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SNS를 통해 '서울 3대 쌀떡볶이' 에 대한 소개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물론 사람의 주관에 따라 맛있다고 느끼는 곳은 다르기 때문에 3대 떡볶이라는 이름이 적절한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할 수 있겠지만, '서울에서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쌀떡볶이' 라고 추천받은 음식의 맛이 궁금해서
거기서 언급된 세 군데의 떡볶이집을 전부 찾아가보게 되었습니다. 역시 호기심은 어쩔 수 없나봐요.
SNS에서 언급된 '서울 3대 쌀떡볶이' 전문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악어떡볶이(한양대, 왕십리)
2. 서강쇠떡볶이(강남역 본점, 남부터미널, 압구정 지점)
3. 나누미떡볶이(성균관대, 혜화)
이 중 먼저 찾아간 곳은 집에서 가장 접근성이 좋은 편인 한양대(왕십리) 악어떡볶이입니다.
이 일대는 친구들과 약속이 있어 자주 찾았습니다만, 이런 떡볶이집이 있다는 건 저도 처음 알게 되었어요.
사진에서 알 수 있듯 상당히 인기가 많은 집입니다. 포장과 먹고가는 줄이 이렇게 길게 늘어서 있던...
제가 방문했을 때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먹고 가는 손님보다 포장해가는 손님 비율이 좀 더 높았습니다.
어찌어찌 빈 자리가 금방 나서 바로 안으로 안내받아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유명한 떡볶이집이라는 걸 증명해주는 듯, 매장 안엔 각종 유명인들의 방문 사인이 걸려 있었습니다만
워낙 매장 내 사람이 많고 사인 붙어있는 곳이 자리에서 떨어져있어 누구 사인인진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가게 규모가 협소한 편인데, 손님이 엄청 많이 몰려서인지 오픈 주방엔 무려 다섯 명이나 일을 하고 있더군요.
작은 주방에 다섯이나 있지만, 너나할것없이 다들 바쁜 모습을 보니 진짜 장사 잘 되긴 잘 되는 가게.
작년 11월, 티비는 사랑을 싣고에도 출연한 전적이 있네요...ㅋㅋ
그런데 이 프로그램, 어릴 때 많이 봤던 방송인데 지금도 방영하고 있는 줄 몰랐습니다.
메뉴판. 대표메뉴인 떡볶이 가격은 3,500원.
참고로 떡볶이는 쌀떡볶이만 있습니다. 떡볶이와 튀김을 섞어주는 범벅이 꽤 인기가 있다는군요.
그리고 메뉴판엔 따로 표기되어 있지 않지만 일반 떡볶이도 순한맛, 매운맛 선택이 가능합니다.
사람들이 쫄면도 많이 주문, 포장해가던데 쫄면도 가게의 인기 메뉴인 것 같습니다.
기본 식기 세팅은 셀프 서비스.
단무지도 역시 직접 먹을만큼 담아오면 됩니다.
'오뎅(2,500원)'
큰 양은냄비에 국물과 함께 두 개의 사각어묵 꼬치가 담겨 나옵니다.
오뎅꼬치 두 개 2,500원이니 개당 1,250원꼴이라 다른 곳에 비해 약간 비싼감이 있지만,
사각어묵 크기가 다른 분식집 오뎅꼬치에 비해 꽤 큰 편이라 볼륨감 하나는 확실히 좋습니다.
국물은 일반적인 오뎅국물에 비해 맛이 진하고 뒷맛이 달짝지근하게 남아 저로서는 좋아하는 맛.
다만 같이 간 분은 단맛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오뎅 국물도 달다고 조금 안 좋아하더군요.
악어떡볶이의 간판메뉴, '떡볶이(3,500원)'
매운맛과 순한맛 중 매운맛으로 선택.
한 입 크기의 쌀떡과 어묵을 걸쭉하고 빨간 양념에 볶은 뒤 채썬 파를 얹어 내었습니다.
다른 떡볶이집과 달리 떡을 볶을 때 파를 함께 넣는게 아니라 생파를 마지막에 얹는 게 특징.
볼이 깊은 그릇이 아닌 접시에 담아내긴 했지만, 국물떡볶이라 해도 될 정도로 걸쭉한 국물이 흥건한 편.
와, 쌀떡 진짜 말캉말캉하네요. 가래떡이 원래 이 정도로 말캉말캉한 식감이었나...ㅋㅋ
그동안 먹어봤던 쌀떡볶이 중에서 거의 손가락 안에 들어간다 해도 될 정도로 말캉말캉한 기분좋은 식감이 일품.
찐득하지도, 그렇다고 딱딱하지도 않은 절묘한 말랑말랑함이 진짜 잘 끓인 떡볶이라는 걸 알 수 있게 해 줍니다.
이래서 사람들이 여기 쌀떡볶이 퀄리티 높다고 추천해주는거구나... 를 단번에 이해할 수 있었던...
떡볶이 소스 같은 경우는 조금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소스 단맛이 꽤 강한 편.
