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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2024.3 오사카+도쿄(NEW!)

2025.1.28. (Season.1-48) 700g 마터호른에 등정! 말로리 포크 스테이크 난바점(マロリーポークステーキ難波店) / 2024.3 일본 오사카+도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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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3 일본 오사카+도쿄 >

(Season.1-48) 700g 마터호른에 등정! 말로리 포크 스테이크 난바점(マロリーポークステーキ難波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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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인 없이 혼자 여행을 하면 밤에 호텔에 가서 좀 심심하다... 라는 것과

정말 좋은 풍경을 봐도 그걸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는 다소 아쉬운 점들이 분명 있다. 마냥 좋진 않고 장단점이 명확.

그러나 그와 별개로 장점도 존재하는데,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일행 동의 안 받고 내가 하고 싶은 걸 맘대로 할 수 있는 것' 아닐까.

 

이는 먹는 것도 마찬가지. 일행의 식성, 식사량, 취향 등을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내 취향대로만 움직여도 되니

내가 가고 싶은 가게가 있다면 그냥 주저하지 않고 바로 들어가 먹을 수 있다. 사실 이게 다른 단점들을 전부 상쇄하고 남을 정도.

 

오늘 저녁으로 찾아간 곳도 그렇다. 아마 일행이 있으면 '이런 이상한 데 왜 가냐?' 고 말렸을지도 모름.

하지만 나는 여기를 꼭 한 번 가 보고 싶었다. 내가 찾은 곳은 난카이난바역 쇼핑몰에 위치한 '말로리 포크 스테이크 난바점'

 

 

 

겉보기엔 그냥 평범한 양식당으로 보이는 이 곳은 쇠고기가 아닌 '돼지고기 스테이크' 를 전문으로 판매하는 가게라 한다.

포크(돼지고기) 스테이크가 뭐 아주 특별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도 아니라 조금 특이한 가게기는 함.

보통 스테이크 파는 집이라면 쇠고기를 중심으로 하지 돼지고기를 스테이크로 먹는 경우는 그렇게 많진 않으니까...

 

그런데 그냥 돼지고기 스테이크 파는 것만으로 내가 이 가게를 일부러 찾진 않았을 것이다. 여기를 찾은 결정적인 이유는...

 

 

 

평범한 스테이크 파는 곳이 아니거든(...)

무려 2kg의 돼지고기 스테이크를 20분 안에 다 먹으면 무료!

 

당연히 내가 이딴 걸 도전할 리가...

 

 

 

저 2kg짜리는 솔직히 좀 심한 뇌절이고...

여튼 이 가게는 돼지고기 스테이크를 그램(g) 수에 맞춰 여러 사이즈로 구분하여 판매하는 것이 특징인데

제일 작은 기본 사이즈는 200g부터, 그 이후 사이즈가 조금씩 커져서 최종적으로 2kg까지 올라가게 된다. 사이즈에 따라 총 8종.

 

그리고 각 스테이크마다 이름이 붙는데, 이름이 전부 다 유명한 산 이름임.

첫 시작은 일본의 작은 산에서 시작하여 점차 세계급으로 스케일이 커지고 1.5kg은 에베레스트, 2kg은 올림푸스란 이름이 붙음.

 

 

 

가게 안으로 입장. 혼자 왔다는 걸 이야기한 뒤 자리를 잡고 앉았다.

식당 분위기는 고급스런 경양식 전문 레스토랑이라기보다는 조금 평범한 쇼핑몰 내 식당 같은 분위기.

 

 

 

테이블에는 간장, 후추, 소금 등을 비롯하여 와사비, 유즈코쇼 같은 소스 등도 티슈와 함께 기본 비치되어 있었다.

 

 

 

모든 스테이크는 세 가지 옵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스테이크만 나오는 단품, 그리고 R세트, V세트 옵션이 있는데 R세트는 레귤러의 약자로 단품에 밥, 콘소메 수프가 함께 나오고

V세트는 밸류의 약자로 단품에 밥, 콘소메 수프, 샐러드, 그리고 음료가 함께 나오는 세트 메뉴다.

 

가장 기본 중의 기본인 200g 포크 스테이크의 가격은 단품 990엔.

 

 

 

그리고 가장 가격이 높은 '2kg 올림푸스 스테이크' 의 가격은 단품 6,990엔.

스테이크의 무게는 200g, 270g, 350g, 450g, 700g, 1kg, 1.5kg, 2kg 단위로 나눠진다.

450g까지는 좀 묵직하긴 해도 혼자 먹을 수 있는 단품의 영역에 충분히 들어가지만 700g부터 슬슬 뇌절 영역에 들어가는 셈.

 

 

 

2kg의 올림푸스 스테이크는 단품으로도 주문 가능하지만, 입구 입간판에 세워져 있는 것처럼 도전도 얼마든지 가능.

