방에 간다.
서울에서 전주로 버스 타고 내려갈 땐 고속버스보다 시외버스 타는 게 압도적으로 유리한데 그 이유는 좌석 때문.
모든 버스가 다 해당되는 건 아니지만, 시외버스와 고속버스 일반고속(우등 말고)의 운임이 동일한데
간혹 이렇게 일반고속 가격에 우등 좌석이 배치되는 경우가 꽤 많음. 덕택에 아주 편하게 누워 자면서 이동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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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에 잠을 거의 못 자서 좀 피곤한 상태로 버스 탔는데 그 덕에 시외버스에서 한 번도 깨지 않고 완전 꿀잠.
버스 출발하자마자 바로 떨어지고 눈 뜨니 전주 호남제일문 앞 지나가더라. 진짜 엄청 푹 잤다는 뜻.
여튼 전주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마지막으로 전주 온 게 2019년 코로나19 터지기 전이었으니 거의 5년만의 재방문.
전주시외버스터미널과 전주고속버스터미널은 그렇게 멀리 떨어져있지 않아 어느 터미널로 오나 사실 크게 상관없음.
다만 전주역은 버스터미널에서 꽤 멀리 떨어져있기 때문에 목적지에 따라 버스 탈지 열차 탈지 선택하는 게 좋겠다.
원래는 버스로 이동해야 하는 게 맞으나 오늘은 그냥 느긋하게 걷고 싶더라고...
그래서 첫 목적지까지 슬슬 걸어가기로 했다. 아직 아침이라 기온이 그렇게까진 올라가지 않아 나름 걸을 수 있겠다 싶었음.
전일초등학교라... 이 학교에서 살인사건 일어나는 건 아니겠지(...)
뭔가 굉장한 포스를 품기는 떡볶이집인데, 떡볶이집에서 소바에 콩나물국밥, 칼국수라...
이런 가게는 진짜 극과 극일 것이다. 엄청나게 맛있거나 그게 아니면 터미널 앞 메뉴 많은 식당처럼 전부 꽝이거나.
근데 여긴 나중에 돌아와 찾아보니 생활의 달인에도 나왔고 '옴시롱감시롱' 이란 이름으로 영업했던 꽤 오래 된 노포였다고 한다.
다음에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전주를 또 가게 되면 한 번 찾아가봐도 좋을 듯.
시내 아파트단지 앞에 있던 '태평문화공원'
서울 천호동(정확힌 성내동이지만)에 본점이 있는 독도쭈꾸미 지점이 여기도 있길래 반가운 마음에 한 컷.
독도쭈꾸미는 가격이 너무 오르고 맛도 예전같이 않아 요새는 안 갔는데 여기는 과연 어떠려나...
'홍시궁' 이라는 이 카페, 홍시를 이용한 꽤 괜찮은 디저트 파는 한옥카페라고 평이 좋길래 한 번 가 보고 싶었으나
아직 이른 아침이라 문을 열진 않았다. 이후 동선상 여길 다시 지나갈 일은 없어서 그냥 한 번 구경하고 가는 걸로 만족.
얼마 전 간판때문에 한 번 크게 논란이 되었던 일본식 선술집 '압구정편의점' 전주지점.
한 번도 가 본 곳은 아니지만 아마 앞으로도 이 프랜차이즈를 일부러 찾아가진 않을 것 같음.
아침인 것도 있지만 일부러 큰 길 피해 골목 사이사이로 걸어가는 거라 사람도 별로 없고 한적한 분위기.
똑같이 사람이 없긴 하지만 5월 여행 때 김천 시내에서 봤던 을씨년스러움은 아니고 여기는 그냥 한적하다... 라는 느낌이었다.
어지간히... 시달렸구나. 충분히 이해해...
와, 두자릿수 국번 진짜 오래간만에 봐...!!
여기 심지어 백종원의 3대천왕에도 나온 46년 노포라고 한다. 옛날스탈의 달지않은 간짜장, 그리고 물짜장이 유명하다고 하는데
이 가게가 유명하다는 것도 서울 와서 알게 된 것. 이렇게 여행하며 우연히 발견한 가게들이 사실 엄청 유명한 집이었다는 걸
하나하나 경험을 통해 배워가게 된다. 아 물론 지금은 전화번호가 세 자리 국번으로 바뀌었고 저 간판은 상징적으로 남겨놓은 듯.
계속 걷다보니 전주객사, 풍패지관(豊沛之館)에 도착했다.
전주객사, '풍패지관(豊沛之館)'
조선시대 전주를 찾은 관리와 사신을 대접하고 묵게 하던 숙소로 현재 보물 제 583호로 지정되어 있다고 한다.
매달 초하루, 보름에 궁궐을 향해 예를 올리고 국가에 경사가 있을 때 축하의식을 거행한 곳으로 거대한 현판이 굉장히 인상적인 곳.
풍패지관 관람은 자유. 별다른 직원도 없고 그냥 공원처럼 자유롭게 들어와 구경하고 갈 수 있다.
다만 CCTV 녹화가 되고 있으니 위의 행동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아니 하면 안 된다.
워낙 건물이 크기 때문에 정면에서 전체를 한 번에 담는 건 어려워 측면으로 한 컷.
건물 앞의 너른 광장 너머로는 충경로가 펼쳐져 있고 여기서 조금만 걸어가면 전주 최대 관광지인 한옥마을도 나온다.
'풍패지관(豊沛之館)' 의 현판. 상당히 독특하고 기개 있는 글씨체의 큼직한 현판이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가능해서 살짝 대청마루로 올라와 보았음.
규모는 다르지만 옛날 외갓집이 전통한옥이라 이렇게 대청마루가 있었는데 오래간만에 거기 온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건물은 크게 주관, 그리고 서익헌, 수직사, 이렇게 세 곳이 현재 남아있다고 한다.
방 안으로 들어가진 못하고 그냥 대청마루에서 건물 구경하는 정도만 가능.
어쨌든 이렇게 당일치기 전주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하루동안 얼마나 알차게 돌아다닐 수 있을지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뭐 열심히 다니며 눈에 담고 맛있는 거 먹고 최대한 즐기면서 다녀야겠다.
= Continue =
2024. 11. 25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