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류토피아 여름휴가, 전라남도 바다여행
(36) 신안 비금도 유일의 중화요리 전문점, 상하이(비금면 덕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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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바둑기념관과 명사십리를 돌고 다니 점심때가 되었습니다.
사실 어제같은 경우 음료나 아이스크림, 혹은 편의점 음식으로 간단히 때우고 저녁을 성대하게 먹었는데
오늘은 밥을 먹어야 할 것 같아 일단 비금도 시내 중심가(?)라 할 수 있는 면사무소 쪽으로 향했습니다.
다른 여행지와 달리 신안군에서만큼은 '어딜 가야겠다...' 라고 음식점을 따로 정해놓은 게 없어
그냥 사람 모여사는 마을 안쪽으로 들어오면 어떻게든 먹을만한 곳이 있겠지... 라고 계획 없이 온 것도 있어요.
사진은 비금도의 중심가인 비금면사무소. 주차는 근방 야외주차장에 아무렇게(?) 대 놓으면 됩니다.
비금도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덕산리 일대.
면사무소와 함께 파출소가 이 근방에 위치해 있고 주택들도 꽤 많이 모여있는 편입니다.
근방에 몇 군데의 식당을 찾았는데, 어째 그리 크게 땡기는 가게는 보이지 않더라고요.
어디 가야 하나 고민하던 차에 '상하이' 라는 중화요릿집을 발견, 우리 둘 다 이 가게를 선택했습니다.
나중에 찾아보니 상하이는 비금도에 있는 유일한 중화요리 전문점이었습니다.
다리 건너 도초도로 건너가면 중화요릿집이 더 있긴 합니다만 일단 적어도 비금도에선 이 가게가 유일.
좀 한적하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예상을 완전히 깬 상당히 많은 손님에 약간 당황.
점심시간이 겹쳐 근처 일하는 사람들, 면사무소 직원 등 사람들이 식사하러 한꺼번에 몰렸던 것 같습니다.
일단 자리를 잡고 주문한 뒤 근처를 둘러보니 낮술 즐기러 오신 마을 주민분들도 계시던...
자리 잡은 뒤 화장실을 잠시 다녀왔습니다.
실내가 생각보다 되게 넓어 '어, 꽤 크다...' 라고 생각했는데, 한쪽 벽 전체가 거울로 되어있어
두 배로 넓게 보였던 것... 테이블마다 비닐을 전부 깔아놓았더라고요.
벽에 걸려있는 메뉴판.
처음엔 메뉴가 꽤 다양했습니다만, 중간에 몇몇 메뉴들이 생략되고 지금은 저 정도만 주문 가능합니다.
가격은 뭐 그냥... 보통 동네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중화요리 전문점과 비슷한 가격.
물병과 수저통, 그리고 각종 양념통.
기본 식기 세팅 완료.
요리가 나오기 전, 기본 반찬이 먼저 깔렸습니다.
매장에 사람이 많이 몰렸는데 서빙하는 분이 한 분이라 음식 나오는 속도는 좀 느린 편.
직접 담근듯한 배추김치가 나왔는데, 개운한 겉절이 스타일의 김치라 입맛에 잘 맞았던...
특이하게 이 가게는 춘장 대신 쌈장이 나오더군요.
시판 쌈장보다는 약간 더 매콤하고 단맛이 좀 더 강했습니다. 춘장 대용으로 양파 찍어먹기 나쁘진 않더군요.
탕수육과 군만두 중 뭐 시킬까 고민하다 너무 많이 시키면 음식 남을 것 같아
조금 소극적으로 군만두를 선택. 총 열 개의 갓 튀긴 군만두(5,000원)가 접시에 담겨 나왔습니다.
약간 오래 튀긴 것 같네요. 꽤 진한 갈색.
맛은 어디서나 맛볼 수 있는 무난무난한 중화요릿집 군만두 맛.
그냥 무난한 기본 군만두긴 하지만 식사랑 먹을 때 없으면 어딘가 허전한 그것.
