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보니(^^;;) 장원닭한마리 풍납점(https://ryunan9903.tistory.com/1266)에 이어 다른 지점을 또 방문했습니다.
일부러 하루 차이로 다시 방문한 건 아니고 실제로는 2~3주간의 텀이 있긴 했습니다만...
이번 장원닭한마리 매장은 '답십리점'
같은 '장원닭한마리' 간판을 단 지점임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완전히 별개의 가게가 되어
메뉴 구성부터 밑반찬까지 모든 게 다 각 매장마다 기준 없이 따로 가게 되었는데,
서로 어떻게 다른지 비교도 해볼 겸 지난 풍납점에 이어 이번에 간 '답십리점' 다녀온 후기를 이어서 써 볼까 합니다.
장원 닭한마리 답십리점은 엄밀히 말하면 본점은 아닙니다.
본점은 8호선 암사역에서 옛 지명 '고분다리' 라고 불리는 천호초등학교 근처로 쭉 올라와야 있는 곳이고
답십리에 있는 이 매장은 장원 닭한마리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많은 지점 중 한 군데에요.
그런데 그 많은 지점 중 이 답십리점은 현재 본점보다도 유명하고 또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곳으로 소문이 나서
지금은 사실상 거의 본점과도 같은 입지에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실제 본점과 관계가 지금도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퇴근 후 갔을때도 앞에 기다리는 대기 손님들이 있어 약 20분 정도 기다린 끝에 겨우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기다린 끝에 들어와 메뉴판을 한 컷.
메뉴는 닭한마리과 닭도리탕, 두 가지가 전부인데 풍납점과 사이즈도 다르고 가격도 상이합니다.
풍납점에서는 네 명 먹는 대 사이즈가 45,000원이었는데 여긴 38,000원이고 소 사이즈가 없는 대신 2인이 중 사이즈.
추가 사리 구성도 풍납점과 조금씩 다른데 모래집, 야채 등은 있지만 감자와 버섯사리는 없네요.
그리고 메뉴판에는 없지만 숨겨진 히든메뉴인 '특대' 사이즈가 있다고 합니다.
특대사이즈는 대 사이즈 38,000원에서 만원 추가인 48,000원. 엄청 잘 먹는 사람 넷이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고...
기본 식기 세팅.
여기도 오래 장사한 식당답게 일회용이 아닌 빨아 쓰는 물수건이 기본 제공됩니다.
테이블마다 닭한마리 끓이는 가스 버너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매장에서 직접 담근 양파&무장아찌.
전용 통에 담겨있는 두 종류의 양념통. 불투명 통에 담겨있는 게 닭한마리 찍어먹는 소스입니다.
아 그리고 따로 설명은 안했지만 여기 요새는 쉽게 찾아보기 힘은 좌식 테이블이에요.
테이블이 다닥다닥 붙어있고 여기저기 무럭무럭 김이 올라와 사람 많을 땐 좀 정신없는 분위기.
풍납점에서는 채썬 양배추가 나왔지만, 여기선 양배추 대신 부추가 한 사발 담겨 나오네요.
적당히 앞접시에 부추와 함께 소스와 양념장을 취향껏 뿌려 닭한마리 찍어먹는 양념장을 제조합니다.
마지막으로 물김치.
물김치는 풍납점과 비슷하게 국물 자작하게 담근 뒤 스테인레스 그릇에 듬뿍 담겨나옵니다.
앞접시를 하나 더 달라고 하여 물김치도 국물과 함께 앞접시에 덜어놓았습니다.
개운하고 깔끔하긴 한데, 김치만큼은 풍납점의 그 김치가 훨씬 더 낫네요.
물론 여기가 못한다는 건 아니지만 풍납점 장원닭한마리에서 먹은 물김치가 너무 사기급이라...;;
닭한마리(특대 사이즈 : 48,000원) 도착.
엄청 커다란 냄비가 뚜껑이 덮인 상태로 등장.
진짜 특대라는 말이 허언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듯 엄청난 양의 닭고기가 담겨 나왔는데요,
동대문 닭한마리와 마찬가지로 토막내지 않은 삶은 닭이 통째로 여러 마리 들어있습니다.
정확하게는 기억이 안 나는데 특대에는 세 마리인가 세 마리 반의 닭이 들어간다고 합니다. 어쩐지 꽤 많더라니...;;
좀 특이하게 마늘이 들어가는데 슬라이스하거나 다진 마늘이 아닌 통마늘이 들어가는 것이 특징.
닭 냄비가 어느정도 끓기 시작하면 아주머니와 와서 능숙한 솜씨로 닭을 해체해줍니다.
그 상태로 조금 더 익히다가 떡, 야채, 닭고기 순으로 건져먹으면 되고요.
떡은 굵고 쫄깃쫄깃한 가래떡 수준의 쌀떡.
