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떠오르는 상권, 연남동에서 가장 핫한 일본라멘 전문점인 '쿄라멘' 을 다녀왔습니다.
일본에 살다 왔는데, 한국에서 진한 돈코츠 계열 라멘을 제대로 먹어보지 못했다는 지인분이 계셔
소개시켜드릴 겸 다시 찾게 되었는데요, 저도 여기서 먹어보지 못한 메뉴가 있어 그거 먹기 위한 목적도 있었고요...
가게 오픈이 11시 30분인데, 11시 30분 맞춰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줄 서 있는 사람이 많아
좀 오래 기다려야 했습니다. 여기 인기 있는 가게라는 건 알고 있지만, 그래도 오픈 때 맞춰오면 괜찮을 줄 알았거늘
오픈 맞춰 와도 줄을 서야 한다는 게 조금 충격적이긴 하네요(...) 이제 주말엔 어느 시간대 와도 줄 서야 되는건가...
약 40분 정도 기다린 끝에 간신히 들어갈 수 있었어요. 와 오픈 맞춰 왔는데도 뭐 이런;;
사전에 미리 주문.
이 중 제가 주문한 메뉴는 '아부라소바' 라는 메뉴입니다.
실내로 들어와 음식 먹는 방법에 대한 간단한 소개가 붙어있는 안내문을 한 컷.
아부라소바나 츠케멘 같은 경우 조리에 시간이 좀 걸리기 때문에 실내 들어오더라도 약간 기다려야 합니다.
다만 밖에서 기다릴 때 주문을 미리 해 놓기 때문에 어느정도 시간 단축은 되고요.
일정 간격으로 테이블에 비치되어 있는 젓가락과 머리고무줄, 종이컵과 물병.
다시마식초, 후추, 참깨 등도 테이블마다 일정 간격으로 기본 비치되어 있습니다.
물과 함께 기본 식기 세팅.
반찬은 '타카나' 라고 불리는 갓절임 한 가지가 제공되는데요, 라멘 먹을 때 국물에 넣어먹어도 되고
반찬처럼 집어먹어도 됩니다. 맛이 강하지 않아 반찬처럼 조금씩 집어먹기 괜찮습니다.
제가 주문한 '아부라소바(油そば - 8,000원)'
아부라소바(油そば)는 일본의 면요리로 국물 없이 비벼먹는 게 특징입니다.
마제소바와 비슷하긴 하지만 '아부라' 가 기름이라는 일본어로 기름 베이스의 소스에 비벼먹는 면을 말한다고 하네요.
국내에서는 조금 생소한 음식이고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거라 주문해 보았는데, 나온 음식 또한 좀 생소하더군요.
온천계란과 멘마. 다진 파와 양파, 돼지고기 차슈와 온천계란, 잘게 자른 김 등이 고명으로 올라가는데
고명이 뭔가 예쁘게 담긴 게 아니라 난잡하게 담겨 있는 느낌이라 처음 음식 받아들었을 땐 '이게 뭐야' 싶더라고요.
내용물들을 한데 섞어 비빔면처럼 잘 비벼먹으면 된다고 합니다.
안에 소스가 자작하게 담겨있어 꽤 잘 비벼지는데요, 계란이 섞여 좀 더 끈적끈적한 느낌으로 비벼졌습니다.
그나저나 온천계란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좀 비리면 어쩌지... 하는 걱정도 조금 들었어요.
......우와, 맛있다!
비주얼만 봤을 땐 좀 별로일 거라 생각했는데, 전혀 예상하지 못한 농후하고 진한 맛에 눈이 확 뜨이던...!!
그 농후한 스프에 찍어먹는 츠케멘 있잖아요. 그것과 비슷하게 진한 국물이 면 위에 코팅된 듯한 맛인데
그거보다 좀 더 기름지고 진한 맛? 후루룩 넘어가는 탱탱한 면의 식감과 진한 소스맛이 진짜 잘 어울리더라고요.
게다가 계란 때문에 좀 비리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계란 섞인 끈적한 소스에서는 계란비린내가 거의 안 났습니다.
한 번도 먹어본 적 없어 무슨 맛일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생각 이상으로 되게 맛있어서 좀 놀랐습니다.
고명으로 얹어준 돼지고기 차슈도 훌륭한 편.
얇게 썬 고기가 부드럽게 씹히는 맛이 아주 좋았고 소스와도 궁합이 꽤 잘 맞았습니다.
원래 밥은 별도로 돈을 내고 따로 추가해야 하지만, 아부라소바에 한해 밥 약간이 서비스로 제공됩니다.
밥 필요한 사람은 직원에게 밥 달라고 따로 요청하세요. 양은 그리 많지 않고 밥 반공기 약간 안 되는 분량?
소스와 고명을 다 먹지 말고 약간 남겨놓은 상태에서 밥을 넣고 남은 소스에 슥슥 비벼먹으면 됩니다.
밥 먹을 분은 면만 다 건져먹고 소스나 고명은 밥 비벼먹을 정도로만 살짝 남겨놓으세요.
이 소스, 밥이랑도 정말 잘 어울림.
면에 비해 오히려 소스가 더 잘 스며들어 면만 먹을 때보다 더 진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보기에는 조금 그렇지만(^^;;) 되게 맛있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처음 먹어보는 아부라소바! 먹어보기 전까진 어떤 맛이 날지 상상이 전혀 안 갔습니다만
쿄라멘에서 먹었던 첫 아부라소바는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돈코츠라멘도 정말 진하고 맛있긴 합니다만
이게 너무 맘에 들어서 다음에 또 쿄라멘 오게 되면 그 때도 아부라소바를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만족했어요.
이번 방문도 성공적.
너무 유명해져서 언제든 줄을 서야 한다는 게 단점이긴 하지만, 그 줄 서는 걸 감수할 수 있을 정도로
맛있는 면 요리를 먹을 수 있는 곳이라 일본라멘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꼭 한 번 가 보라고 추천하고 싶네요.
※ 쿄 라멘 찾아가는 길 : 지하철 2, 공항철도, 경의중앙 홍대입구역 3번출구 하차, 연남동 동진시장 근처 위치
2022. 2. 12 // by RYUNAN