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재미있는 커피집을 다녀왔습니다.
서울 명동에 위치한 곳인데, 명동 관광거리 쪽은 아니고 길 건너 남산 올라가는 길목에 위치해 있는 한 커피집이에요.
간판에 'ㄹㄹㅋㅍ' 라고 초성만 써 있는데 이 가게 이름은 '루리커피' 라고 합니다.
꽤 흥미로운 분위기를 풍기는 이 가게는 대한민국 비디오 게임 전문 & 종합 커뮤니티인 '루리웹' 대표가 운영하는 카페라고 합니다.
그래서 가게 이름도 루리웹의 앞 글자 두 개를 딴 '루리커피' 라고 해요.
입구에 붙어있는 간판 캐릭터는 루리커피의 마스코트이자 버튜버인 '냐루비' 라고 불린다는군요.
사실 버튜버 쪽은 제가 전혀 모르기 때문에(솔직히 말하면 관심이 아예 없음) 그냥 그렇구나...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데
이 가게는 버튜버가 주문을 받고 커피를 서빙해주는(물론 그 안에 사람 있겠지만) 독특한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는 가게라 합니다.
왼쪽은 핸드드립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드립 카운터, 오른쪽은 버튜버에게 주문을 하여 받아나갈 수 있는 테이크아웃 매대로 구성.
일단 왼쪽의 테이크아웃 전문 매대 쪽으로 들어가보겠습니다. 버튜버에게 주문을 하려면 이 쪽으로 가야 한다고 해요.
가게 간판만 봐도 루리커피의 정체성은 물론 어떤 고객층을 주 타겟으로 잡았는지 굉장히 선명하게 보인다는 느낌.
입구에 게시판이 있는데 바로 앞에 포스트잇이 있어 방문객이 직접 흔적을 남기고 갈 수 있습니다.
화이트보드엔 마카도 있어 직접 그림 그리는 것도 가능해요. 이미 꽤 많은 사람들이 이 곳에 방문 흔적을 남기고 갔습니다.
루리커피의 버튜버 캐릭터, '냐루비' 의 SD 등신대라고 보면 되려나...
왼쪽 모니터에 메뉴판과 함께 그 옆에 냐루비 캐릭터, 그리고 마이크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마이크에 대고 말을 걸면 반응을 해 줘요. 굉장히 밝은 톤의 여성 목소리입니다. 일단 매우 친절하셔서 좋더라고요.
어떤 음료 주문하겠다고 하면 차근차근 주문을 받아주니 겁내지 말고(?) 당당하게 주문하시면 됩니다.
표정 뭔가 절묘하게 잡혔다...ㅋㅋ
저는 들어가기 전, 엽서 하나를 챙겨왔는데요... 이게 뭐냐면...
작년 11월, 코엑스에서 열린 '2024 카페쇼' 에 루리커피가 부스를 내고 출전을 했거든요.
그 때 루리커피 부스에서 받은 쿠폰입니다. 이 쿠폰(초대장)을 갖고 명동의 매장 방문시 드립커피 한 잔을 무료로 준다고 했어요.
그래서 쿠폰 가져왔는데 쓸 수 있냐 물어보니 쿠폰은 여기가 아닌 옆의 드립커피 내리는 공간에서 쓸 수 있다고 하며
옆쪽으로 가시면 된다고 안내를 해 주시더라고요.
저 말고 일행이 몇 있었는데, 일행들은 드립커피가 아닌 아메리카노를 주문.
아메리카노를 포장 대신 매장에서 마시고 갈 경우 옆의 핸드드립 커피 내리는 카운터로 이동해서 마시고 가도 괜찮다고 합니다.
핸드드립커피 내리는 카운터는 이렇게 통유리로 되어 있어 밖에서도 환하게 들여다보입니다.
입구 들어서자마자 제일 먼저 보이는 굉장히 비싸보이는 가방. 자세히 보니까 루이비통 로고가 보임.
루이비통 가방 안에 커피잔이 진열되어 있는데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여튼 들어오자마자 제일 먼저 눈에 띄었습니다.
일단 들어가자마자 물 한 잔 받았고요.
핸드드립 메뉴는 별도 메뉴판에 꽤 본격적으로 준비되어 있었는데, 가격대는 상당히 높은 편.
미리 가져온 초대장을 건네준 뒤 자리에 앉았습니다. 커피는 그 자리에서 바로 내리는 핸드드립 방식으로 제공됩니다.
바에 설치되어 있는 추출 기구들.
오픈한 지 얼마 안 되어 그런 것도 있지만, 청소를 정말 신경써서 깔끔하게 하는지 물기 하나 없이 깨끗하더라고요.
이건 같이 간 친구의 아이스 아메리카노.
매장에서 마시고 갈 경우 루리커피의 초성인 'ㄹㄹㅋㅍ' 로고가 인쇄되어 있는 전용 유리잔에 커피가 제공됩니다.
핸드드립 커피, '파나마 잔슨 게이샤(washed 워시드 가공)'
커피는 커다란 유리잔에 담겨 제공되었습니다. 유리잔도 먼지 하나 없이 굉장히 청결하게 유지되어 있더라고요.
파나마의 고산지대에서 생산된 커피로 풍부한 꽃과 과일의 아로마, 그리고 부드러운 목넘김과 차분한 바디감을 느낄 수 있어
꽤 맛있게 즐길 수 있었던 커피. 실제로도 이 커피는 세계적으로 꽤 유명한 품종의 원두라고 합니다.
꽤 맛있게 잘 마셨습니다.
서비스로 받은 거라지만 이런 걸 받아도 괜찮을까? 싶을 정도로 좋은 커피를 즐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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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드립 카운터, 그리고 버튜버가 있는 테이크아웃 전문 카운터 중간엔 각종 굿즈 상품들이 진열되어 있는 공간이 있는데요...
이 곳으로 나오면 좀 전의 고급스럽고 깔끔한 핸드드립 카운터와 같은 가게가 맞나? 싶을 정도로 분위기가 완전히 바뀝니다.
그래, 이래야 루리웹이지... 라는 기분이 들 정도.
제가 지금은 서브컬쳐에서 완전히 멀어진 사람이라 솔직히 어떤 캐릭터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누군가는 좋아하고 열광할,
그리고 이 앞에서 기념사진도 같이 찍을 것 같은 등신대 캐릭터들.
가챠 자판기도 상당히 많이 설치되어 있는 걸 볼 수 있어요. 꼭 덕질 물품이 아닌 꽤 흥미로운 것들이 많이 섞여있더라고요.
이 공간에서도 벽에 붙어있는 액자에서 '여기가 커피 내리는 곳' 이라는 분위기를 간접적으로나마 읽을 수 있게 해 줍니다.
저 핸드드립 내리는 고양이 그림은 되게 맘에 들더라고요. 개인카페 할 때 벽에 하나 붙여놓으면 분위기가 꽤 좋을 것 같은 느낌.
꽤 흥미로운 경험을 즐길 수 있었던 서울 명동, 남산 올라가는 길에 위치한 루리웹 직영 '루리커피' 였습니다.
서브컬쳐, 그리고 비싼 핸드드립 커피라는 두 요소가 결합된 이 카페가 앞으로 어떤 식으로 계속 운영되어 나갈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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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리커피 찾아가는 길 : 지하철 4호선 명동역 2, 3번출구 하차, 세븐일레븐 있는 골목 안쪽으로 들어와 남산방향으로 쭉 직진
https://smartstore.naver.com/rulicoffee
2025. 1. 1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