당신의 도전을 기다립니다! 라고 호기롭게 써 놓았는데... 나는 도전 못 하지만 관심있는 사람은 한 번 도전해보았으면 좋겠다.

 

...일단 나는 많이 먹는 건 잘 해도 빨리 먹는 건 못 하기 때문에 이런 건 애초 도전할 엄두도 못 냄.

 

 

 

밸류 세트 주문시 선택할 수 있는 음료 옵션.

중간에 있는 리스트는 추가요금 없이 고를 수 있는 음료, 아래 있는 음료는 세트에 250엔을 더해야 선택할 수 있는 음료다.

그냥 음료 중 주류 선택시 추가요금이 다 붙는다고 보면 됨.

 

밥도 곱배기 옵션, 갈릭라이스 변경이 있는데 세트 메뉴에서 300엔을 더하면 밥의 양이 무려 720g으로 올라간다고 함.

그... 내가 낮에 이즈모 루쿠아에서 먹었던 밥이 750g이었으니... 어우(...)

 

기본 밥 중량이 180g이니... 300엔을 더하면 밥 양이 네 배가 된단 소리다.

 

 

 

포크와 나이프는 바구니에 담겨 인원수대로 직원이 가져다준다.

 

 

 

일단 물 한 컵 따라놓고 음식 나오길 기다리는 중.

스테이크는 조리하는 과정이 있기 때문에 나오는 데 시간이 다소 걸리는 편이니 느긋하게 기다리는 것이 좋다.

 

 

 

그... 제가 주문한 세트는 700g, '마테호른 산(Matterhorn)' 입니다.

 

마테호른은 스위스 체르마트 마을에서 남서쪽으로 1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알프스산맥의 봉우리 중 하나로

삼각뿔 모양의 봉우리가 웅장하고 아름다워 굉장히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스위스, 이탈리아의 국경지대 쪽에 위치해 있으며

해발 고도는 4,478m.

 

 

 

레귤러 세트로 주문했기 때문에 스테이크와 함께 따끈한 콘소메 수프가 나왔고...

 

 

 

별도 옵션을 따로 추가하지 않으면 그냥 기본 흰쌀밥이 나오는데, 이 쌀밥의 양도 꽤 많은 편.

기본 쌀밥이 180g이라고 하니 햇반 한 개의 양보다 적은 게 맞는데 불룩하게 담아 그런가 왠지 그거보다 양이 많은 것 같아...

 

 

 

돼지고기 스테이크 한 덩어리과 함께 별도 종지에 담긴 스테이크 소스, 가니쉬로 매쉬드 포테이토와 크림소스에 볶은 시금치나물.

 

아까 점심을 너무 잘 먹어서 사실 점심 이후 가열차게 돌아다녔음에도 불구, 배가 그렇게까지 꺼지진 않은 상태였다.

그럼에도 불구 700g 스테이크를 주문한 이유는... 사실 이거 주문할 목적 아니었음 여기 올 이유가 없으니까...

 

...평범한 스테이크 먹으려고 일부러 찾진 않는다.

 

 

 

700g이... 이렇게 컸나...???

 

고기 받아들고 막막한 기분이 든 건 진짜 오래간만.

이건 점심에 먹은 이즈모 루쿠아에서 맞닥뜨린 장어덮밥과는 또 다른 의미의 충격인데...ㅋㅋ

 

사실 마음 같아선 1kg같은 메뉴에 호기롭게 도전하고 싶었지만, 내 뱃속 상태, 그리고 양심이 이게 한계라고 계속 이야기했음.

1kg을 시키면... 다 먹는 게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고... 450g 시키면... 비주얼적으로 그냥 평범한 스테이크가 나올 것 같고...

결국 둘 사이에서 갈등한 끝에 700g에서 합의를 보기로 했는데, 700g 스테이크만으로도 꽤 충격적인 비주얼이 나왔다.

 

 

 

이게 스테이크야 로스트비프야...

 

보통 구운 스테이크는 납작하게 잘라 구워내지 않나. 그런데 여긴 무슨 로스트비프나 만화고기 같은 덩어리가 나와버림.

그래서 스테이크 먹을 때 로스트비프 잘라먹는 것처럼 얇게 썰어서 한 조각씩 먹어야 함.

 

참고로 고기는 수비드 공법으로 익혀 구운 돼지고기라 엄청 퍽퍽할 것 같이 보이지만 실제로는 상당히 부드럽게 잘린다.

안에 선홍빛 부위가 보이고 핏물이 흘러내려 좀 덜 익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쇠고기 미디엄마냥 그냥 먹어도 별 문제 없음.

