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3호선 양재역 근처에 위치한 '닭곰탱이' 라는 가게를 얼마 전 퇴근 후 친구들과 함게 다녀왔습니다.
사실 이 가게는 일전에 이 쪽에 볼일이 있어 왔다 우연히 발견하게 되어 '어, 언제 한 번 가 봐야지...' 라고 벼르고 있던 집이었어요.
집 근처에 있지도 않은 곳을 갑자기 무슨 호기심이 들어 방문했냐면...
...막걸리 공짜?
2명 이상, 오후 1시부터 제공된다는 전제조건이 붙긴 하지만 이 현수막의 정체가 궁금하여 결국 못 참고 방문했습니다.
그나저나 1시 이후부터라면 웬만한 직장인들 점심시간인 12시~1시엔 이용이 아예 불가능하군요. 그래 술마시고 일 하면 안 되지...
저는 퇴근 후 저녁 시간대에 방문.
점심만큼은 아니겠지만 저녁 시간대에도 사람들이 제법 있었습니다.
입구 근처에 셀프 바가 있는데 여기에 막걸리 냉장고, 그리고 반찬통이 비치되어 있어 자유롭게 갖다먹을 수 있어요.
막걸리는 2명 이상 식사시 가능하고 1인 1메뉴를 주문해야만 사용 가능하다고 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테이블에 설치된 태블릿 메뉴판을 한 컷.
대표메뉴는 닭개장으로 가격은 11,000원입니다. 맵지 않은 걸 원하는 사람들은 닭곰탕을 주문할 수도 있어요.
그 밖에 밥 대신 면이 들어간 닭개장면, 닭곰탕면이라든가 일반 육개장, 초계면 같은 메뉴도 선택할 수 있습니다.
기본 식기 준비.
첫 기본 반찬은 직접 가져다줍니다. 이후 추가 반찬은 자기가 셀프로 직접 가져다먹을 수 있어요.
기본찬의 양이 적어서 듬뿍 리필(남기지 않고 다 먹었습니다)
깍두기와 심심하게 무친 콩나물무침, 그리고 어묵볶음 이렇게 세 종류의 반찬이 기본 제공됩니다. 매장에서 직접 만든대네요.
일단 메인음식 나오기 전 막걸리부터 한 잔.
적당히 달달한 맛의 아주 일반적인 막걸리입니다. 공복 상태에서 먹으면 취하는 거 알면서도 배고플 때 먹으니 너무 좋네요.
식사 주문시 서비스 맛보기 닭죽이 한 그릇 나와요. 양이 많지는 않고 그냥 가볍게 입맛 돋우는 정도의 적은 양입니다.
테이블에 비치된 후추를 살짝 뿌려서...
살짝 간간한 편인데 닭죽 안에 잘게 썬 닭고기도 넉넉하게 들어있어 맛 자체는 아주 괜찮았습니다.
공복 상태의 배를 부담없이 깨우기 딱 좋았던 부드럽고 가벼운 맛.
메인메뉴, 닭개장(11,000원) 도착.
스테인레스 냉면 그릇에 닭개장 한 그릇이 담겨 나옵니다.
공기밥은 따로 담겨나오고요.
계란 풀어넣고 얼큰하게 끓여낸 국물 속에 잘게 찢은 닭고기와 함께 약간의 당면이 들어있습니다.
큼직하게 썬 파도 넉넉하게 들어있는 편이고요.
이 당면은 닭개장면으로 주문하지 않아도 기본적으로 조금 들어있는 거라 맛뵈기로나마 면으로도 즐기는 게 가능하네요.
물론 실제 면으로 주문하면 당면이 아닌 칼국수 같은 밀가루면이 나오겠지만...
국물은 지나치게 맵지 않지만 적당히 얼큰한 감이 있는 잘 만든 전형적인 육개장 맛. 특별히 모난 것 없이 딱 무난하게 좋습니다.
밥을 말아서~
역시 한국인은 얼큰한 국밥이지.
돼지고기나 쇠고기가 아닌 닭고기라도 아쉬움 없을 정도로 진한 국물, 그리고 흰쌀밥과의 조화는 정말 잘 어울립니다.
닭고기 고명이 꽤 넉넉하게 들어있어 먹는 내내 아쉽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어요.
이쯤해서 막걸리 한 사발 셀프로 더 추가하고...
사이드로 뭔가 있었으면 좋겠다 싶어 주문한 '녹두빈대떡'
막걸리가 있으니 빈대떡은 또 참을 수 없어서... 게다가 이 날 낮에 비가 와서 꽤 흐리고 습한 상태였거든요. 완벽한 조건이지...!!
채썬 양파가 담겨 있는 양파장이 함께 나옵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포실포실한 녹두가 들어있는 녹두빈대떡은 막걸리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최고의 궁합을 자랑합니다.
사이드메뉴로 이 녹두전 집어넣은 것도 막걸리 안주로 즐기라는 의미 아닐까 싶어요.
'갈비만두' 도 함께 주문했습니다.
갈비만두는 예전 서울 합정에서 마포만두라고 거기가 아주 유명했는데, 거기 생각나게 만드는 비주얼.
지금은 어느 가게를 가나 다 판매하는 메뉴라 새삼 새로울 건 없긴 하지만...
달짝지근한 갈비양념이 만두 속 곳곳이 배어있어 꽤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사이드메뉴. 꽤 좋아하는 만두입니다.
공짜로 제공되는 막걸리 홀짝홀짝 마시면서 어느새 국물도 싹 비웠고요...
설거지하시기 편하라고 싹싹 비워낸 흔적. 정말 맛있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사실 닭개장의 맛이 좋긴 했지만 아주 특출날 정도까진 아니라 일부러 다른 곳에서 이걸 목표로 찾아오는 것까진 아니긴 해도
양재역 쪽에서 볼 일이 있거나 혹은 이 근처에 직장을 두고 있다면 퇴근 후 한 잔하러 친구들과 함께 찾는 것 강력 추천합니다.
이제 날이 서서히 추워지고 있으니 이런 때일수록 이 따끈한 국물과 막걸리 한 잔, 더 잘 어울리지 않을까요?
. . . . . .
※ 닭곰탱이 양재역점 찾아가는 길 : 지하철 3호선, 신분당선 양재역 3번출구 하차 후 뱅뱅사거리 방향으로 쭉 직진
2024. 10. 29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