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꽤 오래 전 방문 후기이긴 합니다만, 지난 추석 연휴 당시 대림동을 다녀왔었습니다.
대림동에서 가장 유명한 중국식 샤브샤브 - 훠궈 전문점인 '홍중샤브뷔페' 에서 점심을 먹고 왔지요.
연휴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정상영업, 그것도 모자라(?) 사람이 워낙 많아 결국 좀 기다린 끝에 들어갈 수 있었어요.
매장 입구에서 받은 대기번호.
앞의 대기손님은 겨우 두 팀 뿐이었지만, 테이블 회전이 빨리 되지 않아 꽤 오래 기다려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출입문 위에 '매운집' 이라는 한글 현판이 붙어있는데, 어째서인지 약간 북한 간판 느낌이...ㅋㅋ
대림동 일대가 실제 중국인들이 많이 모여있는 거리다보니 다른 동네보다 약간 이질적인 여기만의 분위기가 있습니다.
매장 안쪽에 그려진 중국에서 제일 유명한 고전, '삼국지' 벽화.
그리고 실내는 식사하러 온 손님들로 엄청 북적북적.
훠궈 이용 요금은 인당 1만 5천원.
1만 5천원만 지불하면 셀프 바에 있는 모든 재료들을 가져와 다양한 방법으로 샤브샤브를 즐길 수 있습니다.
사진 왼편의 냉장고는 각종 야채가 비치되어 있는 곳, 그리고 중앙은 해산물을 비롯한 샤브샤브 재료,
사람이 서 있는 곳 앞 냉동고에는 쇠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냉동만두, 그리고 그 오른편은 소스 바입니다.
탕은 매운맛을 내는 홍탕, 그리고 맑은 국물의 백탕이 반반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어떤 매장의 경우 세 종류의 탕을 내 놓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여긴 두 가지만 있네요.
셀프 바에서 직접 제조해 온 소스.
처음 소스를 만들 땐 어떻게 만드는지 방법을 몰라 추천하는 방식대로 가져오곤 했는데
그래도 훠궈를 몇 번 먹은 뒤 요령이 생겨, 지금은 그냥 제가 좋아하는 방식대로 마구 섞어 소스를 만듭니다.
주로 제 방식은 고추기름과 간마늘, 땅콩가루를 많이 넣고 고수잎을 추가하여 포인트를 주는 방식.
신선한 샤브샤브 야채들.
요새는 야채가 워낙 비싸 고기 대신 야채를 먹는 게 더 이득이란 말도 있습니다.
마라탕집에선 그램 수 따져가며 눈치 보며 집어야 하는 재료들도 여기선 아낌없이 접시에 올립니다.
특히 좋아하는 건두부라든가 어묵볼 같은 건 더 많이...!
각종 해산물도 접시 가득. 특히 관자라든가 새우 같은 건 듬뿍 가져와야지요.
고기는 대패로 얇게 썬 냉동 쇠고기, 돼지고기, 그리고 양고기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취향에 따라 이것저것 듬뿍 담아오면 됩니다. 고기도 셀프로 자유롭게 이용 가능한 것이 가장 큰 장점.
육수가 끓는 샤브냄비 위에 각종 재료들을 넣은 뒤 팔팔 끓여 원하는 재료를 건져먹으면 됩니다.
바로 고기를 넣어도 상관없긴 하지만, 야채 등을 넣고 한 번 끓인 뒤 고기를 넣어야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어요.
다 익은 재료들은 적당히 앞접시에 덜어 맛있게~!!
저는 백탕보다는 홍탕 쪽의 재료들을 좀 더 좋아해서 좋아하는 재료를 듬뿍 가져왔어요.
얼얼한 홍탕 국물에 푹 끓인 건두부와 고기의 조합.
따로 소스를 찍지 않고 먹어도 이것만으로 충분히 맛있게 먹을 수 있지요.
물론 마늘, 그리고 고수향 강하게 나는 소스에 찍어먹으면 더 맛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소스는 정말 자기 하기 나름이라 스스로 좋아하는 방식대로 자유롭게 만들어먹을 수 있어요.
얇게 썰어 돌돌 말려나온 고기라 접시 위 수북하게 담아도 몇 점 집어먹다보면 금방 사라지는 게 특징.
고기 접시가 제일 먼저 사라져서 바로바로 보충했습니다.
샤브샤브 고기와 함께 다른 재료들도 계속 꺼내먹는 중.
여러분은 훠궈 먹을 때 고기를 하나씩 담가 그때그때 익혀먹나요, 아니면 한꺼번에 집어넣나요.
저는 원래 한꺼번에 넣는 것보다 하나씩 담가먹는 게 더 좋긴 합니다만 먹다보면 귀찮아져서
결국 나중엔 접시째 한꺼번에 우르르 고기를 집어넣게 되더라고요.
뒤로 갈수록 육수가 더 진해지면서 그만큼 맛도 진해집니다.
그래서 훠궈는 뒤로 갈수록 더 맛있어지는데, 아쉽게도 많이 먹어 배가 차버리는 것이 문제.
두끼떡볶이 못지않게 훠궈도 양조절하기 참 힘든 음식인데, 맛있게 먹기 위해선 컨트롤을 잘 해야 되더군요.
먹을 땐 좋긴 합니다만, 다 먹고 난 뒤 고기의 그림으로 인해 식은 국물을 보면
내가 이걸 어떻게 먹었지... 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만큼 국물이 엄청 진해졌다는 뜻이기도...
홍중샤브뷔페 뿐 아니라 대림동, 가리봉동 일대 훠궈집 보면 디저트 아이스크림을 비치해 놓았더라고요.
냉동고 하나에 아이스크림이 가득 들어있어 하나씩 꺼내먹으라고 하는데, 중국 본토에서 파는 제품인 듯.
몇 년 전인지 정확한 기억이 안 나긴 하지만 대림동 근처 다른 훠궈집에서 밥 먹었을 때도 똑같은 제품이 있었습니다.
조그만 크기의 우유 아이스크림인데, 유지방 비율이 높은 고급 아이스크림은 아니고 조금 싸구려 느낌의 맛.
하지만 시원하고 서걱서걱한 단맛이 훠궈로 달궈진 입안을 차갑게 식혀주기엔 제격이라
훠궈 배터지게 먹고 난 뒤 마지막으로 하나 까먹으면서 입가심하기 좋습니다. 뒤끝이 없고 깔끔하니 좋아요.
대림역 근처에는 홍중샤브 말고도 15,000원 안팎의 가격에 자유롭게 훠궈를 먹을 수 있는
꽤 괜찮은 훠궈전문점들이 많다고 합니다. 날씨가 점차 추워지는 겨울, 넣고 싶은 재료를 원하는 대로 넣으면서
따끈한 국물이 함께하는 요리를 주변의 좋아하는 사람들과 한 번 즐겨보시는 것은 어떠실련지요.
※ 홍중샤브뷔페 찾아가는 길 : 지하철 2,7호선 대림역 12번출구 하차 후 도림천 방향 따라 직진, 큰길가에 위치
2021. 11. 22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