(적어도 먹고 난 뒤에 배탈나진 않았으니)

 

 

 

살코기와 비계가 적당한 비율로 붙어있는 돼지고기 스테이크는 쇠고기와는 또다른 부드럽게 씹히는 맛을 선사하는데

씹을수록 입 안에 터지는 육즙이 정말 좋았다. 여기 기본적으로 상당히 스테이크 맛있게 하는 집이 맞음.

함께 나온 소스는 약간 새콤한 계열의 점성 약한 스테이크 소스. 간장 찍어먹는 것처럼 조금씩 찍어먹어도 좋고

고기 자체의 맛을 온전히 느끼고 싶다면 테이블에 비치된 소금, 후추, 그리고 와사비와 유즈코쇼를 적당히 조합해가며 먹으며

맛의 차이를 조금씩 즐기는 것도 좋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스테이크 소스 찍어먹는 게 제일 낫더라.

 

 

 

크림 소스에 볶은 시금치나물은 어찌나 부드럽게 잘 볶았는지 나물임에도 불구 입 안에서 사르르 녹는 느낌.

 

 

 

매쉬드 포테이토 또한 굉장히 보드랍고 고소한 맛이 훌륭했음. 진짜 무한정으로 들어갈 것 같은 맛이랄까...

감자샐러드라기보다는 감자로 만든 굉장히 보드라운 크림을 먹는 듯한 느낌.

 

 

 

꼭 엄청난 양의 도전 메뉴가 아니더라도 이 가게의 스테이크는 그냥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하게 맛있는 스테이크가 맞다.

큰 사이즈를 도전하는 목적이 아닌 그냥 맛있는 스테이크를 즐기기 위해 찾아와도 얼마든지 맛있게 먹을 수 있음.

촉촉한 육즙에 두툼한 두께의 돼지고기 스테이크는 고급 쇠고기 스테이크에 밀리지 않을 정도로 완벽했다.

 

단 하나의 문제를 빼곤 말이지... 그 문제가 뭐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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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먹어도 안 줄어들어.......

700g 돼지고기라는 게... 이렇게 많았구나... 아니 일단 한 근을 넘으니 양이 많은 건 당연한 거긴 하지만...

사실 이걸 일반 고깃집으로 환산한다면 고기 4인분을 혼자 주문해서 다 먹는 것과 거의 비슷한 꼴임.

그런데 보통 고깃집 가서 고기 먹을 때 혼자서 2~3인분은 거뜬히 먹고 고기뷔페 같은 데 가면 더 많이 먹을 수도 있으니까

700g 정도 먹는 건 쉽겠구나... 하고 얕잡아봤는데, 나는 점심에 이미 장어덮밥 큰 걸 먹은 상태여서 배가 완전히 꺼진 게 아니었고

꼭 그것 때문이 아니더라도 고기 700g 스테이크를 혼자 먹는다는 건 결코 만만히 볼 게 아니었다.

 

 

 

솔직히 이즈모 루쿠아의 장어덮밥은 양이 많아도 먹기 괴롭진 않았는데, 이 스테이크는 2/3 정도 먹고나니

조금씩, 아니 꽤 괴로워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남기지 않고 근성으로 계속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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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다 먹는 데 성공했습니다. 마터호른 산 등정 성공!

...후, 여러분은 부디 나처럼 미련한 도전같은 거 하지 말길 바란다. 이번 오사카 여행에서 음식으로 겪은 최초의 고비였다.

물론 앞서 이야기했듯 맛이 없는 건 아니고 굉장히 훌륭한 퀄리티의 돼지고기 스테이크가 맞다. 다만 양이 너무 많았을 뿐...

 

'말로리 포크 스테이크 난바점(マロリーポークステーキ難波店)' 은 칸사이 공항에서 난바로 오는 관문역인

'난카이 난바역' 내 지하 쇼핑몰 식당가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굉장히 좋다. 맛있는 돼지고기 스테이크를 한 번 접해보고 싶다면

방문해 보는 것도 적극 추천. 나처럼 700g 같은 이상한 것(...) 도전하지 말고 무난히 200g, 270g 정도 도전하면

정말 맛있는 고기를 비싸지 않은 가격에 적당히 배부르게 즐길 수 있으니 그 쪽으로 한 번 찾아와 즐겨보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하지만 나는 700g 이상의 것에 도전하고 싶다면? 그래, 그거야! 당신의 아름다운 도전을 적극적으로 응원한다.

 

(말로리 포크 스테이크 난바점 구글지도 링크 : https://maps.app.goo.gl/HCQY9mnxGgQVCBzHA)

 

マロリーポークステーキ難波店 · 일본 〒542-0076 Osaka, Chuo Ward, Namba, 5 Chome−1−60 なんばCITY本館 B

★★★★☆ · 스테이크 전문점

www.google.co.kr

 

= Continue =

 

2025. 1. 28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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