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북단, 당일치기 속초, 고성여행(21.02.27)
(5) 낯선 6.25 전쟁체험 전시관에서 낯익은 PTSD(?)를 떠올리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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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 통일전망대 주차장 옆에는 '6.25 전쟁체험 전시관' 이라는 작은 박물관 및 전시관이 있습니다.
통일전망대를 오면 DMZ박물관과 함께 무료 관람을 할 수 있는 전시 시설로
시간상 DMZ박물관은 패스했지만, 여긴 주차장 옆에 바로 붙어있어 가볍게 한 번 둘러보고 가기로 했습니다.
전시관 앞에 진열되어 있는 'M4전차'
한국전쟁이 한창 치열하게 벌어지던 1952년 당시 실전에 투입되었던 차량이라고 합니다.
6.25 전쟁체험 전시관의 입구.
총 두 군데 출입구가 있어 어느 쪽으로 들어가든 큰 상관은 없습니다.
통일전망대 쪽을 온 사람들은 전부 통일전망대 출입사무소에서 관람 요금을 지불한 사람들이라
여기서 별도의 관람 요금을 추가 지불하지 않아도 되니 자유롭게 들어가서 구경하면 됩니다.
6.25 전쟁체험 전시관의 관람 안내도.
관람 시간은 여름철엔 5시 30분, 겨울철엔 3시 50분까지.
그리고 학생들의 수학여행 시즌엔 4시 20분까지 개방한다고 합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제일 먼저 보였던 건 치열했던 한국전쟁 당시를 재현한 모습.
막사 안에서 작전회의를 하는 군인들.
한국전쟁 당시 모습을 재현한 공간을 지나 만난 곳은 '전사자 유해발굴' 전시관.
이 곳에서 한국전쟁 전사자들의 유해발굴 진행 현황에 대한 안내와 함께
당시 한국전쟁 전사자들이 사용했던 총기류, 그리고 소지품들이 보관,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한국전쟁에 참여했던 당시 미군 전사자의 유품.
약 70년의 시간이 흘러 지금은 색이 바래고 녹슨 전투화와 압박붕대, 약병, 기름통 등.
신원이 확인된 한국전쟁 전사자 군번줄의 주인은 1951년 전사한 고 이이우 일병.
다만 유가족이 확인되지 않아 유해는 유가족에게 인도되지 않고
서울 현충원 무명용사탑에 안치되었다는군요.
투명한 유리관에 누워 있는 신원을 알 수 없는 한국전쟁 전사자의 뼈만 남은 유해.
유해 바로 아래 대한민국의 국기인 태극기가 펼쳐져 있습니다.
자유평화의 탑 뒤에 새겨진 '조국'이라는 제목의 시.
대한민국 국군, 그리고 북한 인민군의 군수물자를 비교한 전시 공간.
저 얼룩무늬 군복은 제가 군 복무 하던 당시 입었던 옷인데, 지금은 디지털 무늬로 전부 바뀌었지요.
오랜 시간에 걸쳐 완전히 녹슬어버린 AK소총.
그리고 M16과 K1, K2 소총.
제가 군 복무하던 당시 저에게 주어진 소총이 K2 소총이었습니다. 오래간만에 보니 반갑네요.
지금은 사라진 지 오래되었지만, 제가 군 복무하던 당시에도 있었던 군용 담배인 '연초'
가장 마지막까지 연초로 나왔던 담배가 디스였고, 그 이전엔 청자, 화랑, 솔 담배 등이 있었습니다만
저는 화랑 담배를 실제로 본 적은 없습니다. 어릴 적 솔 담배는 심심치않게 봤었지만요.
물론 담배를 피우지 않기 때문에 복무 당시 연초가 있어도 저에겐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였지만...
전시를 마치고 나가는 길에 기념품 매장이 작게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기념품 매장에서는 전투식량과 함께 추억의 군용 건빵이 판매되고 있었는데요,
지금도 저 건빵이 나오는지 모르겠지만, 포장이 제 군 복무 당시 나왔던 것과 완전히 동일했습니다.
다만 저건 실제 군납 건빵과 포장만 같은 제품인듯. 중량이 제가 먹었던 것에 비해 좀 가볍더군요...^^;;
건빵은 사제보다 군납이 더 맛있는 유일한 부식이다 -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맛있으니 사 보는 것도 좋습니다.
그리고 전투식량은 음... 5,000원... 그 돈으로 좀 더 맛있는 싸제 음식(?) 사드세요...ㅋㅋ
어린이들을 위한 디지털 무늬 군복도 진열되어 있습니다.