국물을 듬뿍 머금어 굉장히 쫀득하고 맛이 좋은데요, 그 부산의 물떡과 비슷한 식감이라고 보면 됩니다.
특대 시키길 잘 한 것 같아요.
냄비 안에 닭이 한 마리도 아니고 세 마리나 들어가있으니 닭고기만으로 냄비가 찰랑찰랑 넘칠 정도.
따로 사리를 추가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감자가 넉넉하게 들어있어 아쉽단 생각이 안 듭니다.
추가사리 메뉴 중 감자사리는 따로 없었는데, 기본 감자가 많아 굳이 시키지 않아도 될 듯.
앞접시에 적당히 국물과 함께 먹을만큼 덜어 부추 넣고 만든 소스에 찍어먹으면 됩니다.
단순히 메뉴구성 뿐 아니라 맛도 바로 직전에 먹은 장원닭한마리 풍납점과 확연하게 다른데요,
풍납점의 닭한마리가 삼계탕 국물 같은 맛이 느껴졌다면, 여기는 야채 넣고 푹 우려낸 진한 닭한마리 국물 맛.
메뉴 구성이라든가 나오는 밑반찬 보고 아, 같은 장원이라도 지점마다 서로 다르구나... 라고 예상을 했는데
음식을 직접 먹어보니 서로 이름만 같은 매장일 뿐, 맛 내는 방법은 지점마다 완전히 다르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두 지점 다 큰 문제없이 훌륭한 맛이라 생각됩니다만, 저는 답십리 쪽의 만족도가 좀 더 높았어요.
닭의 양이 푸짐하게 들어간 것도 있지만 야채 비율이 높아 거기서 나온 국물맛이 더 취향이었던 걸로...
계속 건져먹어도 냄비 안에서 끊임없이 계속 나오는 닭고기.
그동안 닭한마리라는 음식을 먹어오면서 닭고기가 남아돈다는 걸 느껴본 적이 있었던가...!
닭근위(닭똥집)도 함께 들어있습니다. 쫄깃쫄깃하게 씹히는 식감이 일품.
운전하는 사람이 한 명 있어서 배려차 술은 하지 않기로 했는데
일행 중 한 명이 여기서 판매하는 술 중 좋아하는 술이 있다고 하여 한 병만 어떻겠냐 제안하더군요.
그래서 주문한 '민들레 대포(5,000원)' - 당연히 운전자는 술을 마시지 않았습니다.
은은한 향과 산뜻한 단맛이 따끈한 국물과 잘 어울리던... 알콜도수가 13도라 약간 청하같은 느낌.
처음 마셔보는 술인데 생각보다 꽤 맛있더군요.
따로 추가하는 메뉴 중 혹시 마늘추가 있냐고 물어보니
그냥 추가요금 없이 가져다준다면서 한 그릇 가져오더니 탕 안에 가득 부어줬습니다...ㅋㅋ
역시 한국인 하면 마늘, 외국인들이 저 마늘 보면 무슨 생각 드려나(...)
푹 끓인 진국 육수와 닭고기, 그리고 야채.
마늘이 국물에 끓으면서 매운맛은 날아가고 감자 같은 부드러운 식감과 향긋함만 남는데
이렇게 여러 개를 숟가락으로 떠 먹어도 전혀 맵거나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닭을 어느 정도 건져먹은 후 칼국수 주문.
냄비 위에서 부글부글 끓는 칼국수.
살짝 졸아든 닭고기 육수를 머금은 부들부들한 칼국수는 닭한마리 먹을 때 빼놓을 수 없는 별미.
아무리 배가 차 있어도 조금이라도 칼국수를 먹어야 뭔가 제대로 먹은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여긴 마무리 죽 대신 볶음밥이 메뉴에 있더군요.
닭한마리 먹을 때 볶음밥이라니 조금 생소하지만 나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맛만 볼 요량으로 한 개만 주문.
별도의 양념장 없이 다진 김치만 넣고 심심하게 볶아낸 맛인데, 들기름을 듬뿍 넣고 볶아내어
기름향이 향긋하게 퍼지는 게 죽과는 또다른 별미더군요. 나중에 물어보니 메뉴판엔 없지만 죽도 한다고 합니다.
왜 줄을 서서 들어갈 정도로 인기가 있는지, 그리고 아직 가 보지 않은 본점보다도 더 유명해져서
본점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본점 같은 분위기가 느껴지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던 '장원닭한마리 답십리점'
대기가 많고 실내 분위기가 다소 복잡하긴 합니다만, 그 불편을 감수할 정도로 맛있는 닭한마리를 즐길 수 있어요.
동대문 스타일의 닭한마리와 좀 다른 맛을 느끼고 싶을 때, 여기 가볼 일 있으면 꼭 한 번 가 보시기 바랍니다.
※ 장원닭한마리 답십리점 찾아가는 길 : 지하철 5호선 답십리역 4번출구 하차, 답십리역 사거리에서 길 건너 좌회전
2021. 12. 31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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