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3호선 안국역 근방, 북촌로에 위치한 '깡통만두' 라고 하는 만두전문점.
이 근처에서 식사약속이 있어 괜찮은 곳 있나 찾다 발견한 곳으로 여기 줄 서서 들어갈 정도로 상당히 유명한 가게라 하더라고요.
심지어 예전 수요미식회에도 등장했다고 할 정도. 1988년 오픈하여 40년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나름 터줏대감 같은 집입니다.
가게가 큰길가에 있지 않고 골목 안쪽에 있습니다. '북촌로' 라는 팻말을 따라 쭉 이동하면 가게 등장.
영업 시간은 다음과 같고 중간 준비 시간이 평일에 있으니 참고하시면 될 듯.
다만 영업 시간이 표시되어 있더라도 중간에 재료가 소진되면 그 시점에서 영업은 끝난다고 합니다.
매장 입구.
2014년부터 하나도 빠지지 않고 쭉 붙어있는 총 열 한개의 블루리본 서베이 스티커.
대기가 있을 경우 캐치테이블을 통해 예약 인원을 올린 뒤 밖에서 기다렸다 들어오면 됩니다.
제가 갔을 때도 살짝 대기가 있어 조금 기다린 끝에 들어갈 수 있었어요.
밖에서 들어가는 도중에 본 메뉴판.
여기서 수요미식회에서 추천하는 음식은 비빔국수, 그리고 만두전골이라고 합니다.
재미있는 건 가게에서 추천하는 요리와 수요미식회 추천 요리가 중복되지 않고 서로 완전히 다르다는 것.
사전에 이 가게 찾아볼 때 비빔국수가 상당히 맛있어보여서 그거 먹어보기로 했습니다.
매장 내부는 사람들로 가득.
내부가 그렇게 넓지 않은데 안쪽에 방이 또 따로 있어 그 쪽으로 안내받았습니다.
시원한 차와 함께(방문했던 때가 여름이라) 앞접시, 그리고 수저 세팅.
기본찬으로는 양파절임, 배추김치, 그리고 부추절임 이렇게 세 가지가 제공됩니다. 반찬들은 다 그럭저럭한 맛.
놋그릇에 담겨나온 수요미식회 추천메뉴, '비빔국수(12,000원)' 등장.
매일 직접 반죽하고 숙성하여 뽑아낸 쫄깃한 식감의 생면을 100% 국산 고추가루로 만든 비빔장과 한우 육전, 열무김치,
절임오이, 초절임무와 함께 매콤하게 맛있게 비벼먹는 인기메뉴... 라고 소개되어 있습니다.
비빔국수에는 따끈한 사골국물이 함께 제공됩니다.
테이블에 기본 비치되어 있는 후추를 살짝 쳐서 후룩, 아주 무난하게 따끈한 사골국물의 맛.
특이하게 비빔국수 면이 칼국수면인데 비빔장이 꽤 자작해서인지 쉽게 잘 비벼지더라고요.
열무김치와 함께 진주냉면처럼 육전 올라간 게 상당히 독특한 부분입니다. 양 자체는 보기에 비해 아주 많지는 않아요.
와...ㅋㅋ 이거 살면서 먹어본 비빔국수 중 손가락 안에 들어갈 정도로... 자극적인 맛!!
비빔국수라 해서 어느 정도 매콤달콤한 자극성은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상상 이상으로 엄청 세네요. 굉장히 새콤하면서 또 매워요.
이거 매운 거 못 드시는 분들은 일단 도전하면 안 되는 정도고 평소 싱겁게 드시는 분들은 자극적인 맛에 놀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또 그게 입에 짝짝 달라붙는 맛이라 계속 젓가락 가게 만드는 매력이 있어요. 진짜 야성적인 비빔국수라고 해야 하나...;;
육전의 풍부한 고기 씹는 기름진 맛과 열무와 무의 아삭아삭함이 매콤하고 새콤한(달진 않은) 양념장과 꽤 잘 어우러집니다.
면의 식감은 쫄깃쫄깃 계열은 아니고 그냥 칼국수 식감이라고 보면 됩니다.
종지에 담긴 양념간장도 함께 나왔는데요, 양념간장이 나온 이유는...
짜잔, '찐만두(11,000원 - 6개)' 도 함께 주문했습니다.
만두는 비빔국수 주문시 6,000원을 더해 3개 나오게 주문하는 것도 가능하다는데 저는 1,000원 저렴한 단품으로 주문.
고기만두와 해물만두, 김치만두가 있다고 하는데 이 날은 김치만두가 없다고 하여 고기와 해물만 나왔습니다.
먼저 큼직한 고기만두 하나를 집어서... 누가 봐도 매장에서 직접 만든 티가 나는 울퉁불퉁한 모양새. 크기도 제법 큽니다.
만두 안에는 다진 돼지고기와 파, 부추, 두부 등의 속재료가 들어있는데, 순간 먹어보고 '아...?' 하는 감상이 번뜩 지나갔어요.
저도 그렇고 같이 간 애도 똑같이 느낀 부분인데 이 만두에서 뭘 느꼈는지는 아래에서 다시 한 번 이야기할께요.
둥글게 말지 않은 해물 속을 넣은 만두.
와, 이 만두... 이 만두 너무... '집에서 만든 맛' 인데...ㅋㅋ
아니 좀 충격적일 정도로... 집에서 '만두 빚어먹자' 라고 해서 재료 사 와서 속 꽉 채워넣고 쪄낸 만두랑 맛이 완전히 똑같아요.
밖에서 사 먹는 만두가 아무리 직접 만든다 해도 집에서 빚어먹는 것과는 재료 구성이라든가 여러 면에서 다른 맛이 분명 있는데
이 집의 만두는 정말 그냥 갖다놓고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면 절대 잡아내지 못할 정도로 너무 '집만두' 스러운 맛이라
저랑 같이 간 동생 서로 만두 먹으면서 조금 황당하면서도 놀란 표정 지으며 웃음밖에 짓지 못했습니다. 일단 맛있는 만두는 맞아요.
좀 다른 의미로 놀랐을 뿐, 기본적으로 속 알차게 들어간 맛있는 만두는 맞으니 가면 꼭 시켜보시길 바랍니다...ㅋㅋ
뭐 어쨌든 맛있게 잘 먹었어요.
이게 비빔국수와 만두의 조합이 매우 괜찮은게 비빔국수가 엄청 자극적이고 간이 센데 만두는 그 정반대로 완전 슴슴해서
둘 중 하나만 단독으로 먹으면 밸런스가 살짝 안 맞을 수 있는 걸 이렇게 균형을 맞춰주더라고요.
비빔국수 먹다가 좀 짜다 싶으면 만두 한 입 베어물어주고... 이런 식으로 먹으니 짠맛도 중화되고 훨씬 먹기 더 편해져서
상당히 맛있게 한 끼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안국역 근처에서 밥 먹을 일 있으면 가 볼만한 집.
워낙 인기 있는 집이라 대기가 언제든 발생할 수 있고 제가 먹고난 뒤에 엄청 긴 줄이 생겼으니 줄 서는 건 각오하셔야 합니다.
PS : 여기, 안국~경복궁 라인에 흑백요리사 흑수저 철가방요리사 임태훈 님의 중화요릿집이 있다는데 담에 한 번 가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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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깡통만두 찾아가는 길 : 지하철 3호선 안국역 2번출구 하차 후 직진, 서울 종로구 북촌로2길 5-6 1층(재동 84-22)
2024. 11. 10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