같이 간 동생이 시킨 '옛날 볶음밥(7,000원)'
저는 '간짜장(7,000원)' 을 주문했습니다.
면 위에 계란후라이 하나 얹어 내어주는 것 좋네요. 게다가 계란은 제가 좋아하는 완숙계란.
따로 담겨나온 간짜장 소스.
간짜장 소스를 면 위에 전부 얹어 맛있게 비벼먹으면 됩니다.
간짜장은 다른 중화요릿집 간짜장에 비해 수분이 약간 많은 편인데, 면이랑 잘 비벼지고
맛도 이 정도면 크게 나쁘지 않았습니다. 특별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먹는 데 불편함 없을 정도.
남은 소스 보면서 밥 비비고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이것과 군만두만으로도 충분히 배가 차서...
맛있게 잘 먹었어요.
특별하진 않았어도 느긋하고 배부르게 먹고 나올 수 있어 만족했던 점심 식사였습니다.
역시 특별히 생각나는 것 없을 때 중화요리 선택하면 어느 정도 보장된다는 건 틀린 말이 아닌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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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고 비금면사무소로 돌아가는 길, 가볍게 마을 구경.
중앙선이 그려지지 않은 좁은 도로지만 마을 정중앙을 가로지르는 메인 도로입니다.
이런저런 잡화용품을 전부 취급하는 선물의 집.
가게 앞에 화분 수십개를 꾸며놓은 게 꽤 예쁘네요. 나이 드니 이런 것들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두 자리 국번의 전화번호가 남아있는 오래 된 간판, 읍동상회.
면사무소 바로 맞은편의 노래방 겸 다방.
슈퍼마켓은 보이지 않았는데 노래방은 두 곳이나 있던 게 조금 신기했던...
작업용 장화를 화분으로 사용하는 게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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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차를 타고 비금도 남쪽에 위치한 섬, '도초도' 로 향했습니다.
비금도와 도초도 사이를 이어주는 다리, '서남문대교'
왕복 2차선의 작은 다리로 비록 육지와 연결되어 있지 않은 섬이지만, 두 섬 사이는 자유로운 왕래가 가능합니다.
서남문대교를 건너 신안의 또다른 섬, '도초도(都草島)'의 모습이 보입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갯벌, 그리고 광대한 평야가 있는 섬.
도초면의 중심가라 할 수 있는 보건지소 일대.
면사무소와 농협, 파출소가 이 곳에 몰려있고 근방에 꽤 큰 규모의 도초 중, 고등학교도 있습니다.
섬 규모에 비해 학교가 커서 좀 의아했는데 아마 이 근방 낙도 거주하는 학생들이 다 여기로 오는 게 아닐까 싶었어요.
참고로 비금도와 도초도에는 각각 한 곳의 편의점이 있습니다. 둘 다 CU편의점이고요.
보건지소 앞에 주차 중인 공영버스.
비금도와 달리 도초도에는 꽤 넓게 펼쳐져 있는 논 풍경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이 평야지대의 이름은 '고란 평야' 로 신안군 전체를 통틀어 가장 넓은 들판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섬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육지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무작정 도로가 끝나는 지점까지 한 번 가 보고 싶어 차를 타고 달렸습니다.
도로가 끝나는 곳은 사진과 같이 더 이상 차로 들어갈 수 없게 막혀 있었고 그 외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딱히 여기에 온 큰 이유는 없었어요. 그냥 쭉 이어져있던 도로가 끝나는 지점이 보고 싶었을 뿐.
넓은 평야가 펼쳐져 있는 산 아래 띄엄띄엄 늘어서있는 농가.
복잡한 서울에서의 직장 생활에 많이 지쳐있는 차, 이 곳에서 산다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하는 생각과 함께
잠깐 동안의 도초도 드라이브를 마치고 다시 비금도로 올라갑니다.
= Continue =
※ 중화요리 전문점 상하이(비금도) 찾아가는 길 : 전라남도 신안군 비금면 읍동길 40-2, 비금파출소 맞은편 위치
2021. 10. 29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