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송탄에 놀러갔을 때 모 동생과 함께 방문한 '최네집' 이라는 부대찌개 전문점입니다.
우리나라 부대찌개 하면 의정부 부대찌개가 전국적으로 제일 인지도가 높고 유명한데, 사실 평택 송탄도 부대찌개가 유명합니다.
'의정부식 부대찌개', 그리고 '송탄식 부대찌개' 로 서로 계파가 나뉘는데요, 송탄 부대찌개 중 가장 유명한 집 하면
평택 송탄 신장동 쇼핑거리에 위치한 '김네집' 을 제일 먼저 꼽는 사람들이 많아요. 하지만 김네집 말고 유명한 곳이 하나 더 있으니
바로 이번에 방문한 '최네집 부대찌개' 라는 곳입니다. 그 최네집 부대찌개를 이번에 처음으로 방문해보게 되었습니다.
(송탄 신장동 김네집 부대찌개 방문 후기 : https://ryunan9903.tistory.com/330)
송탄 최네집 부대찌개. 1969년 오픈했으니 역사만 50년이 훌쩍 넘은 꽤 오래 된 노포라 할 수 있곘습니다.
김네집보다 최네집이 역사와 전통을 따지면 훨씬 더 오래 된 집.
건물 한 채를 전부 부대찌개집으로 쓰고 있을 정도로 규모도 상당히 큰 집. 건물은 꽤 오래 된 건물 같아뵈더군요.
김네집도 결코 작은 식당은 아닌데 김네집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꽤 큰 규모를 자랑합니다.
그리고 어릴 땐 부대찌개 간판에 '스테이크' 가 항상 같이 붙어있는 집을 많이 보곤 했는데 여기도 오래된 집 답게 스테이크가 있음.
1층 입구에 걸려있는 수많은 유명인들의 방문 사진.
저희는 1층이 만석이라 2층으로 올라왔습니다. 2층은 좌식 테이블로 운영하고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래요.
메뉴판을 한 컷. 대표메뉴인 부대찌개 가격은 11,000원.
찌개 외에 베이컨구이, 티본스테이크, 모듬구이 같은 추가 고기구이 메뉴가 있습니다.
저희 뒤에 가족 단위로 온 단체손님이 있었는데 한쪽은 부대찌개 시켜서 끓여먹고 한쪽은 고기불판 올려 고기 구워먹고 하더군요.
원래 여럿이 오면 저런 식으로 먹는 게 일종의 부대찌개 즐기는 정석인 듯... 뭐 저희는 둘이라 그냥 찌개만 얌전히 시켰습니다.
테이블에 기본 비치되어 있는 수저통과 티슈통, 물티슈, 그리고 물컵.
기본 식기 준비 완료.
테이블마다 가스렌지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가볍게 맥주도 한 잔 하기로 했어요. 오늘의 맥주는 테라가 함께합니다.
최네집 간판메뉴, 송탄식 부대찌개(1인 11,000원, 사진의 양은 2인분) 도착!
송탄식 부대찌개는 사골육수 베이스에 치즈, 그리고 소민찌와 갈은 마늘과 양념장을 넣어 진하고 얼큰한 맛을 느낄 수 있는 게 특징.
그리고 햄도 의정부식이나 다른 부대찌개 전문점처럼 넓게 썬 게 아닌 가늘고 얇게 채썰듯 썰어낸 것이 특징입니다.
송탄식 부대찌개로 동시에 유명한 김네집 부대찌개도 이와 비슷한 외형으로 음식이 담겨 나와요.
뚜껑을 덮고 가스불을 올려 끓이기 시작합니다.
밥은 부대찌개 덜어먹기 좋도록 대접밥으로 나오고요...
밑반찬으로는 매장에서 직접 담근 배추김치 단 한 가지만 나옵니다.
딱 봐도 떼어다 쓰는 김치가 아닌 직접 담근 김치 느낌이 확 오지요.
살짝 신맛이 느껴질 정도로 잘 익은 김치로 솔직히 말하면... 겉절이 좋아하는 저로선 취향에는 잘 안 맞는 맛입니다.
그런데... 그런데... 이 김치에 어마어마한 비밀이 숨어있을 줄은 이 때만 해도 미처 몰랐지요.
부대찌개가 부글부글 끓는 중.
보통 이쯤해서 라면사리를 넣곤 하는데 송탄식 부대찌개는 찌개 끓을 때 사리 넣으면 안 됩니다. 일단은 그냥 이것만 끓여요.
찌개가 다 끓어써 먹어도 되겠다 싶으면 불을 줄여 조리를 마무리짓고...
밥그릇 위에 적당히 먹을 만큼 덜어서 밥과 함게 맛있게 즐기면 됩니다.
다진 쇠고기 민찌, 그리고 얇게 썬 햄 때문에 전반적으로 건더기가 큼직큼직하지 않고 좀 자잘하다는 게 특징.
