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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2021.2 속초,고성

2021.4.17. (8) 아물지 않은 2년 전 상처, 화마의 폐허가 그대로 남아있는 영랑호리조트 / 대한민국 최북단, 당일치기 속초, 고성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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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최북단, 당일치기 속초, 고성여행(21.02.27)

(8) 아물지 않은 2년 전 상처, 화마의 폐허가 그대로 남아있는 영랑호리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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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2년 전, 새벽에 뉴스속보가 쏟아져나오고 SNS에도 엄청난 난리가 날 정도의

큰 불이 강원도 고성-속초 일대에서 일어났습니다. 일명 '2019 고성 - 속초 산불'

2019년 4월 4일, 저녁 7시경. 강원도 고성의 한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바람을 타고 급격히 번지면서

속초 시내 방향으로까지 이동, 시내에 거주하는 주민들을 위협할 정도로 그 규모가 무섭게 커졌는데요,

당시 영상이라든가 사진을 보면 정말 무시무시한 수준으로 시내 중심까지 불이 번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아름다운 자연 풍광을 자랑하는 영랑호 일대도 화마를 비껴가지 못해 상당히 큰 피해가 발생했고

그 당시에 입은 상처는 산불이 난 지 2년이 지난 지금도 흔적이 남아있을 정도로 깊게 파여 있었습니다.

 

 

새카맣게 탄 채 뿌리만 남기고 베어진 고목.

나무는 베어버렸지만 까맣게 탄 흔적은 2년이 지난 지금도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영랑호를 돌아보다보면 사진과 같이 여러 채의 단독 주택이 세워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처음엔 그냥 영랑호 주변에 지은 평범한 가정집이라고 생각했는데, 어째 분위기가 좀 을씨년스러운거에요.

조금 낡은 건물이긴 하지만, 그래도 멀쩡한 건물인데 사람이 살고 있다는 흔적도 안 보이고요.

 

사실 이 건물의 정체는 영랑호 리조트에서 운영하는 빌라형 콘도 건물

리조트 본관과 별개로 운영되고 있는 숙박 시설입니다. 총 61개 동이 영랑호를 주변으로 지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2년 전, 속초 산불로 인해 영랑호 근방이 화마에 휩싸이게 되었고 리조트 건물도 큰 피해를 입었다고 합니다.

그나마 이 건물의 경우 화재 피해를 직접적으로 입지 않아 이렇게 멀쩡한 모습으로 남아 있긴 합니다만...

 

 

화재의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건물은 이렇게 벽돌과 외벽만 남긴 채 전부 불타버렸습니다.

영랑호 근방의 총 61개 동 빌라 중 27개 동이 화재 피해로 사진과 같이 전소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화재 피해를 입은 건물은 철거 후 재건축을 하거나, 그게 아니면 보수를 해야 하는데

2년이 지난 지금도 철거되기는커녕 화재 당시의 흔적을 그대로 놓은 상태로 방치되어 있습니다.

이게 잘 보이지 않는 방향에 있는 거라면 모를까 바로 앞에 호수와 함께 사람들 다니는 산책로가 있는데

그 옆에 불탄 건물이 2년동안 방치되어 있어 되게 을씨년스러우면서 공포스런 분위기가 느껴지는 거에요.

 

 

영랑호 리조트가 2년이 넘게 철거되지 않고 그대로 방치되어 있는 이유는 소유주의 지분 문제 때문인데요,

한전을 상대로 피해 보상 관련 소송을 준비하여 증거보전신청을 한 상태로 그게 받아들여지면

감정 평가 후 철거가 가능하다고 합니다만, 여기서 걸리는 게 화재로 전소된 27개동의 소유주 문제.

27개 동은 133명의 등기제 회원이 지분을 갖고 있는 건물로 철거 후 재건축을 위해선

소유주들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올해 3월 기준으로 동의를 받은 비율이 57%에 머물러 있다고 합니다.

 

더구나 이 건물이 사유재산이기 때문에 속초시에서도 철거를 강제로 진행할 수 없는 난감한 상황이라

2년이 지난 지금도 철거되지 않고 예전 불탄 상태 그대로 건물이 방치된 것입니다.

 

 

화마로 지붕 기와가 통째로 날아간 건물들을 보니 당시 화재가 얼마나 심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불에 탄 목재 등은 치울 법도 한데, 2년이 지난 지금까지 방치되어 있는 걸 보면

증거보존을 위해 일부러 치우지 않고 화재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남겨놓은 것 같았어요.

 

 

창틀의 유리가 녹고, 실내 방문 위 벽이 갈라져 그대로 무너져내리기 직전의 모습.

 

 

장시간 철거하지 않고 방치되어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초반엔 있었을 법한 접근금지 띠라든가 안내문 같은 것도 지금은 전혀 없이 완전히 개방되어 있는 상태.

마음만 먹으면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것도 가능할 것 같아보이는군요. 물론 그렇게 하진 않았지만...

 

 

흉물로 방치되어 있는 것도 문제지마는, 밤에는 좀 문제가 클 것 같습니다.

동네에 하나쯤 있는 흉가처럼 건물 안으로 무단 침입을 한다든가 안 좋은 용도로 사용될 것 같기도 해요.

더 무서운 것은 영랑호 일대가 시내에서 한참 떨어진 외딴 곳에 있는것도 아니고 시내랑 되게 가깝거든요.

당장 영랑호 밖으로 빠져나오면 바로 상가가 있고 아파트단지가 있는데, 그 일대가 이렇게 되었다는 걸 보니

당시 산불이 얼마나 무시무시했을지 대충 가늠이 갑니다. 근처 사는 사람들 얼마나 무서웠을까요.

 

 

그나마 화마를 피해 살아남은 건물들도 영업은 전부 중단되어 문이 굳게 닫혀있는 상태.

2년동안 사람의 다녀가지 않다보니 멀쩡한 건물들도 자연스럽게 녹이 슬면서 흉가처럼 변해버렸습니다.

 

 

이 건물의 경우 건물 내부는 전소되지 않았지만

지붕 일부가 옮겨붙으면서 부분부분 탄 흔적이 남아있었고요.

 

 

앞으로도 언제 철거될지 그 시기를 아무도 알 수 없는 영랑호의 전소된 건물들.

단순히 영랑호의 미관을 해치는 흉물을 넘어 몇몇 사람들에게는 화재 당시의 무서웠던 트라우마를 떠올릴 지도 모를

끔찍한 흔적이 될 수도 있으니만큼 얼른 해결이 되어 자연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만

쉽게 해결되기엔 앞으로도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 Continue

 

2021. 4. 17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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