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50년 가까이 사랑받은 노포 메밀소바 전문점이 음식 맛있기로 소문한 고장 전주에 있습니다. '메르밀진미집' 이라 하는 곳.
예전에 딱 한 번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요, 저는 소바를 먹진 않고 그 때 콩국수를 먹긴 했지만 엄청 맛있었던 기억을 갖고 있지요.
그런데 그 메르밀진미집이 서울에 직영점을 오픈했다는 소식을 들어 '이건 못 참지' 하며 호기심에 찾아가보게 되었습니다.
'메르밀진미집 논현직영점' - 수많은 직장이 몰려있는 강남대로상 신논현역과 논현역 정확히 중간 지점에 위치해 있습니다.
전주 한옥마을의 그 가게가 서울에 입성!
전주 여행에서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굉장히 반가울만한 소식인데요, 한 번 들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뭣보다 이 가게의 간판 메뉴는 땡초소바인데, 제가 예전엔 콩국수 먹느라 이 땡초소바를 못 먹어봤거든요. 여기서 먹어봐야죠.
메르밀 진미집은 현재 3대로 이어져오고 있는 노포로 가게 내부에 1~3대 대표 사진과 함께 간단한 약력이 붙어있습니다.
메뉴판을 한 컷.
가격은 강남이라는 위치 때문인지 아무래도 전주 본점에 비해 꽤 높은 편. 뭐 이건 임대료 생각하면 어쩔 수 없겠지요.
그래도 돈까스라든가 기본소바 등 100원 차이긴 하지만 1만원 미만의 메뉴를 몇 남겨놓았는데 마지막 보루라는 느낌.
네이버 영수증 리뷰가 있는데 리뷰 작성시 맛보기 콩물이나 약밥, 음료를 무료로 증정한다고 해요.
저는 맛보기 콩물을 선택했습니다. 그 이유는... 콩물 선택시 콩국수 국물이 나와 땡초소바와 콩국수를 동시에 먹을 수 있기 때문.
땡초소바 주문 완료.
테이블에 기본 비치되어 있는 티슈통과 소금, 설탕, 그리고 와사비.
설탕은 아마 콩국수용으로 추정. 전라도 지방에서는 콩국수 먹을 때 소금 대신 설탕 치는 걸로 꽤 유명해서...(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물은 생수가 아니라 직접 끓여 식힌듯한 옥수수차가 나오더군요. 이거 마음에 들었습니다.
'땡초소바(11,000원)' 도착.
쟁반에 1인분 단위로 반찬들과 함께 제공됩니다.
배추김치와 단무지.
오이고추 된장무침과 후식의 목적인지 현미칩 한 조각이 함께 나와요.
오이고추 아삭아삭하고 짭짤하니 밥을 부르게 만드는 맛입니다. 전혀 맵지 않아요.
놋그릇에 담겨나온 메밀소바면은 전주 본점에 비해 양이 다소 적다고들 하는데, 저는 전주 본점에서 안 먹어봐서 모르겠네요.
면이 살짝 떡져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실제로 그렇지 않습니다. 잘 삶아졌어요.
땡초소바는 잘게 썬 청양고추와 고춧가루, 김가루를 듬뿍 뿌려 마무리한 소바 국물이 제공됩니다. 여기에 면을 찍어먹으면 됩니다.
면을 일단 한 번 크게 떠서 소바 국물에 담근 뒤...
오, 이런 맛이구나... 살얼음이 살짝 껴 있는 소바 국물을 첫맛은 달콤하면서 이내 청양고추의 매운맛이 확 퍼지며
입안을 얼얼하게 만드는 느낌. 근데 이게 막 괴로울 정도로 매운 게 아니라 적당히 '아, 알싸하다' 라고 느낄 정도의 매운맛이라
오히려 달콤한 소바 국물의 맛에 포인트를 줘서 굉장히 깔끔하고 기분좋게 마무리를 해 줍니다. 이거 꽤 맛있고 독특해요.
소바 전문점이야 많긴 하지만 그 소바 국물을 와사비나 고춧가루 퍼붓는 게 아닌 청양고추로 알싸하게 만드는 발상. 신선하네요.
서비스로 받은 맛보기 콩물은 콩가루를 살짝 얹어 수프 그릇 정도의 크기에 담겨 나옵니다.
얼음을 넣어 차가운 맛을 유지하는 이 국물에 테이블에 있는 설탕을 살짝 친 뒤...
이렇게 메밀면을 담그면...!! 즉석 콩국수 완성!
전주 본점에서 먹었던 콩국수도 면이 일반 밀가루면이 아닌 메밀소바의 면을 사용했던지라 거기와 완전히 동일한 조건.
음, 기분상 전주 본점의 콩국수에 비해 국물의 찐득함은 좀 덜한 느낌이긴 했지만 이건 애초에 맛보기 콩물로 주문한 국물에다
편법(?)을 써서 콩국수를 만든 거니 뭐 그러려니 합니다. 그래도 고소한 콩물의 달콤한 맛은 여름에 먹기 굉장히 매력적이에요.
마무리 현미칩은 살짝 짭짤한 맛이 흡사 콘칩을 먹는 듯한 느낌. 마무리로 깔끔하게 와작와작 집어먹기 좋습니다.
깔끔하게 클리어~!
비록 전주 본점에 비해 아쉬움은 약간 있을지언정 그래도 매력있는 땡초소바를 즐길 수 있었던 '메르밀진미집 논현직영점'
굳이 전주까지 내려가지 않더라도 강남 쪽에 회사가 있다면 그 맛을 체험하러 방문해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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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르밀진미집 논현직영점 찾아가는 길 : 지하철 논현역 3번출구 or 신논현역 3번출구 하차 후 강남대로 따라 쭉 직진
2024. 10. 30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