의정부식과는 다른 송탄 부대찌개만이 가진 매력을 꼽는다면 개운함보다는 굉장히 꾸덕하고 진한 맛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국물이 달짝지근하면서 개운하고 깔끔한 맛이 있는 의정부식과 달리 송탄은 묵직한 국물 맛이 특징인데, 사골 육수와 쇠민찌에서
나오는 이 진한 감칠맛이 부대찌개의 맛을 한층 더 깊게 살려주고 있습니다. 거기에 마늘향이 더해져 정말 향기롭고요.
햄과 소시지는 다양한 종류가 들어가지 않고 각각 한 종류만 들어가지만 넉넉하게 꽤 많은 양이 들어가서
별도의 햄, 소시지 사리를 추가하지 않아도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럽게 즐길 수 있고요...
큼직하게 썬 파, 배추김치 등도 넉넉하게 들어있어 한층 얼큰하고 진한 맛을 내는데 큰 도움을 준달까... 여튼 맛있어요.
의정부식과 송탄식 중 어느 쪽이 더 맛있냐고 물으면 솔직히 꼽기 어려움. 각자의 개성이 있기 때문에 그 개성을 존중합니다.
진짜 햄과 소시지 많아요. 모듬사리 또는 햄, 소시지 사리를 추가해야 좀 먹을만해지는 일반 부대찌개집과 달리
가격은 살짝 높지만 추가 사리를 라면사리 외에 더 넣지 않아도 이 자체만으로도 넉넉하게 먹을 수 있는 게 최네집의 큰 장점입니다.
그리고 이 기본찬으로 나오는 김치 말인데요... 별로 입맛에 잘 안 맞았던 이 김치가 알고보니 요물이더군요...;;
원래 그냥 김치만 먹었을 땐 그렇게 대단한 건지 몰랐는데 이게... 부대찌개랑 미친듯이 잘 어울립니다.
부대찌개 국물과 배추김치가 결합하여 만들어내는 시너지효과가 와, 이거 미친 음식인데... 대체 어떻게 이런 맛이 나지...???
첫 젓가락 이후 그냥 내려놨던 김치를 순식간에 한 접시 다 비우고 바로 한 접시 더 달라 했을 정도;;
중간 정도 먹었을 때 즈음 라면사리 추가.
김네집도 그렇지만 송탄 부대찌개에서 라면사리는 무조건 신라면입니다. 어째서인지 이걸 넣어야 더 맛있어진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재밌는 건 신라면을 고집하면서 신라면 분말스프나 건더기 후레이크는 넣지 않고 면만 넣는다는 것.
같은 라면 면발인데 무슨 차이가 있나...? 혹시 신라면의 면발을 꼭 써야하는 이유가 있나 궁금하지만 일단 믿어보기로 합니다.
건더기를 절반 정도 건져먹고 난 뒤에 국물을 약간 추가하고 그 안에 라면사리 넣어 살짝 자작하게 끓여내고...
조금 꼬들꼬들하게 익었다 싶을 때 라면사리를 건져 먹으면 됩니다.
보통 부대찌개 먹을 땐 라면사리를 먼저 먹고 그 다음에 밥을 먹는데, 이 집은 밥을 먼저 먹고 라면사리를 나중에 먹는 반대 방법으로
부대찌개를 즐길 수 있어요. 꽤 독특한 순서라 생각되더라고요.
미친 마성의 김치 세 번째 추가;;;;
진짜 찌개도 찌개지만 이 김치가 이번 최네집 방문의 최대 수확이었어요. 어떻게 이런 김치가 다 있지?
그냥 먹으면 별 거 아닌, 아니 솔직히 취향에 안 맞는 김치인데 부대찌개와 결합하니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중독성을 만들어낼줄은;;;
국물도 싹싹 긁어먹고 김치도 하나 남기지 않은 채 정말 깔끔하게 먹어치웠습니다. 진짜 너무너무 만족스러웠어요.
같이 간 동생도 여기 부대찌개 정말 맛있었다고 극찬. 뭣보다 이 가게, 다른 사람들에게 소개해주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송탄에서 가장 오래 된 부대찌개 전문점, '최네집'
그 이름만큼이나 명불허전의 훌륭한 송탄식 부대찌개를 맛볼 수 있었던 곳. 다른 동네에서 쉽게 맛보기 힘든 송탄식이니만큼
더 이 가게만큼의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하고요, 이 부대찌개 하나만 바라보고 송탄에 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개인적으로 제 주변에 찌개 좋아하는 친구들에게 여기 한 번 소개하고 또 데리고 가 보고 싶어요. 반응 어떤가 궁금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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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 신라면 사리를 엄청 쓰는데 건더기 후레이크, 분말스프는 안 쓰다보니 계산하고 나가는 곳 앞에
이 두 가지 스프를 쌓아놓은 박스가 있거든요? 일 하는 직원 아주머니에게 물어보니 '필요한 만큼 가져가세요' 라고 하시던...
덕분에 꽤 득템... 일반 봉지라면 반 정도밖에 안 되는 싼 가격에 사리면 번들 사서 이거 활용해먹으면 꽤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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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네집 본점 부대찌개 찾아가는 길 : 경기도 평택시 경기대로 1401(서정동 779-3)
2024. 12. 9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