원래 즉석떡볶이가 아닌 이상 이런 분식집 떡볶이는 맵고 또 달콤한 자극적인 소스 맛이 특징이긴 하지만
그런 일반적인 분식집 떡볶이라는 걸 감안하고서라도 소스 단맛이 상당히 강한 편입니다.
순한맛을 먹어보지 않아 잘 모르겠습니다만, 매운맛은 매우면서도 단맛이 꽤 자극적이기 때문에
이런 맵고 단 떡볶이를 정말 좋아한다면 환장하겠지만, 자극적인 걸 싫더한다면 취향에 안 맞을 수 있겠습니다.
참고로 매운맛은 막 엽떡, 신떡 이런것처럼 불이 날 정도로 매운 건 아니고 '아, 맵긴 맵네' 라고 느낄 정도.
참고로 저는 대만족. 다만 단 걸 좋아하지 않는 같이 간 분은 소스를 먹어보고 '윽!' 하셨던...
'순대(3,500원)' 는 간과 허파 섞어서 함께 주문.
이런 분식집 떡볶이 국물에 함께 찍어먹으면 맛있지요.
당면순대는 그냥 여느 분식집에서 쉽게 맛볼 수 있는 평범한 순대 맛입니다.
뜨겁게 삶은 걸 바로 잘라 내어주기 때문에 쫀득쫀득한 식감은 괜찮네요.
사실 지지리도 못 삶지 않는 이상(...) 어디서 먹으나 순대 맛은 다 비슷비슷하기 때문에...
정말 의외였던 것이 간이었는데요, 평범한 순대와 달리 간이 진짜 맛있었어요.
보통 분식집에서 순대와 함께 나오는 간은 좀 퍽퍽하고 뒤에 쓴맛이 살짝 감돌기 때문에
그냥 먹는것보다 떡볶이 국물에 찍어먹거나 해야 좀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데, 여기 간은 그렇지가 않아요.
되게 부드럽고 촉촉하게 씹히고 뒤에 남는 특유의 쓴맛이 없습니다. 여기 간, 생각 이상의 놀라운 발견.
그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3대 서울 쌀떡볶이' 라는 이름이 달릴만했던 한양대 '악어떡볶이'
전반적인 음식 간이 세고 단맛이 강한 편이지만, 그 취향에 맞으신다면 꼭 한 번 가 보시길 권합니다.
인기가 꽤 많은 편이라 사람 많은 피크시간대 가면 줄을 서야하는 문제가 있긴 합니다만
그래도 분식인데다 포장 손님 위주라 줄 빠지는 속도는 빠른 편입니다. 저는 다음에 재방문할 생각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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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전철 경의중앙선+분당선 왕십리역 민자역사 내에는 좀 뜬금없게 생긴(?) 열차 카페가 하나 있습니다.
수도권 전철 1호선이 1974년 처음 개통시 편성, 운행 후 지금은 전부 퇴역한 파란색 1000호대 초저항 전동차.
이 열차는 1974년부터 1997년까지 운행 후 완전히 퇴역하여 지금은 철도박물관에서나 만나볼 수 있습니다.
여튼 파란 도색의 1호선 초저항 차량 모양의 이디야커피 매장이 왕십리역에 있습니다.
원래는 이디야커피가 아닌 개인 카페였는데, 중간에 문을 닫더니 이디야커피로 바뀌어 현재도 영업 중.
열차 측면엔 테이크 아웃으로 주문할 수 있는 매대와 함께 출입문이 있는데,
출입문도 전동차 출입문 모양의 자동문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세세한 고증(...)을 따지고 들어가면 몇 가지 차이가 있긴 합니다만, 뭐 거기까지 따질 필요는 전혀 없고
그냥 조금 특별한 모양의 이색적인 카페라고 보면 될 듯...ㅋㅋ 사람이 많아 실내 사진을 따로 찍진 못했습니다만
실내는 의외로 전동차 모양이 아니라 그냥 평범한 일반 카페 내부라고 보면 됩니다.
이디야 커피의 콜드 브루.
창가 쪽에 앉아 왕십리 민자역사 광장을 내려다보며 즐기는 커피 한 잔.
파란 도색의 초기저항 전동차는 어릴 적 친척집 갈 때 몇 번 타 본적이 있어 지금도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당시 기억이 맞다면 경인선(인천) 구간은 파란 도색, 경부선(수원) 구간은 빨간 도색의 차량이 운행했었거든요.
그 이후 한국철도 도색이라고 노랑+진한 녹색 도색의 차량이 운행하다 지금은 자석도색으로 바뀐... 추억이네요.
다음 포스팅에서 나머지 두 떡볶이(서강쇠떡볶이, 나누미떡볶이)집이 이어집니다.
※ 악어떡볶이 찾아가는 길 : 지하철 2,5,경의중앙,분당선 왕십리역 6번출구 하차, 한양대 대학가 골목 내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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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6. 12 // by RYUN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