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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외식)/한식

2024.12.12. 박가 삼거리부대찌개 본점(파주시 문산읍) / 125만 유튜버 육식맨 강력추천, 쑥갓 넣어 개운함이 남다른 파주식 부대찌개의 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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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초가을, 친구들과 함께 차 타고 집과 정반대 방향에 있는 파주 문산을 다녀왔습니다.

기억하고 있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제가 군 생활을 문산에서 했거든요. 그래서 문산은 뭐랄까... 참 애증이 담겨 있는 곳인데

그 애증도 이제 시간이 오래 지나다보니 감정이 희박해져서 이제는 별 생각이 없어요. 그냥 애증이다! 하고 웃고 지나갈 정도...

 

어쨌든 이 곳을 일부러 찾게 된 이유는 '부대찌개 먹으러' 입니다...

125만 구독자를 보유한 '육식맨' 채널에서 부대찌개 리뷰를 한 적이 있었는데 거기서 소개된 곳으로 육식맨이 제일 맘에 들었다며

부대찌개로 유명한 의정부, 그리고 송탄을 제치고 이 집이 으뜸이라 극찬을 했기 때문이거든요.

가게 이름은 '박가 삼거리 부대찌개'. 문산 읍내 북쪽 끝에 위치해 있습니다. 문산역, 문산시외고속버스터미널에서 도보 이동 가능.

 

'삼거리' 라는 이름을 단 간판이 세 개 있는데 오른쪽의 정육점 빼고 왼쪽의 두 개가 부대찌개집입니다.

딱 봐도 왼쪽 간판은 새로 단 것, 그리고 오른쪽 간판은 옛날부터 쓰던 오래 된 간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 가게가 있는 곳이 선문교교차로 앞인데요, 문제는 여기가 삼거리가 아니에요. 도로가 좀 이상하긴 해도 일단 사거리(...)

어째서 사거리인데 삼거리 이름이 붙었는지 모르겠지만 아마 옛날엔 삼거리였다가 도로가 하나 새로 뚫린 것 아닐까 싶습니다.

 

 

 

주말 식사시간대 방문했는데 사람이 꽤 많더군요. 밖에서 줄 서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와 별개로 웨이팅을 접수해놔야 합니다.

웨이팅 접수 후 밖에서 내 순서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해요.

 

 

 

웨이팅 접수하고 나서 근처 어디 다녀와도 되긴 하겠지만... 여기 근처에 갈 만한 데가 없어(...) 그냥 밖에서 기다렸습니다.

 

 

 

약 30분 후 입장.

식당은 꽤 오래 된 시골 읍내 식당 분위기가 여실히 느껴졌습니다. 규모는 그리 크지 않음.

 

 

 

식사메뉴는 부대찌개 딱 하나.

그 외의 메뉴들은 추가로 주문할 수 있는 사리들인데 여기 '모닝사리' 라고 하는 게 꽤 유명하다고 합니다.

모닝사리, 그리고 햄사리는 1인분, 그리고 반으로도 주문 가능해요. 저희는 네 명이라 부대찌개 넷에 모닝사리, 라면사리 추가.

 

 

 

테이블에 설치된 가스렌지.

 

 

 

물티슈를 포함한 기본 식기 준비 완료.

 

 

 

뚜껑이 덮인 부대찌개 냄비가 나왔고요...

 

 

 

끓이기 전 뚜껑 열어서 부대찌개 냄비 한 컷. 사진의 양은 4인분.

 

일반적인 우리가 생각하는 부대찌개와 상당히... 정말 많이 다른 이질적인 모습인데요, 쑥갓이 엄청 많이 들어갔습니다.

아니 부대찌개에 일반적으로 쑥갓을 넣나...? 의정부에서도, 송탄에서도 보지 못한 모습이 좀 당황스럽지만 이 쑥갓 넣은 국물이

파주 문산 부대찌개의 개성이라고 해요. 어떤 맛이 날지 한 번 믿고 끓여보도록 하겠습니다.

 

찌개 위에 올라간 저 갈은 고기, 혹은 어묵처럼 생긴 길쭉한 덩어리가 '모닝사리' 라고 하는 그것입니다.

고기를 다져 햄처럼 만들어낸 것이라고 하는데 민찌와는 또 다르게 생겼어요. 굳이 질감을 따지면 미트볼 같은 것에 가까운 느낌?

 

 

 

무와 오이를 넣고 담근 동치미가 나오는데, 굉장히 잘 익기도 했거니와 살짝 쿰쿰한 맛이 나는게 좋아하는 사람은 되게 좋아할듯.

그런데 이거 무와 오이만 건져먹어야 합니다. 국물이 그냥 들이키는 게 꽤 버거울 정도로 상당히 짠 편이라서요.

그래서 동치미라기보다는 그냥 국물 자작한 무짠지 같은 걸로 봐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외에 배추김치가 밑반찬으로 나옵니다. 부대찌개에 들어가는 김치와는 좀 다른 것 같던...

 

 

 

밥은 공기밥.

 

 

 

냄비 뚜껑을 열어보니 그 안에서 부대찌개가 부글부글 끓는 중.