아 제발 이런 거 좀 팔지 마아...ㅋㅋㅋ
통일전망대 출입신고소 기념품점에서 봤던 북한 화폐를 이 곳에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통용이 안 되는 4차 화폐, 그리고 현재도 북한에서 사용하는 5차 화폐가 막 섞여있는데,
4차 화폐는 가격이 조금 저렴한 편이고 5차 화폐가 가격이 좀 세게 책정되어 있더군요.
그리고 어떤 이유에선지 모르겠지만, 김일성 얼굴이 그려져 있는 화폐는 유달리 가격이 더 비싸더이다(...)
뒷쪽 벽에 김일성 영정사진 그림이 들어간 오천원권 화폐는 5차 화폐개혁 당시 나왔지만
현재는 만경대 사진의 화폐로 다시 한 번 도안이 변경, 지금은 유통 중지가 된 화폐라고 합니다.
2018년 남북정상회담 기념 우표도 판매 중.
다만 남북관계가 2018년과 달리 경색되어버린 지금, 수요가 얼마나 있을진 잘 모르겠습니다...
기념품점 바로 맞은편에 '병영생활 전시관' 이라는 전시 공간이 있습니다.
입구에 그려진 호국이에서부터 조금 불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그래도 이런 걸 놓칠 순 없죠.
제가 군 복무를 하던 시절, 당시 기준으로 저희 부대는 한창 신축막사를 짓고 있었던 때라
사진과 같이 나무 관물대를 쓰는 구막사, 그리고 2층 침대가 있는 신막사를 전부 겪어보았습니다.
보통 이런 나무관물대 사진을 보면 7~80년대 군대 내무반(지금은 생활관이라고 하지요)을 떠올리겠지마는
의외로 2000년대 초, 중반까지 이런 나무 관물대를 쓰는 낡은 막사가 꽤 남아있었습니다. 지금은 다 사라졌겠지요.
그리고 그 옆에는... 우욱...
아니 어떻게 나 군 복무하던 시절 생활관을 똑같이 재현해놨어...ㅋㅋㅋㅋ
침대 모양부터 관물대, TV 진열장에서부터 책상, 의자색까지 복무했던 때로 돌아간 기분...;;;
지금도 이 관물대 사용하는지 모르겠네요...ㅋㅋㅋ
심지어 떡볶이라고 불렸던 저 주황색 활동복까지 그대로야...ㅋㅋㅋㅋㅋㅋㅋ
군화는 말할 것도 없고 슬리퍼에 활동화(운동화)까지 전부 당시 모습 그대로...!!!
아무래도 이 병영생활 체험관은 2000년대 초, 중반 침대를 사용하는 신막사를 기준으로 재현한 듯 합니다.
와 그러고보니 제가 겪었던 이 막사, 그리고 이 보급품들도 지금은 과거의 추억으로 넘어가 있겠군요...
총기 몇 정이 진열되어 있던 총기보관함도 생활관마다 하나씩 있었습니다.
가끔 한 번씩 개인정비 시간에 총기수입 한다고 할 때 얼마나 짜증이 났던지...ㅋㅋㅋ
아이씨, 여기 더 있으니까 PTSD 올 것 같아...ㅋㅋㅋㅋㅋㅋㅋ
구경은 이 정도만 하고 나갈 거에요!!
다시 주차장으로 복귀. 열차를 식당 옆엔 커피 파는 열차 카페도 있네요.
그러고보니 이 카페도 자연스럽게 대한민국 최북단 카페가 되는 건가...
대한민국 최북단 영토, 고성 통일전망대를 뒤로 하고 이 곳을 떠날 준비를 합니다.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할지 모르겠습니다만, 언젠가는 여기서 더 북쪽으로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는 날,
강원도 고성이 대한민국 최북단이 아닌 함경북도 온성이 대한민국 최북단 영토가 되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민통선 검문소를 지날 때 다시 반납해야 할 출입증.
민통선 내에서 운전할 땐 반드시 이 출입증을 밖에서 볼 수 있도록 핸들 위에 올려놓고 운전해야 합니다.
돌아가는 길, 대한민국 최북단 철도역인 '제진역' 을 한 번 들어가보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제진역, 동해북부선 철도 남북출입사무소는 현재 일반인의 방문이 통제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아쉬운대로 먼 발치에서 살짝 보이는 제진역의 모습을 사진으로 살짝 담은 게 전부.
중간에 DMZ 박물관이 있긴 합니다만, 시간 여건상 DMZ 박물관은 패스하고
민통선 검문소를 지나 다시 밖으로 나왔습니다. 이제 속초로 되돌아가야죠.
속초로 이동하는 길목에서 본 송지호해변.
2월 말, 아직은 겨울이라 이 곳은 사람 없이 을씨년스런 분위기인데, 여름엔 분위기가 달라질 듯. / Continue
2021. 4. 14 // by RYUN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