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제가 상당히 기괴한 제품을 하나 구매했었습니다.
바로 제가 20년도 더 전부터 좋아했던 오다 에이이치로의 만화 '원피스' 에 등장하는 '악마의 열매' 를 상품화한 것인데요.
'악마의 열매 이글이글 마시멜로우' 라는 이름의 이 제품이 유통기한 임박 땡처리 사이트에서 한 박스(48개들이)
1,900원(3,000원 배송비 별도)에 판매되고 있더라고요.
19,000원 아닙니다. 믿기 어렵겠지만 48개 1,900원입니다.
행여 못 믿는 분 있을까 싶어 스크린샷 곁들입니다.
유통기한 임박 땡처리로 한 박스 5,900원에 판매하고 있었는데 거기에 3,000원 할인 + 1,000원이 추가로 더 할인되어
최종 결제금액은 1,900원(실질적으로 배송료 3,000원 더해 4,900원).
그리고 1+1도... 1+2도 아닌... 1+47로 판매되었습니다.
실제 이 제품, 편의점에 처음 나왔을 때 개당 2,000원에 판매되었다고 하는데, 1,900원에 48개니 1+47이... 맞긴 맞습니다...;;
생각해보니 제품이 처음 나왔을 때도 반응이 썩 좋지 않아 CU편의점에서 1+4 행사까지 했던 걸로 기억하고 있는데요,
대체 무슨 맛이길래 이렇게 땡처리를 하는 건가 싶어 결국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저질러버리는 대 참사를 벌이게 되었습니다...
48개 들어있는 박스가... 이렇게 컸었나...??
이미 박스는 집에 도착했고, 비록 4,900원밖에 지불하지 않았지만 이렇게 쌓여있는 것 보고 뭔가 잘못된 걸 직감했지만
때는 늦은 것 같긴 합니다.
어쨌든 리뷰는 해야겠으니 일단 하나 뜯어보겠습니다.
오늘 소개할 상품은 중국에서 제조, 소입한 '악마의 열매 - 이글이글 마시맬로우' 라는 제품입니다. 원래 정가는 개당 2,000원.
물론 저는 정상적인 루트로 구매한 것이 아니지만요.
오다 에이이치로의 만화 '원피스' 에 등장하는 '악마의 열매' 를 제품화한 것으로 작중 '이글이글 열매' 의 능력자인
루피의 의형제, '포트거스 D 에이스' 가 모델입니다. 비록 작중 고인이 되긴 했지만 지금도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캐릭터 중 하나.
제품 포장 후면에는 제품의 원재료 및 함량, 영양성분표 등의 정보가 인쇄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제품에도 띠부띠부씰 비슷한 캐릭터 씰이 들어있는데 스티커가 아닌 '원티드 스탠딩카드' 라고 하는 게 있대네요.
총 80종의 스탠딩 카드가 랜덤으로 들어있다고 합니다.
제품 한 개(50g) 당 열량은 179kcal. 그리고 당연하겠지만 '토에이 애니메이션' 의 공식 라이센스를 받은 제품입니다.
절대 해적판이나 불법 제품은 아닙니다. 뭐 일단은 말이지요.
제조사는 '후베이 스위츠 엘레먼트 푸드 테크놀로지' 라는 이름의 중국 회사. 중국에서 제조한 걸 정식 수입으로 가져온 제품.
포장 안에는 만화에서 보던 그 '악마의 열매' 와 동일하게 생긴 마시멜로우가 한 개 들어있습니다. 전용 케이스에 밀봉되어 있어요.
표면에 설탕 코팅이 되어있는데, 악마의 열매 모양 하나만큼은 원작을 꽤 충실하게 재현했더군요.
크기는 일반적인 초코파이 한 개 크기와 엇비슷한 정도. 그리고 이글이글 열매답게(?) 다소 진한 주황색을 띠고 있습니다.
마시멜로우가 찐득찐득해서 손으로 뜯어먹는 게 불가능하여 한 입 크기로 썰어 한 조각씩 집어먹으려고 해요.
설탕 코팅이 된 겉은 찰기가 없어도 속은 굉장히 끈적하여 잘 달라붙으니 먹을 때 조심하길 바랍니다. 거의 떡 수준으로 찐득함.
색, 그리고 겉에서 느껴지는 향을 보니 기본 베이스가 오렌지맛인 것 같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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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딴 쓰레기를 내가 48개씩이나 떠안다니...
더럽게 맛없습니다. 찐득한 마시맬로우에 들척지근한 설탕 코팅과 인공적인 오렌지향이 가미되어 정말 환상적으로 총체적 난국인
끔찍한 식감과 들척지근함, 기분나쁜 뒷맛과 기본 마시멜로우, 혹은 젤리와도 다른 이 기분나쁜 식감까지 모든 게 다 엉망입니다.
그나마 하얀 마시멜로우는 구워서 먹을 수 있기라도 하지 이건 설탕코팅에 오렌지향까지 들어가 구워먹는 것도 불가능하고
뭐 커피 같은 데 넣어서 녹여먹는 것도 불가능, 결국은 그냥 먹는것 외엔 방법이 없는데 문제는 그 그냥 먹는것이 더럽게 맛없음.
아니 원피스 원작에 등장하는 악마의 열매가 '더럽게 맛없다' 는 설정이 있는 건 맞는데, 그걸 어떻게 이렇게 재현할 수 있지?
설마 진짜 원작고증을 충실하게 하려고 이렇게 맛없게 만든건가? 라는 합리적 의심이 들 정도로 끔찍하게 맛 없는데 이건...
솔직히 말하면 이건 1+47이 아닌 같은 가격에 1+99를 하더라도 사고 싶지 않은 맛. 오히려 돈 주고 음식쓰레기를 떠안은 느낌이라
기분만 더러워졌던 제품입니다. 와 진짜 남은 거 어떻게 처리하지, 진짜 돌아버리겠네요...ㅋㅋ
어짜피 다시 나오지도 않을 제품이지만 여러분은 이런 거 사지 마시기 바랍니다...
. . . . . .
그나마 마지막 희망은 안에 들어있는 현상금 디자인의 스텐딩 카드인데요, 문제는 카드도 거지같은 것만 나옴(...)
아니 거인족 도리가 싫은 캐릭터는 아닌데 기왕 나오는 거 좀 주인공이라든가 인기 있는 캐릭터가 나오면 안 되나?
PS : 주변에 한 번 뿌리고 남은 유통기한이 12월 20일까지인 악마의 열매가 지금 약 35개 정도 잠자고 있습니다... 이걸 어째;;;
2024. 12. 18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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