파와 쑥갓, 그리고 김치를 듬뿍 올린 뒤 그 위에 고춧가루를 잔뜩 뿌린 걸 보니 기본적으로 얼큰 + 개운 계열로 추정됩니다.

외관만 보면 부대찌개라기보다는 흡사 매운탕을 보는 듯한 느낌이에요. 그만큼 꽤 이질적입니다.

 

 

 

라면사리 두 개 준비.

 

 

 

라면사리를 넣은 뒤 건더기와 국물을 위에 얹어 라면이 안으로 들어가 더 잘 익도록 조금 기다려줍니다.

 

 

 

라면이 어느 정도 꼬들꼬들하게 익으면 면부터 먼저 건져먹으면서 다 끓여진 부대찌개를 밥과 함께 즐기면 됩니다.

 

 

 

꼬들면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살짝 덜 익었다 싶을 때 건져서 후루룩.

보통 제가 면사리 넣는 찌개류 먹을 때 즐기는 순서가 있는데, 제일 먼저 면 건져먹고 그 다음에 건더기 없이 국물만 떠서

국물 맛을 보고 마지막으로 이제 국자로 국물과 건더기를 함께 떠서 밥과 건더기를 함께 즐기는 방식이거든요.

이번에도 그 방식으로 천천히 즐겨보았습니다.

 

 

 

쑥갓에 가려 잘 보이지 않던 햄, 소시지가 국자로 건져내 앞접시에 담으니 이제 보이기 시작하는군요.

파와 함께 넉넉하게 들어간 야채는 쑥갓입니다. 부대찌개로선 특이하게 쑥갓을 상당히 많이 넣었는데 향이 꽤 강하게 나는 편.

 

 

 

오, 이거 완전...!! 매운탕인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기 쉬운 진한 햄맛 국물의 달짝지근하고 기름진 부대찌개와는 완전히 결을 달리하는 맛인데요...

쑥갓, 그리고 파를 듬뿍 넣고 끓인 국물에서 우러나온 야채육수의 풍미가 굉장히 깔끔하고 개운합니다.

거기에 김치가 더해져 한층 기분좋은 얼큰함, 그리고 시원한 뒷맛을 내 주고 있고요. 그게 또 햄, 소시지와 아주 잘 어울리거든요.

 

 

 

모닝사리 맛은 되게 특이해요. 씹는 맛은 영락없이 다진 고기 덩어리, 미트볼 같은 식감인데 거기서 나는 향신료향이 꽤 강해서

이건 일단 저는 좋아하긴 하지만 취향은 조금 갈릴 것 같습니다. 절대 한국적인 맛의 향신료는 아니고 비슷한 걸 꼽자면

맥도날드 맥모닝 시간대에 나오는 소시지 맥머핀 있잖아요, 그 소시지 패티에서 나는 풍미와 꽤 비슷하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일단 좋아하는 편이긴 한데 호불호는 살짝 있을 수 있으니 주의. 다만 이게 이 집 부대찌개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것도 있는 듯.

 

 

 

야채가 듬뿍 들어가 개운한 맛을 내 줘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햄, 소시지도 뭐랄까 생각보다 덜 짜다는 느낌?

그래서 먹는 데 있어 부담감이라는 게 전혀 느껴지지 않더군요.

 

 

 

국물이 좋고 건더기도 푸짐하면 뭐다? 바로 밥도둑이지요. 밥과 함께 진짜 정신없이 코 박고 먹었습니다.

이런 스타일의 부대찌개는 또 처음 접해보는 거라 생소할 법도 하지만 쑥갓 넣고 끓인 개운한 국물이 흡사 매운탕과도 같아

생소하다기보다는 되게 친숙한 맛이었습니다. 송탄식, 의정부식과는 완전히 결을 달리하는 파주만의 확실한 개성이 넘치는 맛.

 

 

 

정말 맛있게 잘 먹었고요...

 

 

 

평소 달달한 믹스커피는 잘 안 마시는데 오늘만큼은 좀 마시고 싶어 나갈 때 자판기에서 커피 하나도 뽑아 달달하게 마무리!

 

 

 

정말 맛있고 시원한 맛, 다른 데서 맛볼 수 없는 독보적인 국물이 인상적인 파주 문산읍의 '박가 삼거리 부대찌개'

꽤 오래 전부터 있던 가게였을 터인데 왜 내가 군생활하던 시절에 여길 한 번도 가 보지 않은거지? 라는 의문이 들었던 곳...ㅋㅋ

문산이 수도권전철로 갈 수 있긴 하지만 경의선의 사실상 종점에 위치한 역이라 타 지역에서 접근하기 쉽진 않지만

당일치기로 뭐 임진각 등 관광 이것저것 하면서 겸사겸사 들리면 꽤 좋을 것 같습니다. 날 추워지니 여기 국물이 또 생각나네요.

 

. . . . . .

 

 

 

※ 박가 삼거리 부대찌개 찾아가는 길 : 수도권 전철 경의중앙선 문산역 하차, 오른쪽(북쪽)으로 쭉 직진, 선문교교차로에 위치

https://naver.me/FDjfdSQ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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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가 삼거리 부대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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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12. 12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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